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는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둘러싼 미-북 간 교착 상태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가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는 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아닌가요?
기자) 네, 지금까지는 핵실험 중단이 알려졌을 뿐,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면서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신년사에서 새롭게 공개된 내용입니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핵을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요, 만일 핵 개발 중단이 사실이라면 새로운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를 깰 새로운 제안이나 조치는 담기지 않은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 보다는 미국의 상응 조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먼저 여러 가지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적 행동으로 화답”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가 아닌 일방적인 비핵화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거듭 분명히 한 것입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미국의 상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임을 언급한 대목이 눈에 띕니다. 새로운 길이란 게 뭘 의미하나요?
기자) 이 발언이 앞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이 밝혔던 대로, `병진 노선’으로 복귀해 핵 개발을 재개하겠다는 의미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 자신도 남북관계 파탄 등 감수해야 할 부분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길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이 포함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제시하지 않은 채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새로운 길을 위협한 데 대해 미국 내 반응이 부정적일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미-한 합동군사훈련과 미군의 전략자산과 장비의 한반도 반입을 완전히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을 통해 미-한 군사동맹의 해체를 의도하고 있다는 미국 내 일각의 의구심을 증폭시킬 소지가 있는 대목입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신년사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도 있었지요?
기자)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하는 것을 제외하면,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관해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고,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겁니다. 특히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할 경우 비핵화와 관련해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결국, 미국에 공을 넘긴 셈인데요. 이렇게 되면 협상 교착 상태가 계속되지 않을까요?
기자) 중요한 건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확실히 드러난 대미 협상에 관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교착 상태가 이어질지, 아니면 극적인 돌파구를 찾게 될지 결정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논평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미-북 관계 진전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연초부터 미-북 2차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고, 워싱턴과 평양에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를 통해 북한에는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미국에는 신속한 상응 조치를 촉구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