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권좌에 남아있을 수 없다"고 한 발언을 사과하지 않겠다고 28일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해당 발언을 후회하냐는 백악관 출입기자 질문에 "아무 것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느꼈던 도덕적 분노를 표현했고 그것에 사과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 누구도 내가 푸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 사람에 대해 분노를 표출한 것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적 의견 표시이므로, "정책 변화를 말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6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특별 연설 중 푸틴 대통령에 관해 "제발 바라건대, 이 자는 권좌에 남아있을 수 없다(For God's sake, this man cannot remain in power)"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돼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푸틴, 권좌에 남을 수 없다"...러시아 "핵 충돌 위험 존재"백악관 당국자는 즉각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언론에 해명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다음날(27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기자회견에서 "우리(미국)는 러시아에 관해서든 어느 곳에 관해서든 정권 교체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경고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것(러시아 대통령의 권좌)은 바이든 씨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며, "오직 러시아 연방 국민의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 젤렌스키 인터뷰한 러시아 매체 운영 중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인터뷰한 러시아 독립 언론 매체가 규제 당국의 경고를 받고 운영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는 28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활동을 멈춘다고 발표했습니다.
노바야 가제타 편집위원회는 성명에서 "우리는 로스콤나드조르(러시아 연방통신정보기술매스미디어감시국)로부터 2차 경고를 받았다"고 밝히고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이 종료될 때까지 웹사이트, 디지털, 인쇄물 발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드미트리 무라토프 편집장은 "어려운 결정"이라며 "존경받는 간행물을 구하고 영구적인 폐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라토프 편집장은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입니다. 러시아 당국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데 기여한 점을 평가 받았습니다.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부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같이 보기: 노벨 평화상에 언론인 레사·무라토프노바야 가제타는 무라토프 편집장이 지난 1993년 설립한 독립 언론 매체입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27일) 노바야 가제타 소속을 포함한 러시아 독립 언론인들과 '줌'을 통해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중립국화 논의' 의향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중립국화하는 논의에 열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관련 협정을 제3자가 보장하고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또한 국민투표에 앞서 러시아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군대가 있으면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며 "점령당한 국가에서 나온 결과는 모두 불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안전보장과 중립화, 비핵화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안전보장안에 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도 '강대국이 보장하는' 안보가 약속돼야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돈바스 문제도 타협 대상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친러시아 세력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관해 타협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장악한 모든 영토를 (우리가) 무력으로 탈환하려는 시도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돈바스 지역의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이 이날 러시아 연방 가입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우크라이나 동부 LPR, 러시아 연방 가입 추진..."북한과 남한 만들려 시도"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자 보호 문제는 쉽게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면서, "이웃 민족의 언어 존중에 관한 협정에 관심이 있고 모든 이웃국가와 서명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0분 동안 진행된 이날 인터뷰 내내 러시아어로 말했습니다.
■ '비무장화'는 거부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나 '탈나치화'에 대해서는 협상을 거부했습니다.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것이 비무장화나 탈나치화라면 우리는 결코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이라며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 정상회담 거듭 촉구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을 지연시키면서 갈등을 길게 끌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푸틴 대통령이 있는 곳에서 일어나 나와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농담'으로 일축했습니다.
■ 이번 주 정전협상 5차 회담
러시아 측은 이번 주 우크라이나와의 정전협상 5차 회담을 앞두고, 지금까지 협상에 큰 진전이 없다고 28일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회담 진행 상황에 대해서 말할 수 없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행히도 지금까지 실질적인 성과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요구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양측 대표단 간) 협상이 계속해서 직접 진행된다는 사실은 물론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양국 정전협상 대표단은 이번주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회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러시아 측은 29일부터 30일까지로 일정을 제시했습니다. 중재를 맡은 터키 측은 28일 양측 대표단이 현지에 도착하고 29일 회담이 열린다고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 정상회담 '시기상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별도 논평에서, 우크라이나와의 정상 회담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러한 (정상)회담은 근본적으로 준비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 내 분쟁이 지난 몇 년 동안 지나면서 문제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지금 만나서 단순히 ‘생각과 생각'을 나누는 것은 역효과를 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양국 정상 간 담판은 모든 핵심 현안에 대한 합의가 명확해지는대로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핵심 현안 합의 미지수
하지만 핵심 현안에 합의가 명확해지려면,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 러시아 독립 언론인들과의 인터뷰에서 돈바스의 지위 문제에 타협 의향을 밝혔으나, 이날 밤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연설에서는 입장을 바꿨습니다.
■ '주권 문제'와 '영토적 완결성'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권 문제'와 함께, '영토적 완결성'이 우크라이나가 추구하는 최우선 사항이라고 영상 연설에서 말했습니다.
'영토적 완결성'을 언급한 것은, 돈바스 지역에 관해 타협을 원한다고 한 러시아 독립 언론인들과의 인터뷰 발언과는 결이 다른 내용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진정으로 지체없는 평화를 바라고 있다"며, "터키에서 대면 회담 기회가 있는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보자"고 덧붙였습니다.
■ 러시아 외무, 이번주 중국 방문
우크라이나 침공 6주차인 이번 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합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오는 31일 중국 안후이 성에서 열리는 제3차 아프가니스탄 주변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고 28일 발표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라브로프 장관의 방문 일정을 예고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의 현장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별도 회담을 진행할 전망입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사람이 전화 통화한 적은 있지만, 대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통화 당시 왕 위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으로 러시아가 느끼는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며 러시아를 두둔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개전 이후 지금까지 전황이 러시아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를 군사·재정적으로 돕는 문제를 두 나라 외교 수장들이 논의할 지 주목됩니다.
미국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라고 중국 측에 수차례 경고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시진핑에 '러시아 지원 말라' 직접 경고..."결과와 대가 치를 것"■ 중국 정부 '마지노선' 언급
중국은 러시아의 지원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관련 보도 등을 전면 부인해 왔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가 오히려 혼란을 조장한다며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전향적인 발언이 나오는 중입니다.
친강 미국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24일 방송된 홍콩 펑황TV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에는 금지 구역이 없지만 마지노선은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노선이 될 수 있는 사항들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원칙, 공인된 국제법,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 등을 꼽았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