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풍계리 핵실험장, 영변 핵시설 활동 징후 포착”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지원할 수 있는 활동 징후가 계속 포착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이 밝혔습니다. 영변 핵 단지에서도 주요 시설의 가동과 건설 움직임이 관측됐습니다. 김진희 기잡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11일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이사회 개막 성명에서 “우리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면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인근과 지원 시설에서 활동 징후가 계속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IAEA 사무총장 성명] “The Nuclear Test Site at Punggye-ri remains prepared to support a nuclear test, and we continue to see indications of activity near Adit 3 and in the support area. The conduct of a nuclear test would contraven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would be a cause for serious concern.”

그러면서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며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공개한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입구.

또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는 활동이 계속되고 있으며, 시설 내 여러 곳에서 건설 활동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IAEA 사무총장 성명] “Activities are continuing at the Yongbyon site and the Agency has observed increased construction activity at several locations in the site. The Agency continues to observe indications of the operation of the 5MW(e) reactor and indications of activity at the Radiochemical Laboratory that are consistent with possible waste treatment or maintenance activities. There are also indications of operation of the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nd its annex. At the Nuclear Fuel Rod Fabrication Plant, some buildings were renovated and others newly constructed.”

특히 “5MW 원자로의 가동 징후와 방사화학실험실에서의 폐기물 처리 또는 유지보수 활동 조짐을 관측했으며,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과 부속 시설의 가동 징후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연료봉 제조 공장에서는 일부 건물이 개조되고 건물이 새로 건설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또한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강화된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고 2009년부터 IAEA의 안전조치 활동을 거부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북한 핵시설에 대한 현장 검증이 중단된 상태이며, IAEA는 위성사진과 공개된 정보 등을 토대로 북한의 핵 활동을 간접적으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처리수 희석 시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TEPCO)이 지난달부터 시작한 오염처리수 방출에 대한 일본 측의 실시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도쿄전력이 IAEA에 보고하는 데이터는 예상 수준 이내”라면서, “최근 발전소 인근 해수를 분석한 결과 삼중수소 농도가 일본의 운영 제한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IAEA 사무총장 성명] “Our most recent sampling and analysis of the seawater near the power plant shows that tritium levels are below Japan’s operational limit. Our independent monitoring and corroboration activities will continue during the entirety of the discharge, which is expected to take decades.”

또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방류 기간 IAEA의 독립적인 모니터링과 확인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처리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과 방출 설비 결함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중국이 오염처리수 해상 방류를 반대하며 지난달 24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바다에서 생산한 소금을 통해 방사성 폐기물이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고 우려한 일부 중국인들이 러시아 소금광산에서 생산한 소금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습니다.

러시아도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선 검사를 강화했습니다.

11일 시작돼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IAEA 정기 이사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이란 핵 문제와 함께 북한의 핵 안전조치 이행 문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됩니다.

VOA 뉴스 김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