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최대 압박 캠페인 통하는 듯…미북대화 변수 많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25일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최대 압박 캠페인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전에 없던 강력한 경제 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북한이 숨통을 트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건데, 의미 있는 협상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전례 없는 대북 압박과 국제사회의 빈틈없는 제재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게 만들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26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제재와 연결된 최대 압박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대화를 선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I think the maximum pressure is working, the sanctions are by linked, the joint military exercises are even more intense than the past, I think that makes North Korea wants to enter some sort of inter dialogue.”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의 대화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지난 2년동안 공격적인 핵과 미사일 시험을 통해 상당한 기술적인 (핵 미사일) 진전을 얻어 냈고, 이에 따른 우방국 중국까지 가세한 유엔의 대북 제재 등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김정은이 제재를 풀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The North Korean made very substantial, technological progress in last two years with aggressive testing, but the testing has also come with the very high price tag in the form of additional UNSC sanctions supported by China. Kim Jeong En is also looking for sanctions relief.”

미북 대화를 성사시킬 수 있는 공은 이제 전적으로 북한에 넘어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앞서 백악관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는 북한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의 첫 걸음인지 지켜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들 역시 향후 북한의 행보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분석했습니다.

세바스티안 고르카 전 부보좌관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한다는 것은 좋은 신호로 받아들 일 수 있지만, 반드시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사일과 핵 실험을 중단하고 미국의 협상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고르카 전 보좌관]”if they wish to talk then that can be taken as a signal of good faith, but their behavior has to be matched with the willingness to talk. They will only work when they stop launching missile and testing nuclear bomb.”

조만간 실시될 미-한 연합훈련에 따른 북한의 행동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이 당장은 비핵화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미-한 연합훈련이 양측 대화에 복잡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I don’t really see the North Korea interested in denuclearization right now. So I think the exercise might complicated task of having talks in a short run.”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김정은이 진심으로 미국과의 협상 기회를 엿본다면 연합훈련에 대응하지 않겠지만, 반대로 이에 반발하며 북한의 군사력을 과시하면 미북 대화는 열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이번 훈련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북한 역시 큰 도발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t depends on Kim Jeon Un’s decision. If Kim Jong En wants to, he can ignore the military exercises and pursue diplomacy in efforts to get sanctions relief If Kim Jong En is really looking for an opportunity to begin negotiations and reduce sanctions, then he can wait until the military exercise is over. And in any other events, I think that the exercise is likely to be more lower-key this year.”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더라도 양국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는 데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또 만약 이뤄지더라도 신뢰를 잃은 북한에게 외교를 통한 해법을 기대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I think the US will hold a talks with the North Korea, but rather the two sides can agree to condition to beginning the negotiation is unclear at this point. Even if they agree a condition for beginning the negotiation for denuclearization, it is very uncertain. It depends on Kim Jeon Un’s decision. If Kiim jong En wants to, he can ignore the military exercises and pursue diplomacy in efforts to get sanctions relief.”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조건에 있어 ‘문턱을 낮춰달라’고 제안한 데 대해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미국의 전제조건은 변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건은 계속돼야 한다는 겁니다. 또 이미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과 유연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I don’t think we should ever lower the bar with North Korea, I think our goal has continue to be comprehensiv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미국과 북한이 만나 대화하고, 의미 있는 협상으로 이어질 지 여부에 대해, 미국 정부가 현재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처럼 조건만 내세운다면 절대 북한과는 대화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갈루치 전 북핵특사]“I don’t know or anybody knows exactly rather this administration actually wants to talk to the North right now.”

아울러 미국 정부가 협상이 아닌 대화 조건을 두고 갈팡질팡하며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로버트 매닝 아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가, 백악관이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는 등 여러 차례 혼선이 빚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외교 해법이 제대로 설정돼 있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