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북한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재지정…21년 연속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주민들의 종교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오히려 탄압하고 있는 북한은 2001년 이후 21년 연속 이 조치를 받게 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북한을 포함한 10개 나라를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 “I am designating Burma,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Eritrea, Iran, the DPRK, Pakistan, Russia, Saudi Arabia, Tajikistan, and Turkmenistan as Countries of Particular Concern for having engaged in or tolerated ‘systematic, ongoing, and egregious violations of religious freedom.’”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등 10개 나라가 “종교자유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심각한 침해에 가담하고 묵인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에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미얀마(버마)와 중국, 에리트레아, 이란, 파키스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 중 러시아를 제외한 9개 나라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특별우려국 목록에 올랐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옹호하겠다는 약속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 세계 너무 많은 곳에서 우리는 정부들이 단순히 신앙에 따라 산다는 이유로 개인을 괴롭히고 체포하며, 위협과 감금, 또 죽이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매년 국무장관은 정부와 비국가 행위자들을 확인할 책임이 있고, 종교자유 침해를 저지른 나라들은 (미국의) 국제종교자유법에 의거해 지정 조치를 받게 된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 등 10개 나라에 대한 조치와 별도로 알제리와 코모로, 쿠바, 니카라과를 ‘특별감시대상’ 목록에 올리고, 테러조직인 알샤바브와 보코하람, 후티반군과 탈레반 등을 ‘특별우려단체’로 지정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종교자유를 조직적으로 탄압하거나 위반하는 나라를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고 있고, 미국 무역법은 이를 토대로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2001년 이후 매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돼 이 조치의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5월 발표한 ‘2020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이 헌법에 종교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민들에게 종교자유가 없는 것은 물론 일부 주민들은탄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 수용소에 수감된 기독교인이 5만에서 7만 명, 많게는 20만 명에 이른다는 기독교 비정부기구들의 추정치를 소개하고, 또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탈북민 등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1천411건의 종교 탄압이 북한 내에서 자행되고, 종교와 관련해 126건의 살인과 94건의 실종 사건이 있었다는 점도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국무부 국제종교자유국의 데니얼 네이들 담당관은 당시 보고서 발표와 관련한 전화브리핑에서 중국과 함께 북한을 전 세계 최악의 종교자유 침해국으로 꼽았습니다.

[녹취: 네이들 담당관] “Without equivocation, the PRC government is among the worst abusers of religious freedom in the world. One of the other worst abusers is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 There's no question that that that these two governments stand unfortunately together in in this hall of shame.”

분명하게 말하자면 중국은 전 세계 최악의 종교자유 침해국이며, 또 다른 최악의 침해국은 북한이라는 겁니다.

네이들 담당관은 북한과 중국 정부가 불행하게도 함께 ‘수치의 전당’에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