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톡] “중러, 북한 지원하며 유엔 조롱…강력 제재 필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함께 방문한 '무장장비전시회'에 신형 무인기가 전시돼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북한의 ‘전승절’ 열병식을 참관한 가운데 두 나라가 북한의 불법 자금 창출 활동을 물리적으로 지원하며 유엔을 조롱하고 있다고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지적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 중국의 북한 제재 회피 방조를 겨냥한 강력한 제재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29일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 석좌와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WMD) 선임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주 동안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단거리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탄도미사일을 금지했지 순항미사일을 금지하진 않았는데요.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패트릭 크로닌 석좌) 북한이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레이더망을 피해 날아갈 수 있는 공기 흡입식 미사일이죠. (오키나와, 필리핀, 타이완을 연결하는) ‘제1도련선’ 안의 모든 미군 기지와 우방, 동맹국들을 타격하고 미국과 동맹군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유엔이 해법의 일부가 될 수 있지만, 유엔의 금지가 북한의 행동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러시아와 미국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지키지 못했는데요. 러시아의 조약 위반 때문이었습니다. 상충하는 이해관계와 군사 계획이 있을 경우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북한은 무기 전반을 증강하고자 합니다. 미국과 동등한 세력이 되고자 하고 일종의 영구적 위협을 가하고자 하죠. 따라서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어떤 금지 조치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북한 미사일이 주변국을 직접 위협하지 않는 상황에선 그저 말로만 규탄하는 게 옳은 방법일까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성명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진 못하는데 사실상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닌가요?

앤서니 루지에로 전 국장)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과 동맹국, 역내 파트너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건 북한의 노력이죠. 이런 무기를 개발해 앞으로도 계속 한국과 일본을 강압하려고 말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금 가망이 없습니다. 저는 바이든 정부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회의나 소집하고 엄중한 성명서만 발표하면서요. 지금 행정부가 할 일은 미국의 제재를 통해 유엔 제재를 이행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현 상황에 매우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열병식에 이 모든 미사일을 도열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이 모든 무기를 행진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진행자) 북한은 작년부터 미사일을 100발 넘게 발사하면서 특히 전술핵무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한 핵협의그룹이 북한 위협에 대응해 전술핵무기 사용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건 아닌가요?

크로닌 석좌) 물론입니다. 하지만 ICBM에도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북한은 ICBM을 시험했죠.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두 차례 성공적으로 발사했습니다. 전술핵은 ICBM보다 전장에서 더 쉽게 사용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과 미국 사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진전되고 있는 확장억제 논의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핵협의그룹 첫 회의가 열렸습니다. 전략자산이 한반도 주변으로 전개되고 모이는 것을 봤습니다. 원자력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 전략핵잠수함, 공격용 잠수함이 전개됐죠. 모두 북한의 무기 사용, 특히 전술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려는 노력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이 미국 확장억제의 일환으로 한국에 전개됐습니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한국에 전략핵잠수함을 파견한 것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공격을 억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루지에로 전 국장) 맞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은 정권 종말로 이어진다는 점을 김씨 정권에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국방장관도 그렇게 이야기했죠.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잠수함 등 군사 장비는 중국에도 사용될 것들입니다. 중국도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 전개되는 군사 물자의 규모에 대해 중국이 우려하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선 북한의 제재 회피와 금지된 활동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진행자) 매콜 위원장은 핵잠수함이 그곳에 있는 이유는 타이완과 중국의 충돌 시 북한을 억제하고 틀어막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타이완 유사시 한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뜻일까요?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도움 없이 중국을 압도할 수 있을까요?

크로닌 석좌) 윤 대통령은 타이완 문제는 역내를 넘어 전 세계적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죠. 타이완 전쟁이 벌어지거나 위기가 닥쳤을 때 한국 안보가 보장할 수 없음을 내비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나리오에서 잠수함을 사용할지는 별개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잠수함들은 한국에 주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잠수함의 한국 방문을 타이완 유사시 한국의 자동적인 역할과 연계하지는 않겠습니다. 방금 나온 일본 방위백서는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섬이 타이완 유사시 최전방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타이완 유사시 일본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죠. 이는 한국을 역내 위기로 몰아넣는 것에 매우 가깝습니다. 중국이 치명적 오판을 하고 타이완을 무력으로 통일하려 한다면요.

