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남부 거점' 헤르손 장악 주장...미 대표단, 타이완에 협력 확인

1일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시내 TV 송출 타워에서 화염이 솟아오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가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모든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미국 영공 폐쇄를 선언했습니다. 미국은 타이완에 대한 약속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타이완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이 말했습니다. 최근 핵 경계 태세를 강화한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가 약 6천 개에 달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데, 지금 전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습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미사일 폭격에 크이우의 TV 방송 송출탑이 파괴돼 국영방송이 마비되고, 하르키우에는 러시아 공수부대가 투입돼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남부 도시 헤르손, 오데사, 마리우폴 등지에도 대대적인 공습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2일 우크라이나 제3의 도시인 헤르손을 점령하고 통제권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러시아의 주장대로라면, 헤르손은 러시아군이 침공한 후 처음 러시아 수중에 들어가는 곳이 됩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현재 맞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르키우에서만도 지난 24시간 사이 적어도 21명이 숨지고 110여 명이 다쳤다고 시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병원과 주거 지역 등 민간 지역에도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피난길에 오른 사람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웃 폴란드로 피난한 사람은 약 45만 명, 루마니아로 간 사람은 11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교전이 장기화하면서 민간인 희생자와 난민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일 국제 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유럽의회에서 약 8분간 화상을 통해 연설했는데요. 우크라이나인들은 우크라이나의 권리와 자유, 생명,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인은 강하고 그 누구도 굴복시킬 수 없다며 유럽연합(EU)의 지지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의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유럽의회 의원들은 연설이 끝나자 큰 기립박수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러시아와의 후속 회담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현지 시간으로 2일 저녁, 2차 회담이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소는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 지역이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 모두 어디서 회담이 열릴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2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이날 회담 준비가 됐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요구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앞서 협상 목표를 밝혔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는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가 협상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1일) 미국 CNN과 로이터가 공동 마련한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에 당장 민간인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고, 회담을 재개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 강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러시아 주요 은행에 대한 국제금융간통신협회(SWIFT) 배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주요 인물의 자산 동결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밤,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자유 세계는 지금 다 함께 그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며 동맹의 단합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한 시간가량 진행된 국정연설의 첫 부분을 우크라이나 사태에 할애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내내 ‘대통령’이라는 호칭 없이 푸틴이라고 불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자유 세계의 근간을 흔들고 자신의 위협적 방식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심각한 오산을 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푸틴이 탱크로 크이우를 포위할지는 모르지만, 결코 우크라이나 국민의 마음과 영혼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더 고립될 것이라며 추가 경제 제재도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푸틴은 그 어느 때보다 세계에서 고립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푸틴 대통령의 지지 세력인 러시아 신흥 재벌들을 겨냥해 미국 법무부에 범죄 전담반을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파병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러시아군과 싸우는 일은 없을 거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하지만 “푸틴이 계속 서쪽으로 이동을 결심한다면” 미국과 동맹은 집단적인 전력을 총동원해 나토 동맹국의 영토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국회의사당에 모인 상∙하원 의원들은 대부분 가슴에 우크라이나 국기 마크를 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한 연대를 나타냈습니다.

마이크 멀린(가운데) 전 합참의장 등 타이완 방문 미국 대표단이 2일 차이잉원(오른쪽) 총통 연설을 듣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타이완으로 가봅니다. 미국 대표단이 타이완을 방문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전직 국방∙안보 고위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1일 타이완을 방문했는데요. 미국 대표단은 2일에는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개인 자격의 방문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보낸 대표단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낸 대표단입니다. 대표단은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이 이끌고 있고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과 마이클 그린, 메건 오설리번 등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직 관리들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대표단과 차이잉원 총통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멀린 전 합장의장은 미국과 타이완의 협력과 공조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광범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멀린 전 의장은 또, 미국은 일방적인 현상 변화에 계속 반대할 것이며, 타이완 주민들의 바람과 이익에 부합하는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방적인 현상 변화’라는 게 무슨 뜻이죠?

기자) 네. 현재 중국과 타이완은 ‘일국양제’ 즉 한 나라 두 체제의 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째 중국은 타이완을 무력으로 위협하면서 현재의 상태를 바꾸려 한다는 분석인데요. 일각에서는 특히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대표단이 타이완을 방문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멀린 전 합참의장은 대표단의 방문으로 타이완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약속이 재확인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멀린 전 의장은 또,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차이 총통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고 있지만 만일 중국이 공격하면, 타이완은 스스로 방어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또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양측의 관계가 바위처럼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표단이 타이완 고위 관리들도 만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대표단은 이날 라이칭더 부통령, 추궈정 국방부장 등 타이완 정부 인사들을 만났습니다. 라이 부총통은 타이완이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4개국 안보공동체인 ‘쿼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는데요. 이에 멀린 전 의장은 귀국 후 정부에 이를 전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표단의 타이완 방문에, 중국은 어떤 반응 보였습니까?

기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표단 파견은 헛수고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판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의지는 강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장면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최근 핵 경계 태세를 강화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 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핵탄두 비축량은 5천977개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천500개 정도는 퇴역해서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탄두인데요. 참고로 핵탄두는 유도탄 따위에 장치한 핵폭발 장치를 말합니다.

진행자) 핵탄두가 여러 투발 수단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FAS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1 천185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800개, 그리고 전략 핵폭격기용 핵탄두 580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ICBM이나 SLBM, 그리고 핵폭격기는 장거리 핵공격에 필요한 투발 수단입니다.

진행자) 이런 것을 이른바 ‘전략핵 자산’으로 간주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ICBM, SLBM, 그리고 핵 폭격기는 장거리 핵전쟁을 수행하는 전략핵 자산으로 간주합니다. 한편 이런 전략핵 자산이 아닌 다른 투발 수단을 이용하는 핵탄두는 파괴력이 덜한 핵탄두로 육상이나 지상에서 단거리용으로 사용합니다.

진행자) 러시아 외에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는 어느 나라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이 모두 핵탄두 보유국들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모두 핵탄두를 보유한 나라들입니다.

진행자) 미국 같은 경우 보유한 핵탄두 수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FAS는 집계로는 5천428개에 달합니다. 그런데 미국 군축협회(ACA)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1천800개는 퇴역해서 해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외 다른 나라들의 핵탄두 보유 수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FAS에 따르면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중국이 350개, 프랑스 290개, 영국 225개입니다. 그리고 파키스탄이 165개, 인도 160개, 이스라엘 90개이고요. 북한은 20개 정도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핵탄두 보유국들이 모두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것은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모두 가입했지만, 나머지 핵탄두 보유국인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은 NPT에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당초 NPT에 가입했다가 지난 2003년에 탈퇴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이스라엘은 핵탄두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핵탄두 보유를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