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북제재위원장 “제재 회피 선박·개인 추가 제재해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2020년 4월 보고서를 통해 동중국해에서 시에라리온 선적의 'Vifine' 호와 'New Konk' 호 사이에 해상 환적이 이뤄지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Vifine' 호는 여러 곳에서 선적한 정제유를 북한 남포항으로 운반했다. 'Vifine' 호와 'New Konk' 호는 등록 회사가 달랐지만, 확인 결과 두 회사의 주소는 같았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노르웨이 대사가 이중용도 품목의 철저한 통제와 제재 회피 활동에 대한 추가 제재를 효과적인 제재 이행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북한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제재 때문이 아니라 정권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됐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모나 율 유엔주재 노르웨이 대사는 무기통제 목록, 특히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용 이중용도 물자 목록을 갱신하는 것이 대북제재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율 대사] “There are many steps the Committee could take to ensure more effective implementation of the sanctions regime. A starting point would be to update the weapons control lists, and particularly, the WMD ballistic missile dual use lists- which the Committee is mandated to update annually.

이달 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율 대사는 12일, 2년 임기의 의장 활동을 정리하는 안보리 회의에서 “제재 체제의 더욱 효율적인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대북제재위가 취할 수 있는 많은 조치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제재 회피에 도움을 주는 선박과 개인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율 대사] “In my view, it would also be beneficial for the Committee to seek further designations of vessels and individuals who obviously contribute to sanctions evasions by the DPRK.”

율 대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횟수가 걱정스럽게 증가하고 있다”며 “빈도와 다양성, 규모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율 대사] “There has been a deeply troubling increase in the number of ballistic missile tests by the DPRK. These launches are unprecedented in frequency, diversity, and scale. And the nuclear rhetoric of the DPRK state media is cause for grave concern. Against this backdrop, the sanctions regime remains an important instrument to curb the DPRK’s ability to fund its illega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program, and their means of delivery.

아울러 “북한 관영 매체의 핵 관련 표현도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며 “이런 상황에 맞서서 제재 체재는 여전히 불법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운반 수단에 자금을 대는 북한의 능력을 억제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지난 2년간 “대북제재위원회 의장으로서 효과적인 제재 이행을 전면에 두고 위원회에서 관련 합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대북 정제유 수출량을 ‘톤’이 아닌 ‘배럴’ 단위로 정하는 데 합의한 것을 성과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안보리에서는 그동안 대북 정제유 공급량의 단위 문제를 놓고 혼란을 빚어왔습니다. 지난 2017년 채택된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에 따르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는 연간 50만 ‘배럴’로 명시됐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배럴’이 아닌 ‘톤’으로 공급량을 보고하면서 수입 한도 초과 여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1년부터 중국과 러시아도 ‘배럴’로 통일해 보고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율 대사는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도 계속해서 집중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모든 회원국은 대북제재 면제를 신속히 승인하는 데 강한 헌신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불행하게도, 제재 면제가 다수 승인된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에는 소량의 인도적 지원 물자만이 반입됐고, 이는 북한 정부의 국경 봉쇄 조치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율 대사] “The humanitarian situation in the DPRK has also been a constant focus for the 1718 committee. All Committee members have also shown a strong commitment to grant exemptions expediently. Unfortunately, however, there is a contrast between the many exemptions granted, and the reports of only a small amount of humanitarian assistance reaching the DPRK- because of the border closures imposed by the DPRK government.”

특히 “제재의 인도주의적 여파를 정치적 고려에서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다른 요인 때문에 발생한 심각한 문제에 대해 제재가 그 원인인 것처럼 잘못 묘사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율 대사는 북한의 제재 회피와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역할을 강조하며 각국에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이 방해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회원국들이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북제재위원회도 전문가패널과 긴밀히 협력할수록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북한에는 “행로를 바꿔 대화를 위한 수많은 시도에 긍정적으로 응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교만이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올바른 길이자 유일한 길임을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 노르웨이는 지난해부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를 이끌었으며 2년 임기를 끝으로 이달 말 의장국 자리를 내려놓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