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원치 않아"...폼페오·푸틴, 미-러 관계 개선 의지 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 모두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관계 개선 방안과 직면한 국제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중국이 독자적으로 건조한 첫 항공모함이 곧 공식 취역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는데요. 양측 모두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4일, "미국과의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이란의 고위 각료들에게 한 연설에서 "그 어느 쪽도 전쟁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도 전쟁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같은 입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고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14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을 만나 이란 문제 등 당면한 현안을 논의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국익을 공격하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이 핵 합의에 명시된 일부 의무조항에 대해, 중단 조치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기자) 네, 이란은 앞서 지난 8일,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즉 이란 핵 합의의 일부 조항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이란 원자력청이 15일 이행에 들어갔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란 관영 'IRAN ' 신문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전날 (14일)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해 한 발언을 전했는데요. 하메네이는 이 자리에서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해 무기급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중단하겠다고 한 핵 합의 의무조항,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기자) 이란이 국제사회와 합의한 의무는 농축우라늄의 농도는 3.67% 미만, 보유량은 300kg으로 제한해 무기로 전용되는 것을 막고요. 또 핵무기 개발에 필수적인 중수로에 사용되는 중수의 보유량도 130t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은 그간 한도 초과량은 러시아나 오만으로 반출해왔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1년 전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유럽 등 나머지 핵 합의 당사국들이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의무 중단이 핵 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라크에 주재하고 있는 비필수 직원들에 대해 철수를 명령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국무부 조치에 따라, 15일, 비상대기 요원이 아닌 모든 비필수 직원들에 대해 철수를 명령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성명을 통해, 이라크에 있는 미국 관련 시설을 피하고, 언론 보도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조치가 내려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고 있지 않은데요. 최근 이란과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이라크와 이란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나라인데요. 특히 이라크에 있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 조직들이 미국인이나 미국 시설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미국이 중동 지역에 대규모 미군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란의 군사적 도발에 맞서 최대 12만 명의 군 병력을 중동지역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신문이 13일 단독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14일)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뉴욕타임스 보도가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물론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런 계획을 세우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계획을 세우게 된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대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 주도로 국제사회가 2015년 체결한 이란과의 핵 합의가 허점이 많다고 지적해왔는데요. 다시 이란과 협상을 통해 보다 나은 핵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며 대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14일, 미국과의 대화는 독이 될 수 있다며, 미국과의 협상 의지가 없음을 내비쳤는데요. "미국의 현 정부와 협상하는 것은 해롭다. 그들은 품위 있는 사람들이 아니며 어떤 것도 지키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 합의 탈퇴 결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14일 소치에서 만나 회담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러시아 방문 소식 살펴볼까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14일 러시아 휴양도시인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두 나라가 당면한 거의 모든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매우 건설적인 만남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논의됐을까요?

기자) 가장 시급한 이란 핵 합의 문제부터, 시리아 내전 사태, 베네수엘라 위기, 우크라이나 갈등, 북한 핵 문제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국내외 현안들이 모두 대화 의제에 올라왔습니다.

진행자) 모두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껄끄럽게 한 현안들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은 거의 모든 현안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미국 정부의 강력한 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하면서 이는 양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적한 국제 현안들에 대한 협력과 공조를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 관계 개선에 진실로 관심을 갖고 있는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고문은 14일, 어떤 형식으로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관계의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이었는데요. 그에 대한 언급도 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전체적으로 볼 때 매우 객관적이고, 러시아와 트럼프 행정부 간에 어떤 공모의 흔적도 없었음을 확인시켜줬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폼페오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먼저 회담을 했는데요.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정부의 2016년 대선 개입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점을 라브로프 장관에게 전달했다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 개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고요. 러시아 정부가 내년 대선에 또다시 개입한다면 두 나라 관계가 더욱 안 좋아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가장 큰 국제 현안 가운데 하나인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가 나왔나요?

기자) 폼페오 장관은 이란이 2015년에 국제사회와 맺은 핵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탈퇴했지만, 러시아와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이를 준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란은 테러 지원과 위협적인 핵무기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폼페오 장관은 말했습니다.

중국의 첫 자체건조 항공모함이 지난해 12월 시험 기동을 위해 랴오닝성 다롄항을 떠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의 새 항공모함이 곧 취역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이자 독자적으로 건조한 첫 항공모함인 ‘001형’이 곧 공식 취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중국 군사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건조돼 1년 전부터 시험 운항에 들어간 이 항공모함은 아직 이름이 없어서 '001형'으로 불리는데요. 최근 갑판 활주로에 선이 칠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현재 건조 중인 항공모함도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이 될 ‘002형’ 항공모함이 오는 2022년 취역을 목표로 건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해 11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세 번째 항공모함은 이전 항공모함들보다 더 크고 위력적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건조 중인 항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있습니까?

기자) 네, 크기가 8만t급에 달하고요. 짧은 시간에 많은 전투기 발진이 가능한 ‘전자식 사출장치’ 기능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제관계연구소(CSIS)도 위성 사진을 근거로 상하이의 장난조선소에서 매우 큰 배가 건조되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첫 번째 항공모함은 자력으로 건조한 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중국 최초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은 옛 소련의 항공모함을 사들여 개조한 겁니다. 랴오닝함은 지난 2012년부터 중국 동쪽 해역을 주로 항행 중입니다.

진행자) 새롭게 취역할 항공모함들이 그럼 어디에 배치될까요?

기자) 한 척은 남중국해에, 또 다른 한 척은 동중국해, 나머지 한 척은 전 세계 해역을 항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싱가포르 국제관계연구소(SIIA)의 오의선 연구원이 저희 VOA에 밝혔습니다. 오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들 항공모함이 직접 외국 군대를 공격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다만 중국 군대의 위용은 보여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군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죠?

기자) 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현재 세계 3위입니다. 한 예로, 중국 군대의 화력은 현재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5개 나라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강력합니다. 남중국해는 브루나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타이완 그리고 베트남이 둘러싸고 있는 350만㎢에 이르는 해역인데요. 중국은 영해의 상당 부분을 자국 영해라고 선언해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로 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미국 간에도 갈등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이 지역에 벌써 미 해군이 10차례 통과했는데요.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항해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이렇게 항공모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영유권 분쟁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항공모함을 취역할 경우 공대공 능력을 갖춰 타국 군대가 자신들의 영해에 근접하는 행위를 쉽게 저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은 2030년까지 4척의 항모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을 세우는 등 ‘항모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술이나 전투기 발진 능력에 있어 개선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항공모함 한 척은 동중국해에 배치될 거라는 전망이 있다고 했는데 동중국해도 현재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동중국해는 이름 그대로 중국의 동쪽에 있는 바다로 중국과 한반도, 일본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 해역에서는 현재 일본에서는 센카쿠 열도, 중국에서는 댜오위다오라고 부르는 섬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