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물품을 운송한 북한 고려항공 수송기 3대가 격리 구역을 떠나 기존 계류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50일간 의무 격리 기간을 거친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월 중순부터 평양 순안국제공항 북부 활주로 지대에 머물던 북한 고려항공 수송기 3대가 현장을 떠났습니다.
이들 수송기는 지난 5월 16일 방역 물자를 실어 나르기 위해 중국 선양 타오셴 공항을 다녀온 고려항공 소속 Il-76 기종으로, 기존에 머물던 남쪽 계류장이 아닌 북부 활주로에 머물러 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중국을 다녀온 수송기 3대를 순안 공항 북부 지대에 격리 중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5일부터 이들 수송기가 머물던 북부 활주로가 비어 있고, 대신 남쪽 계류장에 항공기 3대가 등장했습니다.
북부 활주로에서 사라진 3대와 동일한 크기로, 이들 수송기는 격리 약 50일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통상 북한은 선로나 선박을 이용해 제한적으로 반입된 물품을 장기간 격리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북중 접경지역 인근의 의주비행장에 대규모 소독시설을 만든 북한은 열차를 이용해 운송된 화물을 이곳에 최대 3개월간 보관해 왔습니다.
또 선박을 이용한 물자가 유입되는 남포항에도 대형 컨테이너를 이용한 외벽을 만들고 일정 기간 물품을 격리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북중 노선을 운항한 항공기에 대해 최대 50일의 격리기간을 거치도록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소식을 전한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항공기에 대한 7주(50일) 격리기간은 선로로 유입된 물품에 대한 3개월보다는 짧지만 남포에 선박으로 유입된 물품에 적용되는 1개월보다는 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수송기 3대가 제자리로 돌아간 것과 달리 수송기 등장 시점에 맞춰 북부지대 활주로에 나타난 화물 추정 물체 일부는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VOA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순안공항 북부 활주로 3개 지점에 길이 17m의 직사각형 물체 여러 개가 양옆으로 붙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화물보다 크기가 다소 줄어든 형태의 물체가 5일 자 위성사진에서도 확인돼, 일부 물자는 여전히 활주로에 계속 보관되거나 격리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화물 보관 지점 3곳 중 한 곳에 역 니은(ㄴ)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기도 했는데, 현재 이 구조물은 보이지 않아 해체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