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중·러 정상 COP26 불참 비판...바이든 "니카라과 대선은 팬터마임"

바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8일 영국 글래스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충분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 4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니카라과 대선 절차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4천500만 명이 기아 위기에 처했다고, 세계식량계획(WFP)이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영국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2주 차 일정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바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참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8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사회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국제적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는 특별히 인연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국제 사회는 지난 2016년 지구의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아래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내용이 골자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도출했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파리기후변화협정의 핵심 산파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진행자) 비록 정치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걸 나타내는 행보로 보이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에게 기후변화 문제는 정말 어렵고, 그 과정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공감을 표하면서도, 하지만 국제 사회는 지금 거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중국과 러시아 정상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나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고 당국자들을 대표로 보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두 주요 오염 배출국인 중국과 러시아 정상들의 불참에 특히 실망했다면서, 이는 이들 나라가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과 시급성이 결여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특히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직접 대면해 기후변화 대응 문제를 논의하는 이번 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지 관심이 쏠렸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지난주 회의 개막에 앞서 불참을 최종 통보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의 불참 이유도 밝혔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른 주요 지도자들과는 달리, 이번 회의에 앞서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도 화상으로 참석한 바 있습니다. 시 주석은 다만 지난주, 이번 COP26 회의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성명에 어떤 내용을 담았습니까?

기자) 네. 다른 나라들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더 협력하고 목표를 향해 행동하자고 촉구하는 원론적인 내용이고요. 중국 정부 차원의 어떤 새로운 목표나 다짐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다시 COP26 회의장으로 돌아와 보죠. 지금 글래스고에는 전 세계 수많은 젊은이가 모여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전 세계 젊은이들, 기후 환경 운동가들이 글래스고 COP26 행사장 밖에서 연일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모인 사람이 약 10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은 이번 회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회의에서 나온 새로운 다짐이나 약속들이 실제적인 기후 대응과는 거리가 먼 말뿐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양도 각국 지도자들을 향해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툰베리 양은 이번 회의를 실패로 규정하고, 환경을 위장한 글로벌 축제라고 성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에 대해 국제 사회 지도자들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글래스고에 모인 젊은이들을 향해,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냉소와 조롱은 이제 그만하고 분노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진행자) 젊은이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예를 들자면 어떤 걸 할 수 있다는 겁니까?

기자) 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례로 투표를 들었는데요. 각국 정부가 기후 관련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면 유권자들의 압박이 필요하다며 이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대응 문제를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에 비유하면서, 정치인에 대한 비난이나 가두시위보다 진짜 변화를 원한다면 접근방식을 바꾸라고 조언했습니다.

진행자) COP26 일정이 언제까지죠?

기자) 12일 폐막합니다. 이번 주가 2주 차이자 마지막 주간이 되는데요. 현재까지 100여 개국이 10년 내 메탄가스 배출을 30%로 감축하는 데 동의하고, 한국과 베트남 등 40여 개국은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하는 등 일부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이행 약속은 결여됐고 구속력도 없어급박한 위기 해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니엘 오르테가(오른쪽) 니카라과 대통령과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중미 국가 니카라과로 가봅니다. 니카라과 대선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니카라과가 7일 대통령 선거를 치렀는데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의 4번째 연임이 확정됐습니다. 니카라과 선거 당국은 8일, 개표가 98%가량 진행된 가운데 오르테가 대통령이 76%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오르테가 대통령이 그야말로 압승을 거둔 거군요?

기자) 표면적으로는 그렇습니다. 2위인 야권 후보의 득표율은 14%, 나머지 4명도 1%에서 3% 정도 득표에 그쳤는데요. 이런 대선 결과는 사실 이미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투표도 하기 전에 오르테가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됐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6월부터 유력한 대선 주자들을 포함해 주요 야권 인사 약 40명을 무더기 체포했습니다. 여론의 주목을 받은 미스 니카라과 출신 야당 부통령 후보도 가택 연금됐는데요. 마지막까지 남은 야권 후보 5명은 인지도가 거의 없어 무늬만 선거였을 뿐, 사실상 오르테가 대통령의 단독 출마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미 장기 집권 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1979년, 좌파 정당인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FSLN)’을 이끌고 당시 친미정권을 축출하고 권력을 잡았습니다. 이후 1985년 대선에 당선돼 1990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고요. 2007년 다시 대권에 도전해 성공한 이래 3번 연임했는데요. 이번에 4연임에 성공해 내년에 취임하면 총 집권 기간은 30년에 달합니다.

진행자) 부인도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의 부인은 부통령입니다.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은 지난 2017년부터 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정권의 실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무리요 부통령도 계속 직위를 유지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리요 부통령도 오르테가 대통령과 함께 5년 더 집권하게 됩니다. 무리요 부통령은 8일, 개표 결과가 발표된 후 국영방송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이번 선거는 국가의 존엄성과 주권의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오르테가 대통령은 75세, 무리요 부통령은 70세입니다.

진행자) 니카라과 대선 결과에 대해 국제 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구권은 대선 전부터 오르테가 정부의 노골적인 야권 탄압에 우려를 표명해왔는데요. 선거 이후 거짓, 사기 선거라고 비판을 쏟아내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구체적인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하원은 지난 3일, 오르테가 정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다른 동맹국들과 연대해 강력한 압박을 촉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초당적인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앞서 상원도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고요. 지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니카라과 대선 결과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도 니카라과 대선을 ‘팬터마임’ 일종의 ‘무언극’에 비유하며 사기 선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성명을 내고, 오르테가 대통령과 무리요 부통령이 지휘한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결코 민주적이지도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니카라과 국민을 위해 모든 외교, 경제적 수단을 사용해 오르테가 정권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반응도 보죠.

기자) 이웃 코스타리카나 콜롬비아 등도 니카라과의 대선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며 비판에 동참했는데요. 반면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은 대선 결과를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무리요 부통령은 이들 국가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이 음식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기아 위기에 처한 인구가 4천500만 명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43개국에서 약 4천500만 명이 기아 위기에 처했다고 8일 발표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이 숫자가 4천 200만 명이었고, 2017년에는 2천 700만 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아 위기에 처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분쟁과 기후변화, 식량 가격 상승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확산으로 수천만 명이 위기에 처했다고 WFP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통계를 보니까 올해 초보다 기아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300만 명이 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부분 아프가니스탄에서 추가됐습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약 2천 300만 명이 식량 사정이 불안정한데요. 이 가운데 870만 명이 비상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WFP는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내 식량 사정이 심각해진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가뭄과 내전으로 연료와 비료, 그리고 식량값 등이 치솟으면서 식량 사정이 극도로 나빠졌습니다. WFP는 역시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남수단과 에티오피아, 시리아, 그리고 예멘보다도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훨씬 좋지 않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나라에서 지난 10년 새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아 위기에 처한 것을 처음 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자식을 판다는 보도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식과 먹을 것을 교환하는 가정이 있다는 비극적인 이야기도 알려졌습니다. WFP는 먹을거리가 궁한 없는 사람들이 자녀들을 빨리 결혼 시켜 내보내거나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자녀들에게 메뚜기나 야생 잎, 그리고 선인장 등을 먹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긴급하게 현금 지원이 필요한데요. WFP 측은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7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가 돕지 않으면 기아 위기에 처한 4천 500만 명이 말 그대로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