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전 미 부통령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프랑스 17세 경찰 총격에 사망, 시위 격화

마이크 펜스(오른쪽) 전 미국 부통령이 29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사전 공지 없이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프랑스에서 10대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점점 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미국 상공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은 미국 정보를 수집하지 못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2024년 미 대선 공화당 경선 주자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29일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공화당 경선 주자가 우크라이나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펜스 전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만났습니까?

기자) 네. 펜스 전 부통령은 수도 크이우의 대통령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강력하고 변함없는 지원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정치권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뤄진 펜스 전 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이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펜스 전 부통령은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가장 먼저 보도한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자유세계의 리더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민간인으로서 우크라이나에 온 것이라며 정치적 행보로 보는 시선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 경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에 우크라이나의 폴란드 국경 인근 지역을 방문해 구호 활동을 도운 바 있습니다.

진행자) 펜스 전 부통령의 이야기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네. 펜스 전 부통령은 러시아의 비양심적이고 부당한 침략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영웅적인 모습,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집을 잃은 이르핀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내 몫을 다해, 우크라이나 친구들과 동맹들을 위해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계속 촉구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펜스 전 부통령이 이르핀도 방문했습니까?

기자) 네. 펜스 전 부통령은 크이우 인근에 있는 이르핀, 부차 등 소도시 3곳을 방문했습니다. 이들 지역은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민간인들을 학살해 전쟁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곳입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폐허가 된 도시를 돌아보고 지역 주민들도 만났고요. 전쟁으로 숨진 이들을 위한 추모비에도 헌화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공화당 경선 주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팀 스콧 상원의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 론 디샌티스 후보 등은 제한적 지원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에서 일어난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반란 사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약화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여전히 강력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분명 적어도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다소 약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권좌에 있지 않을 경우, 그것이 궁극적으로 더 좋은 일이 될지, 더 나쁜 일이 될지 알 수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을 전쟁 범죄 혐의로 처벌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전쟁이 끝난 후에 논의할 문제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제형사재판소(ICC)는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전쟁 후에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죠?

기자) 지금 이 문제를 꺼내면 결코 협상할 수 없고 평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전쟁 중단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 일부를 양보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용감히 싸우면서 많은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 어리석은 전쟁에서 사람들이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면서, 이제 미국이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중재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러시아에서는 무장 반란 사태 후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고요?

기자) 네.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반란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매체는 29일 익명의 미국, 러시아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수로비킨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당국에 구금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수로비킨 장군의 구금설이 나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바그너그룹이 반란이 실패한 지난 24일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로비킨 장군은 반란을 이끈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와 돈독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앞서 러시아 매체는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수로비킨이 반란 기간, 프리고진 편을 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도 이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9일 기자들에게, 수로비킨 장군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기자들이 국방부에 직접 문의하라고 말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지난 27일 벨라루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 프리고진 씨의 거취에 대해서도, 그의 행방에 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수로비킨 장군의 딸 베로니카 씨는 29일 러시아 매체 ‘바자’에, 자신의 아버지는 괜찮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그는 지금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7일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경찰 총격에 사망한 '나엘' 군의 어머니 '모우니아(가운데)' 씨가 29일 현지에서 열린 규탄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프랑스로 가보겠습니다. 프랑스에서 지금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프랑스에서 경찰 총에 맞아 10대 청소년이 사망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며칠째 벌어지고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차들이 불에 타고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까지 자행되면서 소요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태가 커지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일정을 줄이고 급히 귀국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를 촉발한 소년 사망 사건의 전후 내용부터 좀 살펴볼까요?

기자)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27일입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나엘’이라는 17세 알제리계 소년이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차를 타고 가다 경찰의 교통 검문을 받았는데요. 이를 피하려고 차를 계속 몰았습니다. 그러자 경찰이 총을 발사했고요. 운전석에 있던 소년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진행자) 나엘 군이 왜 교통 검문을 피하려고 한 걸까요?

