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북한 탄도미사일 대응 회의…미국 “새 결의 추진해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5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공개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미국은 새 대북제재 결의 추진을 촉구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비난의 화살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5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 논의를 위해 개최한 공개회의에서 “불과 9일 동안 북한은 8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는 모두 다수의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In just nine days, the DPRK has launched eight ballistic missiles, all clear violations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Earlier this week, the DPRK launched a dangerous and destabilizing reported long-range ballistic missile over Japan. Pyongyang clearly feels emboldened. The DPRK has launched 39 – 39 ballistic missiles this year alone, which far surpasses its previous record of 25. And multiple Member States and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have reported the DPRK is reconstituting its nuclear testing site in preparation for a seventh nuclear test. Kim Jong Un has called for – in his words – the “highest rapidity” in advancing the DPRK’s WMD program. And he appears to be getting his way.”

이어 “이번 주 북한은 위험하고 불안정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일본 상공으로 발사했다”면서 “북한은 분명히 대담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에만 39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기존의 25발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여러 유엔 회원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위해 핵실험장을 재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김정은도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 데 ‘최고 속도’를 요구했고, 그의 뜻대로 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2개 나라가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는 데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But as we all know, the DPRK has enjoyed blanket protection from two members of this Council. These two members have gone out of their way to justify the DPRK’s repeated provocations and block every attempt to update the sanctions regime. In short, two permanent members of the Security Council have enabled Kim Jong Un.”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북한은 안보리 2개 이사국으로부터 전적인 보호를 누리고 있고, 이 2개 이사국은 북한의 거듭된 도발을 정당화하고 제재 체제를 갱신하려는 모든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애써왔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요약하자면 안보리 상임이사국 2개 나라가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지적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최근 분열에도 불구하고 나는 최근 몇 년간 우리가 북한의 도발에 만장일치로 대응한 것처럼 여전히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Despite recent divisions, I believe it is still within our power to come together – just as we did in recent years – when we unanimously responded to the DPRK’s provocation… We can and must return to a time when we spoke with a unified voice against the DPRK’s malign behavior and when we stood together in support of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This means fully implementing existing DPRK resolutions. It means undertaking sanctions maintenance efforts. And it means pursuing a resolution to address DPRK sanctions evasion activities going forward.”

이어 “북한의 악의적인 행동에 단합된 목소리를 내고, 세계 비확산 체제를 지지하는 데 함께 했던 때로 되돌아갈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건 현 대북 결의에 대한 완전한 이행과 제재 유지 노력, 그리고 북한의 지속적인 제재 회피를 다루기 위한 결의안 추구를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사실은 북한이 모든 유엔 회원국을 위협할 수 있는 역량을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 모두와 공동 안보를 위협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e truth is the DPRK is testing capabilities that can threaten every single UN Member State. That threatens all our individual and collective security, full stop. And by serving on this Council, we have all taken on the weighty responsibility of protecting and defending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이어 “안보리에서 일하는 우리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보호하고 지키는 무거운 책임을 떠맡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에 대한 새 결의안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결의안 초안 작성이나 배포 등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한 회의에서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제안했으며, 이후 초안을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해당 결의안은 최종 무산됐었습니다.

이날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도 한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바버라 우드워드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이번 발사는 심각한 긴장 고조 행위”라면서 “더 광범위한 추세 역시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에만 북한이 39발을 발사했으며 그중 7발이 최근 열흘 사이에 발사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우드워드 대사] “This latest test is a serious escalation. But the broader trend is just as concerning. This year alone, North Korea has launched 39 ballistic missiles, seven of which were launched in the last 10 days. President, we urge council members to meet these violations with a firm and united response. North Korea has been emboldened by the council's inaction and the use of the veto by two council members. Diplomacy is the only route to sustained peace on the peninsula, but it is right that this council continue to take appropriate targeted measures to slow the pace of proliferation.”

우드워드 대사는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러한 도발에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북한은 안보리의 무대응과 2개 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로 대담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외교는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유일한 길”이라면서도 “안보리가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적절한 정밀 조치를 계속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안보리 비이사국인 한국과 일본이 관련국 자격으로 참가해 안보리의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안보리는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를 끝내야 한다는 단합되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The Security Council must take decisive measures to send a unified and clear message to Pyongyang that its escalatory behavior must come to an end. In the meantime, the existing Security Council sanctions measures must be fully and faithfully implemented by all members of the United Nations, especially by Security Council members.”

이어 “기존 안보리 제재 조치는 모든 유엔 회원국, 특별히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의해 완전하고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유엔주재 일본대사는 “안보리가 시험 받고 있다는 사실과 신뢰성이 위태로운 상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침묵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 없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습니다.

겅솽 유엔주재 중국 부대사는 “우리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역내에서 실시한 여러 연합 군사훈련에 주목했다”면서 “간단히 검토하더라도 북한의 발사 활동은 그러한 군사 훈련 전후에 이뤄졌고, 단독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유엔주재 러시아 부대사도 지난 8월 미국과 한국이 실시한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과 9월 말 실시된 미한일 군사훈련을 비판하면서 “이들 나라 정상들은 무책임하게 한반도에 미국의 핵을 포함한 억제 수단의 배치를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브스티그니바 부대사]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이 이 일대에서 실시한 근시안적인 대립과 군사활동의 결과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과 러시아의 주장에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추가 발언권을 사용해 적극 반박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The United States and the ROK carry out defensive military exercises responsibly and consistent with international law. These exercises improve readiness critical to deterrence and responding to regional threats. Ballistic missile launches by the DPRK are unlawful, they’re reckless, and they endanger neighbors in the region, and there’s no equivalency between these two activities.”

“미국과 한국은 책임 있게 그리고 국제법에 따라 방어적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이러한 훈련은 역내 위협에 대한 억제와 대응에 필수적인 준비태세를 향상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불법이고, 무모한 것은 물론 역내 이웃국가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미국과 북한의) 활동은 동등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안보리 이사국들은 공개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안보리의 대응 조치인 결의안 채택이나 의장성명 혹은 언론성명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한 안보리 회의는 이번이 9번째입니다.

과거 안보리는 비공개회의를 개최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왔지만, 최근에는 공개회의를 열어 회원국들의 대북 규탄 발언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