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평양 횡단열차 여행상품 출시...선전물 판매 등 제재 저촉 소지

지난 2012년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남서부 타이가 지역을 지나고 있다.

영국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해 평양까지 여행하는 프로그램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북한을 여행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국의 북한전문 여행사 `루파인 트래블’이 지난달 22일 발매를 시작한 유럽 횡단 평양행 열차여행 상품이 한 달여 만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파인 트래블 관계자는 VOA에, “내년 4월 25일 영국 위건에서 출발해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베이징을 거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편으로 평양에 도착하는 한 달가량의 여행 프로그램 16석이 모두 매진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내년 9월 영국 애서튼을 출발해 모스크바와 몽골 울란바타르를 거쳐 평양에 도착하는 두 번째 열차 횡단 상품도 지난주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영국 루파인 트래블 관계자] ”The one for April and May 2020 is sold out but we also put it another one which goes from Atherton which is very close to Wigun in October 2020.”

이 상품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보관된 금수산궁전과 북한이 나포한 미국의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등을 둘러보는 일정과, 비무장지대와 묘향산 관광이 포함돼 있습니다.

가격은 식비와 안내비를 포함해 각각 3천195 파운드(4,012 미국 달러) 와 3천245파운드 (4074 미국 달러)지만, 비자와 보험 비용은 별도입니다.

루파인 트래블 관계자는 “매진된 첫 번째 패키지의 경우 고객 절반이 영국 국적이며, 그 외에 유럽과 아시아 국적 고객이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 여건이 되면 비무장지대를 넘어 한국까지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전문 매체 `NK뉴스’는 지난 12일 복수의 여행사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북한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어 북한이 하루 관광객 수를 1천명으로 제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AFP’ 통신도 16일 중국인들의 북한 여행이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은 관광이 유엔의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을 달래는 카드로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여행사가 제시하는 북한 관광상품이 대북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VOA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영국의 북한전문 여행사 `루파인 트래블’의 유럽 횡단 평양행 열차여행 상품 광고지. 출처: 루파인 트래블

루파인 트래블은 홈페이지에서 “평양에 머무는 동안 ‘수출 상점’을 방문해 우편, 서적뿐 아니라 선전예술 작품을 구매할 기회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선전선동 예술품을 공급하는 기관은 유엔의 제재에 오른 만수대창작사로, 한국 관세청도 올해 1월 만수대창작사 작품 반입을 금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는 “북 핵 프로그램이 폐기되기 전까지는 유엔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모든 나라들이 완벽히 이행해야 하며, 모든 정부와 사업 관계자, 개인이 이를 준수할 것을 권고한다”는 입장입니다.

영국 외교부는 또 `불가피한 여행을 제외한 모든 형태의 방북 자제를 권고’ 하면서, 평양 이외 지역을 방문할 경우 영사 조력이 극히 제한된다는 점을 자국민들에게 밝히고 있습니다.

루파인 트래블은 홈페이지에서 이 같은 영국 정부의 주의 사항에 대해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