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초음속 전폭기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가까운 자국 영토 벨고로드에 실수로 폭탄을 투하해 부상자가 발생하고, 아파트와 차량 등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21일 "공중 우주군 소속 수호이(Su)-34 전폭기 1대가 벨고로드 시 상공을 비행하던 중 탄약의 비정상적 투하가 일어났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는 "이 사고로 주택 건물이 파손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다"고 설명하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정상적 투하'의 원인이 뭔지, 어떤 종류의 폭탄이 떨어졌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 주지사 비상사태 선포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여성을 포함한 3명이 부상을 입고 아파트 4동과 자동차 4대가 파손됐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습니다.
또한 주요 도로 중 한 곳에 20m 크기 구덩이가 생겼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유리창이 깨진 건물들과 파손된 차량, 거리에 쌓인 콘크리트 더미 등이 담겼습니다.
러시아 국토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벨고로드 주는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 하르키우 주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전쟁을 시작한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도시들을 겨냥한 미사일과 로켓 등이 이 곳에서 자주 발사됐고, 전폭기 출격 근거지로도 이용돼 왔습니다.
■ Su-34 주택가 추락
이 과정에서 폭발 사고로 관내 연료와 탄약 저장고가 파괴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이번 오폭 사고를 일으킨 전폭기와 같은 기종인 Su-34가 국경 인근에서 이륙 직후 예이스크 시내 주택가에 추락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같이 보기: 러시아군 "어려운 결정할 수도" 헤르손 철수 가능성 시사...수호이-34 전폭기 아파트에 추락, 30여명 사상지난해 10월 발생한 이 추락 사고로 어린이를 포함한 사상자 30여 명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탈출했으나 전폭기가 폭발하고 흘러나온 연료에 불이 붙으면서 9층 아파트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Su-34는 지난 2014년부터 러시아 공중 우주군에 실전 배치된 초음속 전폭기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주요 도시에서 폭격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투기를 상대로 공중전도 수행하면서, 다량의 폭탄을 싣고 탱크나 야전 진지, 탄약고 등을 폭격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