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인근서 미군 무인기 격추...멕시코 의회, USMCA 압도적 가결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 호르모즈간주 쿠흐모바라크 지역 인근 영공을 침입한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 혁명수비대가 20일 이란 영공에서 미군의 정찰용 무인기,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멕시코 의회가 지난해 미국, 캐나다와 함께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3국 가운데 가장 먼저 비준했습니다. 뇌물수수 혐의로 중국에서 체포돼 재판 받고 있는 멍훙웨이 전 인터폴 총재가 혐의를 인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의 드론을 격추했다고요.

기자) 네, 중동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20일 오전, 미군 무인기 드론 1대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3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이후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국면이 한층 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건 발생 상황을 놓고 미국과 이란이 완전히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미군의 정찰용 드론이 이란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발표를 인용해,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가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쿠흐모바라크 지역 인근 영공을 침입해 정찰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이란의 지대공 방어 시스템이 이를 파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은 또, 미군 드론이 식별 장치를 끄고 처음부터 비밀스럽게 비행했다며 이는 국제 항공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런 이란의 주장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드론이 이란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미국 관리들과 군 소식통은 "이란 영공이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의 공해 상공에서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미 해군 소속 드론 1대가 격추됐다"고 AP,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에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느 곳에서 격추됐느냐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영공은 한 나라 고유의 공중 영역이기 때문에 완전하고 배타적 주권이 인정됩니다. 하지만 국제 공역은 모든 나라들이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는 하늘길이기 때문에 여기서 격추됐다는 건 큰 국제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란이 주장하는 격추 장소인 쿠흐모바라크 지역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동남쪽으로 1천200㎞ 정도 떨어진 곳으로,호르무즈 해협과는 가까운 지역인데요. 하지만 미국은 이란의 이런 주장을 일축하며 국제 공역에서 미군의 드론이 격추됐다고 반박하고 있어 진실 공방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격추된 드론 기종도 이란 주장과는 다르다고요.

기자) 미 해군은 이란이 격추했다고 주장한 RQ-4 글로벌 호크와 유사한 드론인 'MQ-4C 트라이튼'도 운용하고 있는데요. 일부 언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당시 격추된 드론의 기종은 'MQ-4C 트라이튼'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피격 드론의 임무나 기종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정한 중동 정세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한 달 새 호르무즈 해협 부근의 오만해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두 차례나 발생했는데요. 여기에 미군의 드론이 격추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날 미국 드론 격추 소식에 국제 유가도 3% 이상 급등했습니다.

진행자)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상 원유 수송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해역의 입구로 중동 국가들이 원유를 수출하는 주요 길목입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데요. 폭이 30∼4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좁은 해협이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쉽고 빠르게 봉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란은 미국과의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협상 카드로 들고 나왔는데요. 최근에도 미국과의 갈등 수위가 고조되면서 또다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지난주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주체도 이란이라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유조선 4척이, 지난 13일에는 노르웨이와 일본 선적 유조선 2척이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일본 선적에 붙어있는 미폭발 물질과 파손된 선체, 이란 혁명수비대원들로 추정되는 이란인들이 소형 보트에 타고 있는 사진 등을 공개하며, 미 정보기관이 입수한 신뢰할만한 정보들을 토대로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점점 고조되는 양상이군요.

기자) 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번 주 들어 중동 지역의 미군 추가 파병을 결정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7일, 중동 지역의 고조되는 위협에 맞서 방어적 목적으로, 미군 병력 1천 명을 추가 파병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도발적 상황에 대치하기 위해,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전대를 걸프 지역에 배치해놓고 있습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멕시코가 미국과 캐나다와 체결한 자유무역 협정을 비준했군요.

기자) 네, 멕시코가 미국, 캐나다와 체결한 새 무역협정, 이른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3국 가운데 가장 먼저 비준했습니다.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 위해 이들 3개 나라가 지난해 체결한 새 자유무역협정입니다.

진행자) 멕시코 의회가 USMCA를 압도적인 표차로 지지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멕시코 상원은 19일, USMCA 비준안을 처리했는데요. 찬성 114표 대 반대 4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USMCA를 받아들이라고 멕시코를 괴롭혔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멕시코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찬성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판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나프타는 지난 1993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이 맺은 자유무역협정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나프타는 미국이 맺은 협정 가운데 최악이라며 재협상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3국은 20년간 발효됐던 나프타를 사장시키고, 지난해 새 협정인 USMCA를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USMCA 통과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축하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멕시코가 오늘 압도적 표차로 USMCA를 비준했다. 이제는 미국 의회 차례다"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USMCA에는 어떤 중요한 내용들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새 무역협정도 이전 나프타와 성격은 거의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 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있는 분야로는 자동차 산업 부문이 꼽힙니다. USMCA는 미국산 부품을 종전의 62.5%보다 늘려, 75%까지 쓴 자동차에만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USMCA는 또 멕시코와 캐나다가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자동차 수를 각각 260만 대로 할당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와는 특히 낙농·유제품 부문의 시장 개방을 놓고 씨름을 벌였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기로 했습니까?

