한국 정부, 대북제재 기조 유지...“핵 자금줄 전방위 차단”

한국의 윤병세 외교장관(오른쪽)과 홍용표 통일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제재와 압박의 정책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 개발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을 비롯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외교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2017년도 업무계획’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했습니다.

외교부는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 2321호가 담고 있는 북한의 석탄 수출 차단 등 강력한 제재 조항들의 철저한 이행을 통해 북한의 자금줄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외교부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인권 침해 책임 규명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외 노동자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대북 정보 유입 강화 등 북한 정권의 취약 분야들을 지속적으로 공략해 나갈 방침입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새해에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노력이 계속될 예정이라며 1월 중에도 주요 우방국들의 독자 제재가 다양한 분야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부는 이와 함께 군사적 억제 차원에서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 등 미-한 두 나라 간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 측과 기존의 대북 압박기조를 발전시키기 위해 공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와의 고위급 회담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양국의 포괄적 동맹관계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무장관이 취임하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가질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장관은 앞서 지난해 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윤병세 장관 / 한국 외교부] “트럼프 신 행정부와 한-미 상호 간 편리하며 가능한 빠른 시점에 외교장관 방미 등을 포함한 한-미 간 고위급 협의를 실시함으로써 긴밀한 대미 협의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외교부는 아울러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최근 보이고 있는 보복성 움직임에 대해선 유관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대북 공조를 견인하는 노력 또한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장관은 당초 지난해 도쿄에서 개최하려다 연기된 한-일-중 정상회의와 관련해 상반기 중 이른 시기에 개최하는 방향으로 주최국인 일본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국회 탄핵 결정으로 대통령 직무정지 상황이지만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정상외교를 진행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도 ‘2017년 업무계획’ 보고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 제재와 압박을 위주로 한 대북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또 북한의 일방적인 대화공세에는 응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다만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 간 대화에만 나서겠다는 기존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입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업무보고 내용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남북대화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고 비핵화 대화를 우선으로 하고 여건이 성숙되면 다른 분야로 대화를 넓혀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 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먼저 대화 제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홍 장관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압박 방안으로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인권이나 민생 문제 등 다른 현안들과 연계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아울러 직속조직인 북한인권기록센터를 통해 올해부터 북한인권 실태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조사 결과는 보고서로 발간해 향후 책임 규명의 근거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영유아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필요성과 시급성, 투명성 보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