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엔 "북한 주민 440만 명, 긴급 식량 조치 필요"

유럽연합과 세계식량계획, 식량농업기구가 공동 발표한 ‘2017 세계식량위기 보고서’가 공개한 식량부족 국가 세계지도. 동아시아 지역에서 북한(붉은원)만 유일하게 식량 부족을 의미하는 보라색으로 표시돼 있다. 파란색은 자료가 없는 국가들.

북한 주민 10명 가운데 2명이 식량 부족과 관련해 긴급조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유럽연합과 유엔이 밝혔습니다. 또 동아시아에서 식량 부족을 겪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과 세계식량계획 WFP, 식량농업기구 FAO는 최근 공동 발표한 ‘2017 세계식량위기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의 17%인 440만여 명이 심각한 식량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과 유엔은 보고서에서 전세계 국가별 식량안보 상황을 ‘통합식량안보 단계분류’기준에 따라 심각하지 않은 1단계에서 기아나 아사 상태까지 치닫는 상태인 5단계로 나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주민 10명 가운데 2명 꼴인 440만여 명이 식량 위기 상태인 3단계 또는 그보다 심각하며,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통합식량안보 단계분류’ 3단계는 “인도주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각 가구가 급성영양실조나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겪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주민 440만여 명이 국제사회 인도주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수준의 영양실조나 심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주민의 22%인 560만여 명은 분류 기준 2단계인 “인도주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적정 수준의 식량만을 소비할 수 있는 상태” 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에서 식량 부족을 겪는 주민은 2단계와 3단계를 합한 1천만여 명으로, 전체의 39%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동아시아지역에서 식량 부족을 겪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가 공개한 ‘식량부족 국가 세계지도’를 보면 중앙아메리카와 중남부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 곳곳이 식량 부족을 의미하는 보라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중국, 타이완, 몽골 등 동아시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지역에서는 북한 만 유일하게 보라색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보다 식량 부족을 겪는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는 중동의 예맨과 아프리카 브룬디,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 14개 국가입니다.

한편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3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1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지원이 필요한 37개 식량부족 국가에 포함시켰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해 북한 곡물 생산량이 전년 보다 부분적으로 회복됐지만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불충분하다며, 대부분 주민이 계속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