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법 전문 변호사들은 미국으로 추방된 월북 미군이 건강 검진 이후 군사재판에 회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월북 미군을 무단이탈자로 볼 것인지 탈영자로 간주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에릭 메이어 군법 전문 변호사는 월북했다 71일만에 추방돼 미국으로 송환된 트래비스 킹 이병이 앞으로 2주에서 한 달간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메이어 변호사] “So I would say it will take about two to four weeks until we gotta start asking questions. This is going to be a process that’s very much driven by the doctors. And it will be long trial because there’s so many stuffs going on. They need to track down what happened after the US solider crossed into North Korea. ”
육군 군사재판법무부대(JAG) 장교 출신의 메이어 변호사는 28일 VOA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의사들이 이 과정을 주도할 것이라며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안들이 얽혀있는 만큼 이후 긴 재판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킹 이병이 북한으로 넘어간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추적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메이어 변호사는 킹 이병이 현재 머물고 있는 육군 의료 센터를 나오면 상황이 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육군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통합적인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킹 이병은 부대에 복귀해 처벌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메이어 변호사] “Things start to change once he gets out of Brooke Army Medical Center. The army will conduct a comprehensive investigation through multiple meetings. He will be returned to his Army Unit and waits for his punishment. But if they put him in pretrial confinement, that’s big news. They think if they don’t, he’s going to run, based on what he did, that’s a pretty reasonable assumption. So that means they are going to file court martial charges against him. That’s really important at that point.”
메이어 변호사는 특히 육군이 킹 이병에 대해 ‘재판 전 구금’(Pretrial Confinement)’ 조치를 취한다면 중요한 뉴스가 될 것이라며, 이는 킹 이병을 군사재판에 회부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28일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포트 샘 휴스턴 합동기지에 도착한 킹 이병이 기지 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다음 전문가와 만나 정서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평가받고 상담사와 만나 재통합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재통합 프로그램에 걸리는 시간은 개인마다 달라 구체적인 시간표를 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싱 부대변인은 킹 이병이 어떤 징계를 받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덧붙일 말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지난 7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의 월북 장면을 지켜본 뉴질랜드 관광객 새라 레슬리 씨가 제공한 사진. 왼쪽 검은색 모자를 쓴 사람이 월북 직전 킹 이병이다.
미 육군 군사재판법무부대(JAG) 대위 출신의 샨 티몬스 군법 전문 변호사도 28일 VOA와의 통화에서 킹 이병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3가지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티몬스 변호사] “First of all, he is likely to face a courts martial trial for article 86 absent without authorization charges and potentially article 85 desertion and likely article 134 charges for service discrediting behavior. And Possible penanlties for him would be dishonorable discharge and the maximum sentence for AWOL is 18 months while for desertion is 5 years.”
킹 이병이 군형법 86조의 무단이탈(AWOL)과 85조의 탈영(desertion), 134조의 복무 중 불신 행위에 해당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무단이탈의 경우에는 불명예 제대와 최대 형량 18개월이 가능하고, 탈영은 형량이 5년이라고 티몬스 변호사는 말했습니다.
메이어 변호사는 따라서 킹 이병의 징계 결정의 관건은 그를 무단이탈자(AWOL)로 볼 것인지 아니면 탈영자(deserter)로 간주할 것인지에 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탈영자로 규정하려면 영구적으로 복귀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여러 증거가 필요하다며, 킹 이병의 경우 월북이 강력한 증거의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메이어 변호사] “The key here is that for desertion to prove that he wanted to remain away permanently, the army has to have the evidence to prove that now there's lots of ways they can get that evidence, and of course, crossing the border into North Korea is a pretty strong piece of evidence saying that you didn't want to return.”
현재 미군은 킹 이병을 무단이탈자로 보고 있습니다.
메이어 변호사는 정신적인 문제로 판단 능력이 부족했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오면 킹 이병의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에서 저지른 범죄 기록과 함께 군 입대 전 전과가 발견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 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무단 월북했다가 추방된 트래비스 킹(오른쪽 두번째) 미 육군 이병이 28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도착한 항공기에서 내리고 있다. (KSAT 영상 캡처)
한편 미 해병대 검사를 거쳐 군 판사를 역임한 게리 솔리스 씨는 킹 이병 사건이 군사재판 절차 없이 신속하게 마무리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 육군이 ‘골칫덩어리’인 킹 이병을 ‘전역행정위원회’로 회부해 빠르게 처리하려 할 것이라는 겁니다.
[녹취: 솔리스 전 판사] “The Army just wants to be shut of this gent who has been nothing but trouble. So I anticipate that the Army will send him to an Administrative discharge Board. Such Boards involve no further punitive action, are fast and simple and don’t require all the legal prerequisites of a court martial and they are difficult to appeal.”
솔리스 전 판사는 전역행정위원회는 추가적인 처벌 조치 없이 빠르고 간단하며 군사재판의 모든 법적 전제 조건이 필요하지 않고 항소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한미군 소속 킹 이병은 지난해 한국인을 폭행하고 경찰차를 파손시킨 혐의로 벌금을 선고 받았지만 이를 내지 않아 지난 5월 48일간 노역하고 풀려난 바 있습니다.
이후 군의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7월 17일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사라진 다음 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견학 도중 자진 월북했습니다.
북한은 이후 71일만인 지난 27일 킹 이병에 대한 추방 결정을 발표했고 중국에서 미국 측으로 인도된 킹 이병은 한국 오산 공군기지를 거쳐 28일 새벽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