기자) 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으로,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나엘 군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배달 기사였는데요. 사고 당시 그는 메르세데즈 벤츠를 몰고 있었는데, 렌터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 안에는 다른 2명이 더 있었는데요. 1명은 도주했고 나머지 1명은 미성년자로 당시 체포됐다 나중에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나엘 군에게 총을 쏜 경찰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29일 검찰에 기소됐고요. 현재 예비 구치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해당 경찰은 나엘 군에게 치명적인 총을 쏜 것을 인정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나엘 군의 다리를 조준한 것이 잘못해 가슴을 향해 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나엘 군의 사망에 분노한 시위로 프랑스 전역이 들끓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시위는 당초 나엘 군의 어머니 ‘모우니아’ 씨 주도로 사건이 발생한 낭테르에서 시작됐는데요. 점차 툴루즈, 리옹, 마르세유 등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파손하는 등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데요. 이에 프랑스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10대 소년의 사망으로 불거진 시위가 이렇게 격화하는 이유는 경찰에 대한 오랜 분노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경찰 공권력에 대해 축적됐던 불만이 폭발한 거라는 이야긴가요?

기자) 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교통 검문을 거부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이 13명에 이릅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프랑스 경찰의 고질적인 인종 차별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파리 등 수도권 일대에는 트램, 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 통행 금지령도 내려진 상태입니다. 프랑스 내무부가 약 4만 명의 경관을 현장에 투입한 가운데 지금까지 약 70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 사태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한편,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시위대의 자제를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벨기에에서 급히 귀국해 30일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미국 해군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연안에 떨어진 중국 정찰 풍선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정찰 풍선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지난 2월 미국 상공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의 사전 조처와 노력으로 아무런 정보도 수집하지 못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국방부 패트릭 라이더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것(정찰풍선)이 미국 상공을 지나가거나 비행하는 동안 정보를 수집하지 못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미 국방부는 해당 풍선을 통해 미국의 주요 정보가 중국에 넘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자세한 설명 없이 “우리는 이 정찰 풍선의 정보 수집 능력을 낮추는 조처를 했다”며 “그러한 당국의 노력은 분명히 중국 정찰 풍선이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당국은 해당 풍선의 잔해를 수거해서 그동안 이를 분석해 왔죠?

기자) 맞습니다. 해당 풍선은 지난 2월 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연안 상공에서 미군 전투기에 의해 격추됐는데요. 미 국방∙정보기관과 연방수사국(FBI)이 잔해를 수거해 정밀 분석을 벌여왔습니다. 미국 당국은 특히 해당 풍선이 미국과 캐나다 상공을 통과하는 동안 각종 민감한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중국에 넘겼는지 정밀 조사해왔습니다.

진행자) 해당 풍선에 미국산 장비들이 많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매체는 최근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해당 풍선이 미국의 감시 기술을 사용하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장비도 대거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이런 장비가 사진이나 동영상, 기타 정보를 수집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 보도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라이더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러한 상황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라이더 대변인은 “전에도 드론이나 다른 능력에 관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미국의 상용 부품이 사용된 경우를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 국방부 발표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미국 정부의 정찰 풍선 주장은 “허위”라며 반발했습니다. 중국은 해당 풍선이 기상 관측과 연구 목적의 민간용 기구로, 기류 때문에 예정된 항로를 이탈한 것이라고 줄곧 주장했고요. 미국이 안보 우려를 과장하고 있다고 비난해왔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으로 미국과 중국 관계가 더 경색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몇 년 타이완해협과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 문제를 비롯해 홍콩 민주주의, 소수민족 인권 침해, 무역 등 여러 측면에서 충돌해 왔는데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중국 정찰 풍선 사건이 터지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무기한 연기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 전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18일과 19일 이틀간,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약 넉 달 만에 중국 방문이 다시 성사됐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이크 폼페오 장관 방문 후 처음이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등 중국 고위 관리들을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의 방중 직후 바이든 대통령의 시 주석 관련 발언이 또다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어떤 발언이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한 기금 마련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로 지칭한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찰 풍선이 미국 상공을 비행중이라는 것을 시 주석이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 독재자들로서는 자신들이 모르는 상황이 있다는 건 창피스러운 일이라는 맥락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공개적인 정치적 도발’이라고 크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