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당국 "북부 모든 병원 기능 상실"...바이든-시진핑 15일 회담 '군사소통 복원 최우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서 전기가 끊겨 미숙아 치료 기기에서 꺼내진 신생아들이 12일 침상에 누워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모든 병원이 운영을 중단했다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양국 군사 소통 복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라스틱 오염 방지 협약을 도출하기 위한 3차 국제회의가 케냐 나이로비에서 시작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모든 병원이 운영을 중단했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세프 아부 리시 가자 보건부 부장관은 13일 AFP 통신에 가자 북부 내 모든 병원이 기능을 잃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알시파 병원 안에 있는 아슈라프 알퀴드라 가자 보건부 대변인은 병원이 포위되고 전력이 끊기면서 지난 3일 동안 신생아 3명을 포함해 환자 32명이 숨졌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알시파 병원 운영이 중단됐다는 발표는 어제(12일) 나왔죠?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시파 병원이 기능을 잃었고, 환자 가운데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이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알시파 병원 주변에서 지금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병원 안에 있는 한 의사는 13일 로이터 통신에 전화로 이스라엘군 탱크가 병원 문 앞에 와 있고, 물탱크 등 모든 병원 시설을 포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병원 주변에서 이어지는 총격과 폭발이 이미 심각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알시파 병원 안에 많은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앞서 가자 보건 당국은 환자와 의료진, 그리고 피난민 등 2천 명 이상이 병원 안에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전투가 격화되자 많은 사람이 병원을 떠났다고 보건 당국 관리들이 13일 밝혔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아직도 최소한 650명 정도가 병원에 남아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병원 상황이 급박한 것 같은데, 이스라엘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측은 지난 11일 신생아들 대피를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언론들은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 측은 병사들이 연료 300리터를 알시파 병원 근처에 가져다 놓았지만,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병원 직원들이 연료를 가져가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알시파 병원 측은 연료 300리터가 발전기를 약 30분 정도만 돌릴 수 있는 양이라면서 하루에 적어도 8천 리터에서 1만 리터 정도의 연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에 하마스 대원들이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 측은 병원 건물 아래 하마스 지휘소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와 병원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이 병원을 직접 공격했다는 말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군 측은 병원 주변에서 작전을 벌이고는 있지만, 병원 시설을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럽연합(EU)도 하마스가 병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군요?

기자) 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12일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해 낸 성명에서 하마스가 병원과 민간인들을 방패로 쓴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보렐 대표는 민간인 보호를 위해 최대한 자제력을 보이라고 이스라엘 측에 촉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하마스가 대원들과 무기를 숨기려고 병원과 다른 민간 시설들을 이용한다면서 이는 전쟁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전면 휴전이나 전투 일시 중단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기구들과 아랍권에서는 전면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고요. 미국과 EU 등 서방 측에서는 인도적 구호를 위해 전투 행위를 일시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EU는 13일에도 의미 있는 전투 일시 중단을 요구하면서 병원 안에 긴급하게 연료를 들여보내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마스가 잡고 있는 인질들 석방을 다시 강조했군요?

기자) 네. 미 백악관은 12일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현 사태를 논의하고 모든 인질들이 즉각 석방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에 잡혀 있는 인질들 수를 약 240명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미국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인질 석방 협상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협상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하마스를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현장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군사 소통 복원을 요구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 군사적 유대를 진전시키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이 근본적으로 군사 소통을 단절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복원하기를 원하고 이것이 최우선 현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만나는 거죠?

기자) 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1일 APEC 회의가 일주일 일정으로 시작됐는데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15일 만날 예정입니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만난 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였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경색된 관계를 풀어보려고 최근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 두 정상 간 만남이 특별히 눈길을 끌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양국 최고위급 관리들이 상호 방문했고요. 또 경제 등 몇몇 부문에서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는데요. 두 정상이 이번 만남에서 양국 관계 개선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서 어떤 문제들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두 정상 간 회동에서 공정 무역과 경제 관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과 러시아 관계, 타이완, 인도태평양 문제, 인권,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생산 문제, 그리고 인공지능(AI) 등 폭넓은 국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관계 개선 문제뿐만 아니라 이렇게 논의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은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을 비롯해 상호 현안, 그리고 지역과 국제 현안 등을 논의할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APEC 준비에 관여한 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AFP 통신에 “APEC은 법적 구속력이 없고 이곳에서 회원국들 사이에 이견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에 APEC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회담에 좋은 장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 회동에 대해서 중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국제평화, 그리고 개발과 관련된 중요 현안들을 포함해 중미 관계에 관한 전략적이며 일반적인 문제들을 두고 심도 있게 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중국은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경쟁의 관점에서 중미 관계를 정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하고 압박하는 것을 염두에 둔 말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 이익을 훼손하면서 자국 이익만 강조하기보다는 진솔하게 중국의 합당한 우려와 합법적인 발전 권리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도 APEC 회원국인 것으로 아는데요. 러시아도 이번 회의에 참석합니까?

기자) 네.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탓에 이번 회의에 올 형편이 못 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자국 영토로 여기는 타이완도 APEC에 대표단을 보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에서는 정치인이 아닌 장중머우 TSMC 설립자가 참석합니다. TSMC는 타이완의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회사입니다.

진행자) 이번 APEC 회의에 또 어느 나라 정상이 참석합니까?

기자) 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그리고 윤석열 한국 대통령 등도 참석합니다.

헝가리 환경 보호 행사인 '플라스틱 컵' 대회 참가자들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케냐에서 환경과 관련해 중요한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국제 협약을 도출하기 위한 정부 간 회의가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는 약 170개국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는 지난해 유엔에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회의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에 따른 환경 오염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국제 사회 차원의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3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이른바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어느 정도나 심각한 겁니까?

기자)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약 4억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배출됩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재활용되는 건 10%도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쏟아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전 세계 매립지는 이미 포화 상태고요. 또한 매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수백만 t에 달해 지금 해양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제 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플라스틱 협약의 주요 내용은 뭔가요?

기자) 플라스틱의 생산에서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세계가 함께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이미 플라스틱 관련 국제 협약은 폐기물 처리에 관한 바젤 협약 등이 있긴 한데요. 지금 국제 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플라스틱 협약은 플라스틱의 전 주기를 감독하고 관리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이번이 세 번째 관련 회의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우루과이에서 정부 간 협상위원회 1차 회의가 열렸고요. 5월 프랑스에서 열린 회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회의입니다. 회의는 2024년까지 총 다섯 번 열기로 했는데, 4차 회의는 내년 캐나다에서, 그리고 마지막 5차 회의는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간의 협상에서 성과는 있었습니까?

기자) 네. 지난 9월 각국 정부 대표들은 협정문 초안을 발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초안에는 용어의 정의와 원칙, 목표 등만 설정해 놓은 상태고요.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 범위, 법적 구속력 여부 등 협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는 계속 논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첨예한 이견이 노출되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 과연 구속력 있는 협정문 초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협정 효력에 있어 구속력 여부가 중요할 텐데, 어떤 나라가 찬성하고, 어떤 나라가 반대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과 일본, 캐나다, 케냐 등 수십 개국은 국제적 차원의 구속력 있는 강력한 협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는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요. 반면, 플라스틱의 원료인 석유를 생산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산유국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들 산유국과 플라스틱 업계는 협정이 플라스틱의 재활용과 폐기물의 효율적 관리와 처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당초 미국은 국가별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방식의 협정을 원하는 입장이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협정은 여전히 국가 계획에 기반해야 하지만, 의미 있고 실현 가능하며 세계적으로 합의된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