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에 압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미국령 사모아로 예인된 후 최초로 포착됐습니다. 항만에서 기본 조사를 마친 뒤 멀리 떨어진 해상에 정박돼 있는데 부식이 상당히 진행된 모습입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미국령 사모아의 수도 파고파고 항구에서 1km쯤 떨어진 해상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VOA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정상 운항 상태에선 수면 밑으로 잠기는 배의 키와 흘수가 수면 위로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싣고 있던 화물과 연료를 모두 제거해 무게가 그만큼 가볍다는 의미입니다.
배의 앞머리, 즉 선수 부분은 벌겋게 부식이 진행되는 과정이 육안으로도 확연히 보입니다.
VOA에 사진을 제보한 현지 주민 이현휘 씨는 “보통 선박이 해수와 닿는 부분은 부식이 일어나 주기적으로 아연판 교체 작업을 해줘야 하는데, 아주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해상 제재 전문가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선박 부식 문제 때문에 대개 압류하기를 꺼려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녹취: 닐 와츠 전 위원] "Normally when you seize or impound assets you have to keep it as it is in the state that you found it. Now with a ship that requires constant maintenance space and air..."
사진을 제보한 이현휘 씨에 따르면 와이즈 어네스트호는 항만에 계류된 상태에서 약 일주일 간 전면적인 수색을 받았습니다.
이 씨는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계류돼 있는 동안 사설 보안업체 사람들이 컨테이너 박스로 일반인의 항만 접근을 통제하고 사진촬영도 제한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당국은 이 작업이 끝난 후 다른 선박들의 파고파고항 통행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항만에서 1km 떨어진 해상에 정박시킨 것으로 추측됩니다.
현재, 민간 보안업체의 소형 선박들이 해상에 떠있는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