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이를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며 이번 중동 사태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렸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미국 행정부 소속 어떤 매체가 북한의 무기가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근거 없고 거짓인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What cannot be overlooked with that some Western countries are resorting to smear campaign against DPRK to forcibly link the Middle East crisis to us. Some mass media belonging to US administration are spreading groundless and false rumor that North Korea’s weapon seems to be used for attack on Israel. They are also building up public opinion that DPRK will make free use of the strategy of blackmail diplomacy, escalating the regional tensions by taking advantage of the US great interest in Middle East and Ukraine.”
김 대사는 31일 유엔 총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련 회의에서 “일부 서방 국가들이 중동 위기를 우리와 억지로 연결하려는 대북 비방 책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미국의 관심이 중동과 우크라이나에 쏠려 있는 틈을 타 북한이 협박 외교 전략을 구사하며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여론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김 대사가 언급한 ‘미국 정부 매체’는 VOA를 지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 14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27일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당시 사용한 무기가 이스라엘 방위군 웹사이트에 게재된 사실을 VOA에 전하면서 “빨간 마크가 새겨진 무기들이 북한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사용한 휴대용 대전차 유탄발사기와 드론, 지뢰 등의 무기를 회수해 26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로켓 추진식 유탄발사기 등 북한제가 10%, 박격포탄 등 이란제 무기가 5~10%이며, 나머지는 가자지구 내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스라엘 대사의 관련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하마스는 잔인한 테러 조직”이라며 “우리는 누구든 하마스가 테러 활동을 수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제공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성 대사는 “북한은 세계 각지에서 전쟁과 무력 충돌을 일으키고 그 책임을 독립된 주권 국가에 전가하는 미국의 불법 행위를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중동 위기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렸습니다.
또한 “가자지구에서 무고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반인도적 범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하마스의 테러 공격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앞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미국은 이스라엘 민간인들에 대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의 정당성 없는 공격을 단호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왓슨 대변인은 “테러는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 국민과 굳건히 연대하며 이번 공격으로 희생된 이스라엘인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