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 앞에 회원국 국기들이 게양돼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출범 이래 최대 안보 위기를 맞은 나토는 동맹 결속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나토의 어제와 오늘, 당면 과제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재부각된 나토의 존재감”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단행한 이래 국제 뉴스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조직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입니다.

나토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구시대의 산물, 냉전 시대의 유물이라는 냉소적 비판을 듣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래 유럽, 더 나아가 세계 안보의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할 주요 안보 조직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나토의 출발은 냉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국제 사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국가들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 국가들 간의 냉전 구도가 형성됐는데요. 특히 유럽은 영국과 프랑스 등 서유럽의 전통적인 민주 국가들과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의 공산권 국가들로 나뉘어 대립했습니다.

당시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 국가들의 군사적 팽창에 위기의식을 느낀 이들 서유럽 국가와 미국은 이에 대응할 군사 동맹체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고요. 그렇게 해서 1949년 탄생한 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입니다.

이후 나토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까지 큰 안보 도전 없이 70년 넘는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다만 나토 창설의 직접적 동기가 됐던 소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나토의 존립 자체에 대해 부정적 시선이 있었는데요. 나토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전 세계 대테러 작전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활동 등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나토의 핵심 위력: 집단안보”

나토의 목적은 정치적, 군사적 수단을 통해 회원국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나토가 위력적인 것은 무엇보다 회원국들의 집단방위 약속 때문입니다.

나토의 근간이 되는 ‘북대서양조약’은 전문과 14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나토는 제5조에서 한 회원국에 무력행사가 가해지면 이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집단안보’ 내용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나토 회원국은 모두 31개국인데요. 어느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나머지 30개국이 군사력을 결집한다는 것은 가히 무적의 군사력을 뜻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토 제5조가 발동한 것은 단 한 번입니다. 지난 2001년 미국에 대한 9.11 테러 공격이 발생했을 때인데요. 당시 나토는 미국이 공격받은 바로 다음 날 즉각 5조를 발동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미국에 대한 연대를 보여줬습니다.

“커지는 몸집”

나토는 1949년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 북미 지역 2개국과 유럽 10개국의 12개 나라로 출범했는데요. 이후 큰 변동 없이 이어지다가 1991년 소련 해체 후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바로 폴란드, 체코, 헝가리를 시작으로, 루마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구소련 국가들이 속속 가입한 건데요. 그러면서 2020년에는 30개 회원국으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3년 후인 지난 4월, 북유럽의 부국 핀란드까지 나토에 합류하면서 나토는 31개 회원국을 가진 군사 동맹체로 몸집이 더 커졌습니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핀란드는 다른 주변 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과는 달리, 지난 70여 년간 군사적 중립을 표방하며 나토와 거리를 두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안보 위기를 느낀 핀란드도 나토의 안보 우산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러시아와 1천300km 이상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군사력을 잘 갖추고 있어 나토로서 핀란드의 가세는 큰 자산을 확보한 건데요. 반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방어해야 할 국경 길이가 기존의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한편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추진해 온 북유럽의 또 다른 부국 스웨덴은 튀르키예의 반대에 막혀 아직까지 합류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나토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0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 입장을 전격 철회했습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던 최대 장애물이 제거되면서 스웨덴의 합류는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스웨덴까지 합류하면 나토는 32개 회원국을 거느린 세계 최대 군사 동맹체로 또 한 번 거듭나게 됩니다.

“아시아∙태평양을 품는 나토”

11일과 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는 나토 31개 회원국 외에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AP4)’ 정상이 초청됐습니다.

이들 4개국 정상은 나토의 주요 협력국으로서 2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초대됐는데요. 이는 나토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대화를 강화하고 이 지역 안보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토는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신전략개념’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이라고 처음 명시했고요. 이번 나토 정상회의 첫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중국이 나토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도전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을 공표하고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다만 나토 회원국 간에 중국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나토의 지리적 범위가 아시아태평양으로 확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나토는 회원국이 아닌 일본에 나토 연락사무소 신설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나토는 글로벌 동맹이 아니라며, 기존 북미∙유럽 체제 유지를 주장하는 프랑스의 반대에 막혀 무산됐습니다.

“우크라이나 가입 문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명분 가운데 하나로 내세운 게 바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붕괴하며 독립했지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았는데요.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2002년 레오니드 쿠치마 당시 대통령이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 천명했습니다.

이후 빅토르 유셴코 전 대통령 등 친서방 정권은 꾸준히 나토 문을 두드렸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가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나토는 루마니아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는 궁극적으로 나토의 일부가 될 것이다’는 문구가 들어간 ‘부쿠레슈티 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가시적인 후속 조처는 이어지지 않았고, 러시아는 줄곧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대했습니다.

러시아는 특히 30년 전 독일 통일 당시 협상 과정에서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나토 관할권이 동쪽으로 단 1인치도 나가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반발했는데요. 베이커 전 장관은 앞뒤 문맥을 살피지 않은 엉터리 주장이라고 일축했고요. 나토는 한 개인의 발언이 동맹의 합의나 공식 조약을 대신할 수 없다고 선을 그어왔습니다.

현재 나토의 공식 입장은 우크라이나는 ‘부쿠레슈티 선언문’이 보장한 대로 궁극적으로 나토의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시기상의 문제로, 전쟁이 끝난 후에 가입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는 나토의 집단방위 조약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회원국에 합류하면 나토는 집단방위 조약에 따라 자동으로 전쟁에 개입해 러시아와 싸워야만 합니다. 확전을 경계하는 나토로서는 이는 가장 부담스럽고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나토는 일단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의 공식 가입 절차가 시작되면, 다른 신청국들에 요구해 왔던 ‘회원국 자격 행동계획(Membership Action Plan)’ 절차는 면제해 주겠다는 방침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임기가 1년 더 연장됐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지난 2014년 나토 사무총장으로 취임해 임무를 수행해 왔는데요. 2018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8년간 재임하고 지난해 9월 말 퇴임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임기가 1년 연장됐다가 이번에 또 추가 연장된 것입니다.

나토 사무총장의 임기는 원래 4년인데요. 비상사태 등이 있을 경우, 회원국의 합의에 따라 1년 단위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1959년생으로 올해 64살입니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태어나 오슬로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언론사와 노르웨이 통계청을 거쳐 1993년 총선에서 오슬로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고요. 산업에너지부 장관, 재무부 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후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노르웨이 총리직을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2월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유엔 기후변화 특사로 지명받아 이듬해까지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어 2014년 북대서양이사회의 지명을 받아 나토 사무총장 임기를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관해 알아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 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