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캄보디아 거래 주의보 발령…북한의 불법 활동 포함 주의 당부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국 정부가 캄보디아와 연관된 미국 기업들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캄보디아에서 행해진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북한 대사가 무기 확산에 연루되고, 마약과 위조화폐 등을 유통했다는 내용도 함께 담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가 10일 미국 기업과 기관들의 캄보디아 내 사업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는 합동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캄보디아 사업체들이 벌이는 각종 인권 침해와 범죄 행위, 부패 문제 등과 관련해 미국 기업 등이 숙지해야 할 내용 등을 담은 이 주의보에는 캄보디아에서 행해지는 북한 사업도 주의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됐습니다.

특히 주의보는 “불법 금융 부문 위험요인은 여전히 캄보디아 내 만연해 있다”며 구체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문 중 하나로 ‘북한과 관련된 확산금융 위험’을 꼽았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2015년 11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로부터 제재를 받았던 당시 미얀마 주재 북한대사 김석철의 사례도 제시됐습니다.

북한의 무기 확산 노력에 연루됐던 김석철이 캄보디아에서 불법 마약과 위조지폐를 밀거래하고, 불법 도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범죄집단을 이끌었다는 겁니다.

김석철은 미얀마 주재 대사로 근무하면서 제재 대상 기업인 북한의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와 미얀마 국방 관련 인사들 간 접촉을 주선하고 대가를 받은 등의 이유로 당시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바 있습니다.

이후 유엔 안보리는 2016년 김석철을 제재 명단에 올렸으며, 유럽연합(EU) 등도 현재 그를 제재 대상자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김석철은 제재 당시만 하더라도 불법 행위가 미얀마에 국한돼 있었지만, 이번 주의보에는 그가 캄보디아에서도 불법 범죄 조직을 이끌었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주의보는 김석철의 영문 이름을 ‘김철석(Kim Chol Sok)’으로 기재했는데, 재무부가 밝힌 김석철의 제재 시점 등을 고려할 때, 동일인물로 보입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마약과 위조지폐 밀거래 문제에 연루됐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미 재무부는 지난 2005년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이 북한의 위조지폐 거래 자금 등을 세탁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잠재적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정교하게 만들어져 구분이 어려운 미화 100 달러 지폐, 일명 ‘슈퍼노트’를 만들어 동남아시아 일대에 유통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날 캄보디아와 관련된 미국 정부의 합동주의보는 미국 기업들이 캄보디아 내 불법 금융활동과 부동산, 카지노, 공공기반 시설 분야에서의 위험성 등을 숙지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 인신매매와 야생동물, 마약 거래 등에 연루된 캄보디아 기관 등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정기적으로 특정 국가와의 거래와 관련된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관련해선 ‘대북 해상거래’와 ‘대북 제재와 집행 조치’, ‘랜섬웨어’, ‘탄도미사일 부품 불법 조달’ 등을 제목으로 부처간 합동주의보가 공개된 상태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