기자) 캐나다 정부는 우유나 버터, 치즈 등 미국산 유제품의 캐나다 시장 점유율을 3.5%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캐나다의 유제품 시장 규모는 약 160억 달러에 달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또, 외국산 유제품에 대한 각종 규제와 국내 낙농업자 보호 제도를 없애기로 했는데요. 이로써 미국산 낙농업자들의 캐나다 시장 진출이 더 쉽게 됐습니다.

진행자) 캐나다는 언제 USMCA를 비준하게 될까요?

기자) 캐나다 의회의 비준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USMCA와 양국간 교역 문제를 논의합니다.

진행자) 얘기를 좀 돌려서요. 지금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은 교착 상황에 빠져 있는데요. 곧 돌파구가 마련될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다음주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인데요. 이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따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진두 지휘해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9일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 중국 부총리와 곧 전화 통화를 할 거라고 말했는데요. 두 정상의 회담이 있기에 앞서, 오사카에서 양측이 다시 무역협상을 벌이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도 확인했습니까?

기자)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 대통령측이 보내온 지시에 의하면 다음 주 일본 오사카에서 두 정상이 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이전에 미중 무역협상 대표들이 직접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제공할 소식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가오펑 대변인은 다만 미국 측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뇌물수수 혐의로 중국에서 체포된 멍훙웨이 전 인터폴(Interpol·국제형사경찰기구) 총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돼 재판 받고 있는 멍훙웨이 전 인터폴(Interpol) 총재가 혐의를 인정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멍 전 총재가 20일 톈진시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인정했다고 중국 관영 인민일보가 보도했습니다. 멍 전 총재는 재직 기간 1천450만 위안, 미화로 약 2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멍 전 총재를 기소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중국 공산당은 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상임위원회를 열어, 멍 전 총재를 제명하고, 공직 제적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율위는 멍 전 총재가 지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에서 공직에 있을 당시 거액의 뇌물을 받았고, 정부 공금을 유용하는가 하면 당 중앙의 결정을 거슬렀다고 혐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10일, 중국 검찰이 멍 전 총재를 비리와 뇌물 수수 혐의로 공식 기소했는데요. 멍 전 총재는 인터폴 총재직에 오르기 전, 중국 공안부 부부장과 중국 해양경찰국 국장을 지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검찰이 이렇게 구체적인 혐의를 공개하고 기소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까? 멍 전 총재가 실종됐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떠들썩했던 건 지난해였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전 총재는 현직에 있던 지난해 9월 말,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을 떠나 중국으로 출장을 갔다가 행방불명 됐습니다. 멍 전 총재 부인은, 남편이 위험에 처했다는 마지막 연락을 받았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죠. 그리고 실종 일주일이 지난 작년 10월 초에 전 총재가 중국 당국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요. 인터폴 측도 멍 총재가 사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20일) 법정에 선 멍 전 총재,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멍 전 총재는 최후변론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범행을 뉘우쳤다고 인민일보는 전했습니다. 멍 전 총재의 변호인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기소된 멍 전 총재나 변호인을 접견하는 것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또 중국 법정은 공산당의 철저한 관리 감독하게 있기 때문에 멍 전 총재의 유죄 인정은 사실상 예견됐던 일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현재 멍 전 총재 측의 반응은 확인이 안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멍 전 총재의 아내는 줄곧 관련 혐의를 부인하면서 남편이 체포된 데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멍 전 총재의 아내는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로 망명했습니다.

진행자) 멍 전 총재는 중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인터폴 총재에 올랐던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6년 11월 국제 경찰인 인터폴을 이끌게 돼 화제가 됐었습니다. 인터폴은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national Criminal Police Organization)’가 공식 명칭으로, 한 나라의 힘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범죄를 맡는 국제기구인데요. 범국가적인 협조가 필요한 사건들을 다루기 위해 지난 1923년 설립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인이 인터폴 총재에 오른 데 대해 논란이 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인터폴 총재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국의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할 것이라는 우려가 국제 인권단체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실제로 멍 전 총재 재임 기간,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결국 멍 전 총재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고요. 후임으로 한국인인 김종양 총재가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국제기구 수장에 올랐던 멍 전 총재가 이렇게 실각하게 된 배경이 뭘까요?

기자) 중국 정부의 방침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 2012년 집권한 이후, 부패에 관한 한 “호랑이와 파리를 모두 잡겠다”고 밝히며 부정부패 척결에 총력을 기울여 왔고요. 이때까지 처벌을 받은 군 장성과 고위급 관리 등이 수천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이런 방침이 시 주석이나 공산당에 충성을 보이지 않는 관리들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일부 언론은 멍 전 총재 역시 파벌 싸움에서 밀려 제거 대상에 오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