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오늘(28일) 워싱턴에 도착합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우의를 다지고 양국의 굳건한 동맹을 확인하는 데 주력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미-한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3박5일 일정의 미국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문 대통령은 28일 서울공항을 출발, 미국 동부 현지시간으로 28일 오후 워싱턴 D.C.에 도착해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미국에서의 공식 일정에 들어갑니다.
문 대통령이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첫 일정으로 잡은 것은 미-한 동맹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적 행보입니다. 특히 장진호 전투는 문 대통령의 가족사가 얽힌 사건이기도 합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지난 26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 한국 청와대] “또 이 전투를 통해서 많은 난민들, 9만 명이 넘는 난민들이 소위 흥남철수로 알려졌습니다만 이것이 가능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당시 미-한 양국 군을 포함해 많은 유엔군이 희생을 당했던 전투로, 중공군의 남하를 지연시켜 피난민 9만여 명이 흥남부두를 통해 철수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부모도 이 피난민 행렬에 속해 한국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미-한 두 나라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모임에서 양국 간 호혜적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미국 방문 이틀째인 29일엔 미국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저녁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백악관을 방문해 정상 간 첫 상견례를 겸한 환영만찬을 갖습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각별한 환대와 함께 미국이 미-한 동맹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미 사흘째인 30일 문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를 선친으로 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 D.C.내 한국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 대표들을 만나 미-한 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할 예정입니다.
이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미-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갖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지 51일 만에 열려 한국의 역대 정부 가운데 출범 후 가장 일찍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이 될 전망입니다.
두 정상은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인하고 동맹 발전의 청사진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특히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입니다.
[녹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 한국 청와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의 평화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큰 틀에서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두 정상은 회담이 끝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를 직접 밝힐 예정입니다.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에 대해선 미-한 동맹은 물론 중국까지 결부된 복잡한 외교 문제로 비화한 만큼 두 정상 사이에 의견 교환이 있을 수 있지만 정상회담 의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신범철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이 두 정상 간 우의를 다지고 공통의 대북 인식과 굳건한 동맹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신범철 교수 / 국립외교원] “한-미 양국이 대북정책의 아주 세부적인 내용까지 합의한다기 보다는 큰 틀에서 대북정책, 그러니까 압박과 관여라는 양 측면에 있어서 공감을 하고 특히 북한의 위협 부분, 그러니까 미국이 느끼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부분을 같이 공감하면서 함께 풀어가겠다는 의지의 확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문 대통령은 30일 저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한 연설을 하고 방미 마지막 날인 7월1일엔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뒤 워싱턴 D.C.를 출발해 귀국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