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버시바우 전 대사] “러, 북한에 미사일 다탄두 장착 기술 지원할 수도”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러시아 미국대사. (자료사진)

러시아가 무기 제공 대가로 북한에 다탄두 장착 기술 등 민감한 기술을 지원할 수 있다고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하지만 러시아가 북한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러 군사 협력에 대응해 미한일 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와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버시바우 전 대사를 김진희 기자가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버시바우 대사님,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버시바우 전 대사) 매우 심각한 관계로 보는 사람들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무기 거래가 양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고 있고, 이는 물론 대북제재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대포와 군수품, 단거리 로켓 뿐만 아니라 더 정교한 대전차 시스템과 단거리 탄도 미사일 등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수품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착 상태를 지속시킬 것입니다. 동시에 김정은이 러시아에 이러한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 무엇을 받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탄도 미사일과 대공 방어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위성 기술 같은 정교한 기술에 대한 많은 의혹이 있습니다.

기자) 러시아가 위성기술이나 ICBM, SLBM 같은 민감한 기술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버시바우 전 대사) 네, 실제로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사거리를 확보한 북한 탄도미사일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 미사일 앞부분에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하는 것이 어려운데 러시아가 기술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러시아가 북한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도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는 동북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을 피하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최근 북한과 러시아 관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계신 점은 뭔가요?

버시바우 전 대사) 주목할 만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불안정’을 꼽겠습니다. 러시아의 10년, 15년 전 정책과 비교하면 특히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력 증강과 핵 프로그램, 미사일 기술 발전을 막기 위한 6자회담 등 국제적 합의의 일원으로 참여했었습니다. 지금의 러시아는 정책을 전환했습니다. 우리가 통탄할 수밖에 없는 적극적인 역내 불안정 정책으로 말입니다.

기자) 북러 관계의 지속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얼마나 오래 가고, 어느 정도 굳센 관계가 될까요?

버시바우 전 대사) 추측해 볼 따름이지만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몇 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 러시아는 수 년 동안 북한에서 북한에서 무기를 얻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중국이 이 상황을 편안하게 바라볼지도 의문입니다. 북러 밀착은 한국과 일본이 군사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압박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일 것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십니까?

버시바우 전 대사) 북한의 군사 작전의 자유가 증진되는 것을 중국이 반기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러시아가 새로운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는 것을 중국이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영향력이 최근 더 커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관계를 제한하려는 영향력을 끼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예측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기자)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버시바우 전 대사) 우리는 정치적으로 계속 비판할 뿐 아니라 미한 군사협력과 미한일 3국 간 군사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새로운 기술이 현재의 동북아시아의 세력 균형을 뒤흔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러시아와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대사 등을 지낸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대사로부터 북러 무기 거래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진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