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폭격기 B-1B, 훈련 뒤에도 괌에서 출격 대기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한국, 일본과의 연합 공중훈련에 동원됐던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여전히 괌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훈련이 끝난 뒤에도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서 출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가 포착됐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9일 자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B-1B 랜서 2대는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 야외 계류장에 세워져 있습니다.

B-1B 특유의 두껍고 긴 동체가 선명하고 과거 계류지와 동일한 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뤄 해당 기체는 모두 B-1B 랜서로 추정됩니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9일 자 위성사진에서 B-1B랜서 2대(원 안)가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앞서 미 공군은 한반도 시각으로 5일 오후 한반도 상공과 일본 상공에 각각 B-1B 랜서 2대를 투입한 바 있습니다.

당시 B-1B 랜서는 한국과 미군의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참여했으며, 이후 일본 항공자위대의 전투기와도 공동 훈련을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훈련이 끝난 지 나흘 뒤인 9일까지 여전히 역내에 머물고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입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폭격기는 미 공군의 3대 장거리 전략폭격기 중 하나로 최대속도가 마하 1.25에 달해 괌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이면 도착해 작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최대 60t의 폭탄을 싣고 적진 상공을 비행할 수 있으며, 스텔스 기능을 갖춰 10km 밖에서도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의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에 대응해 가장 먼저 한반도에 전개될 전략자산으로 B-1B 랜서를 꼽고 있습니다.

B-1B 랜서는 지난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의 동해상 국제 공역을 비행한 바 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4일까지로 예정됐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하루 더 연장했는데, 이 결정이 발표된 지 몇 시간 만에 B-1B 랜서가 한반도 상공을 날았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B-1B 랜서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군용기 추적 트위터 계정은 지난 5일 B-1B 랜서의 한반도 전개 당시 항적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트위터 계정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타이거37’과 ‘타이거38’을 호출부호로 사용하는 B-1B 랜서 2대는 5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뒤 곧바로 북서쪽으로 날았습니다.

이들 2대는 이후 제주도 남단 해상까지 비행하는 모습이 관측됐는데, 한반도와 괌 사이 지점에선 한 차례 공중 급유를 받은 흔적도 남겼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