진행자)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무력시위로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발적인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을까요? 19세기 후반에 한국은 강대국들의 각축장이었습니다. 한국이 그 경험을 교훈 삼아 역내 긴장 고조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오판하는 것은 아마도 북한일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 심지어 일본도 북한에 손을 내밀려고 하니까요. 미한일은 직통 전화 설치 등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군사적, 외교적 두 방면 모두에서요. 타이완 위기와 중국의 잠재적 타이완 침공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제가 걱정하는 것은 김정은의 생각입니다. 중국과 타이완의 잠재적 충돌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의문입니다. 만약 북한이 남하하거나 한국과 일본을 더 강압할 기회로 오판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그 부분에서 오판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한국이 강대국 사이에서 겪었던 과거 경험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균형 외교와 미국과의 동맹 강화 중 선택을 해야 할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5~6년 전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달랐을 때는 한국이 균형 외교를 펼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해야 하는 때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선택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에 강압 받지 않는 것을 선택했고요. 중국은 다른 나라들의 결정은 개의치 않은 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더 관심이 있죠. 역내 여러 국가가 해야 할 선택이기도 합니다. 이들 중 다수는 미국의 역내 주둔 확대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으로서는 한 번에 모든 곳에 있을 수 있는지, 진정한 글로벌 강국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죠. 일각에선 미국이 유럽에서든 아시아에서든 역내 강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여전히 미국이 글로벌 강국이고 그래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크로닌 석좌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크로닌 석좌) 한국이 중립을 유지하며 분리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은 이런 종류의 국제적, 지역적, 지정학적, 전략적 경쟁에 깊게 관여해 뗄래야 뗄 수 없게 됐습니다. 동시에 한국은 전쟁의 참혹함을 잘 압니다. 전쟁을 경험했죠. 미국도 함께 싸웠습니다. 우리는 종전이 아닌 휴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 경제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방어력을 증강하고 동맹관계는 물론 일본과 호주 등과의 새로운 협력관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윤석열 정부는 올바른 교훈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중국 관리들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 양옆에서 한국전쟁 정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나란히 지켜봤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죠. 중국과 러시아가 그런 노력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크로닌 석좌) 무력화를 넘어섰죠. 중국과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유엔 제재를 뒤집고 한국전쟁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해석을 뒤집으려 합니다. 북한이 핵무기와 ICBM, 전술 핵무기를 만들려고 벌이는 모든 불법 활동은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훙중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의 지원을 물리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매우 유사한 무인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지켜보고 ICBM 행렬을 지켜보면서 말이죠. 이것은 유엔을 조롱하는 것이고 북한은 매우 기뻐하고 있습니다. 중러의 열병식 참관은 북한이 계속 도발할 수 있는 백지수표이기도 하다는 것을 김정은은 알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이 ICBM을 비롯해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무기를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과시했는데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더 이상의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생생히 보여준 것 아닙니까?

크로닌 석좌) 루지에로 국장 말처럼 러시아와 중국 때문에 유엔 안보리에서 더 이상의 대북 제재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기존 제재가 모두 없어지는 건 아니죠. 제재 이행국이 미국, 한국, 일본처럼 법을 준수하는 국가로 제한될 뿐이죠.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특히 중국을 비롯한 수정주의 국가, 불법 국가에 경제를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죠. 러시아는 여기서 제재만 위반하는 게 아닙니다. 러시아는 북한 군사 무기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바그너 그룹은 이제 러시아 국방부의 관리 아래 들어갔습니다. 더 이상 프리고진 지휘하에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말은 안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가을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제공했고 당시는 프리고진이 바그너 그룹을 운영하던 때였죠. 쇼이구는 푸틴을 편지를 들고 평양에 가서 ‘이제 내가 당신을 담당하고 내가 공급망을 계속 이어갈 것이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 관영매체는 쇼이구와 김정은이 국방안전 분야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언급대로 여기서 상호 관심사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거래 확대를 의미하지 않을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물론 미국의 잘못도 있습니다. 백악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관계가 작년 11월에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관계와 관련해 북한, 특히 러시아에 실질적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북러 협력을 깨고 압력을 높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진지해져야 할 때입니다. 이 행정부가 집권한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제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물론 제재가 위축되기 시작한 것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합니다. 만약 우리가 북한과의 현상 유지에 만족한다면 이대로도 괜찮겠죠. 그것이 이 행정부의 결정이라면 말입니다. 저는 괜찮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상황을 되돌릴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김 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가용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기로 선택할 때만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바그너 그룹의 주요 인물들은 물론 바그너 그룹과 북한 간 거래를 중재한 인물을 제재했는데요.

루지에로 전 국장) 그것은 아주 최소한의 조치일 뿐입니다. 핵심을 건드려야 합니다. 이 행정부의 대북 제재에 대한 접근 방식을 보면 그것이 러시아나 중국 등과의 관계이든, 석탄 거래이든, 해외 노동자 문제이든, 바이든 정부가 불법 네트워크의 일부만을 쫓고 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미국 정부 보도자료의 설명대로 이들 북한인은 중국 회사와 개인, 은행들과 일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미국과도 거래했을 것입니다. 정부는 이들을 겨냥하지 않으려 합니다. 이것은 진지한 접근이 아닙니다. 우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만 대북 제재에 진지하게 접근했습니다. 우리는 그때로 꽤 빨리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단지 이 행정부가 자원을 기꺼이 쓸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중국이 복잡한 문제인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리의 지원을 받는 파트너와 동맹국 중 하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도 우리는 가용한 도구로 (북러) 관계를 끊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진행자) 2018년에 백악관 NSC 국장이셨는데요. 그러면 루지에로 국장님이 백악관에 계셨을 때가 진지한 대북제재 조치가 이뤄졌던 시기였겠군요. 방금 말씀하신 정책 제안을 당시 백악관 고위급에도 제시하셨습니까? 반응은 어땠나요?

