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북한, 공정한 재판 없이 사형집행 계속…관련 정보 공개해야”

탈북민이 북한에 있을 때 목격한 공개처형 장면을 그린 그림이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행사장에 전시됐다. (자료사진)

북한이 공정한 재판 없이 계속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가 지적했습니다. 사형 집행과 관련한 구체적 정보의 투명한 공개도 촉구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북한을 여전히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이 단체는 16일 ‘사형 선고와 집행 2022’ 보고서를 공개하고 지난해 사형이 집행된 전 세계 20개 나라 가운데 북한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해 사형 선고가 있었던 52개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의 상황을 정확히 평가할 만큼 충분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에도 중국과 베트남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보고서에는 사형 건수, 사형 선고 건수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이들 나라들은 사형 집행이나 선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의 플러스(+)로 표시됐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에서 집행되는 사형 방식을 총살로 추정했습니다.

키아라 산조르지오 국제앰네스티 사형제도 고문이 16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키아라 산조르지오 국제앰네스티 사형제도 고문은 16일 VOA와의 영상 통화에서 북한의 ‘비밀주의’로 인해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산조르지오 고문] “First of all I want to say that it is very difficult for Amnesty International to assess information on the use of the death penalty in North Korea. This is, first of all, because we do not have access to the country, and secondly, because it's very difficult to independently verify some of the reports that come out of North Korea or surrounding countries with regard to execution and the sentence.”

산조르지오 고문은 “국제앰네스티가 북한에 접근할 수 없고 사형 집행과 선고에 대해 북한과 주변국에서 나오는 보고들을 독립적으로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국제앰네스티는 관련 정보를 계속 접하고 있으며 북한에서 다양한 범죄에 대해 사형 선고가 내려지고 집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산조르지오 고문] “We remain concerned as Amnesty International the death penalty in North Korea continues to be used for a wide range of crimes. Some of them do not meet the threshold of the most serious crimes under international law. We hear reports for example of the death penalty being proposed for dissemination of banned videos for example, again, it is very difficult to confirm the information but it is a concern that we also have. We also hear very speedy and fast trials that lead to the imposition of the sentences without the very basic safeguards of fair trial that should be guaranteed in any criminal case but particularly in cases where the death penalty is, is a possibility.”

산조르지오 고문은 “일부 경우 국제법상 가장 심각한 범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사형이 선고되고 집행되고 있다"며 금지된 영상의 유포를 그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또 북한에서는 “모든 형사 사건, 특히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는 사건일 경우 더욱 보장돼야 하는 공정한 재판이라는 기본적인 보호 장치 없이 매우 재판이 빨리 진행되고 형이 부과된다는 소식도 들린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산조르지오 고문은 북한 당국에 사형 집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은 사형 집행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매년 수천 건의 사형이 집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과 중국 등 사형 집행 건수를 공개하지 않은 사례를 제외하면 지난해 사형 집행 건수는 883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21년에 비해 53% 증가한 것으로 2017년 993건 이후 가장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앰네스티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사형 집행이 2021년 520건에서 지난해 825건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공식 사형 집행 건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576건의 이란이었고, 사우디아라비아 196건, 이집트 24건 순이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연방정부와 주 정부를 합쳐 모두 18건의 사형을 집행했으며, 이는 199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라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지난해 사형이 선고된 1명을 포함해 총 60명이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