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3차대전 가까워...우리도 집속탄 쓸수 밖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 (자료사진)

우크라이나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적 지원 확대가 3차 세계대전을 앞당길 것이라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이 11일 주장했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나토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지원 계획을 두고 "완전히 미쳐버린 서방은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해 낼 수 없었다"며 "이젠 막다른 골목이다, 제3차 세계대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글을 텔레그램에 올렸습니다.

이어 나토의 결정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목표를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같은 목표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미국 집속탄 우크라이나 제공 반발

이런 가운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집속탄에 러시아도 "유사한 무기로 맞설 수 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이날(11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집속탄이 민간인에게 미치는 위협을 인식하고 특수 작전에서 사용을 자제해 왔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공급하면 러시아군은 이에 대응해 유사한 무기를 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의 집속탄은 미국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며 다양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쇼이구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7일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제공을 공식 발표한데 대한 반응입니다.

같이 보기: 미, 집속탄 우크라이나 지원 공식 발표...'국제적 논란 무기' 투입으로 전쟁 흐름 바뀌나

집속탄은 모체가 공중 파괴되면서, 안에 있던 작은 폭탄 최대 수천 개가 표적 주변에 뿌려져 불특정 다수를 살상합니다.

광범위한 인명 살상 효과로 논란 소지가 큰 '비인도적 무기'로 꼽힙니다.

지난 2010년에 집속탄 사용과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Convention on Cluster Munitions)'을 국제적으로 발효시킨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현재 120여 개국이 이 협약에 서명한 상태인데, 나토 회원국 30곳 중 3분의 2 가량도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CCM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집속탄 운용에 관한 제도적 문제는 없습니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을 사용한 사례가 여러 차례 드러났습니다.

같이 보기: "우크라이나서 집속탄에 200명 이상 사망"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