루지에로 전 국장) 북한에 대한 제 견해가 매우 일관적이라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도 저는 분명히 그런 견해를 밝혔고요.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대북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고 대통령은 김정은과 함께 협력해 보기로 했죠. 결국 김정은은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고 그때 우리는 이전에 통했던 정책으로 돌아갔어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회담을 끌어낸 압박 정책으로 말이죠. 무슨 이유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어볼 문제이죠.

진행자) 그렇다면 루지에로 국장님의 권고는 본질적으로 실패했네요.

루지에로 전 국장) 제 권고가 실패한 게 아니죠. 채택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진행자)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다시 강력한 대북제재로 돌아갔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십니까?

크로닌 석좌) 좋은 질문입니다. 루지에로 국장이 이 분야에 많은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죠. 루지에로 국장도 중국이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국제 경제는 복잡하죠. 미국과 중국 모두 세계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되죠. 중국의 모든 것에 대해 강력한 금융 제재 부과를 위협하면서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를 잃지 않고 월스트리트와 할리우드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에게는 제약이 있고 우리 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악당들의 행동에 대한 루지에로 국장의 분석에 동의합니다. 다만 그들에 대한 압박이 실제로 어떤 식으로든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이행되지 않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고요. 어쩌면 루지에로 국장 말대로 우리가 이전의 제재 방식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전술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면 우리가 예전의 입장을 취해야 하겠죠. 루지에로 국장은 어떤 일이 벌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그 결정을 내리라는 것입니다. 타당한 주장입니다. 하지만 더 큰 정치적, 경제적 주장은 우리가 여전히 미중 관계의 기반을 구축하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워싱턴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적 관심사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의 핵 위협이 아니라요. 이런 주장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고 논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중관계 관리가 우선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이 북한 문제를 돕도록 하려면 미국이 충격요법을 써야 한다고 보지 않습니까? 중국이 현상 유지에 만족한다면 미국과 한국이 일종의 충격을 가해야 하지 않을까요?

크로닌 석좌) 우리도 강하지만 중국도 강하고 거대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강력함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충격 요법 적용에 대해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러시아가 충격 요법을 쓴 것을 생각해봅시다. 작은 이웃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인 3일간의 특별 군사작전이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는 데 대해 오히려 러시아가 충격받았죠. 중국은 강대국이고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저도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기길 바랍니다. 하지만 집을 허물고 싶지는 않습니다. 세계 경제와 우리의 모든 동맹국을 함께 무너뜨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VOA는 중국이 북한 해역에서 불법 선박 환적에 관여한 여러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유엔은 VOA에 관련 정보 공유를 요청했습니다. 이것은 미국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찾을 수 있는 공개된 정보입니다. 미국 정부는 왜 북한의 이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처벌하지 않는 걸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좋은 질문입니다. 이번 정부는 화난 어조로 편지를 쓰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스스로를 토닥이며 무언가 해냈다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이 이 문제에 수년간 관여해 온 것을 알고 있습니다. 크로닌 석좌 말대로 북한의 제재 회피 문제로 중국과 관련해 ‘금지 구역’까지 가지는 말자는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제로 구역’에 머무는 것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 우리는 중국의 주요 네트워크를 해체하기 시작했고 그 후 비공개적으로 중국에 추가 조치를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반응으로 중국은 그들이 합의한 제재를 이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박 간 환적은 우리가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야입니다. 하지만 군사적 억지력을 말할 때 제재 회피 측면에서의 억지력도 조금은 포함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이런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걸 중국에 분명히 밝혀야 하고요. 우리가 중국 은행을 위협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행자) 북한의 제재 회피를 조장하는 중국 기관들에 세컨더리 보이콧이 제대로 적용된 적이 있습니까? 전직 고위 탈북민들은 이런 중국 기관들에 관한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전했다고 VOA에 밝혔는데요.

루지에로 전 국장) 우리는 과거에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단둥 훙샹실업발전 유한공사와 단둥은행을 제재했죠. 이것이 당시 특별했던 것은 우리가 개인 한 명만 추적한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연결책들을 추적했고 글로벌 경제로 옮겨가지 않았는지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개 메시지만큼 중요한 것은 미중 재무부의 사적 대화입니다. 이를 통해 미국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는 걸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중국 은행들은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원하기 때문에 거래 내역을 자체 검열해 북한의 이런 거래를 더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가 목표하는 것은 그 정도입니다. 그런 거래를 모두 겨냥할 수는 없으니까요. 거래를 더 어렵게 만들려는 것이죠. 지금 북한은 어떤 문제도 겪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담 없이 러시아에 무기를 팔고 여러 활동을 벌이는 것이죠. 3년 전만 해도 우리는 북한의 이런 활동을 거론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북한은 자국 무기 프로그램에만 집중하고 있었을 테니까요.

지금까지 패트릭 크로닌 석좌와 앤서니 루지에로 전 NSC 대량살상무기 국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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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북중러’ 연대, 유엔 조롱…중국에 달러 결제망 차단 경고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