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주재 한국 대사가 안보리 개혁 필요성의 근거로 북한과 러시아 문제를 지목했습니다. 한국은 비상임이사국의 확대만을 촉구한 반면 미국은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이사국 전체의 확대를 주장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 대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문제를 지적하며 유엔 안보리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황 대사는 16일 ‘유엔 안보리 개혁’을 주제로 열린 유엔총회 회의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 국가를 침공해 전쟁을 벌이고, 수년 동안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이고 지속적으로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무기와 탄약을 지원받는 모순적인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As my President Yoon Suk Yeol mentioned in his speech at this General Assembly last September, we have reached a paradoxical point where a permanent member is waging war by invading another sovereign nation and receiving arms and ammunition from a regime that blatantly and persistently violates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over many years. We have seen enough of how things can go wrong with a system of permanent or ‘forever’ membership.”
이어 “우리는 영구적인 혹은 영원한 이사국 체계가 어떻게 잘못될 수 있는지 충분히 봐왔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함께 안보리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을 동시에 겨냥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가 탄약 등 무기거래를 하고 있다며 관련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과의 무기거래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대한 위반인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를 정면으로 위반하자 최근 들어 안보리 체계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황 대사는 상임이사국을 현재의 5개국 체제로 유지한 채 비상임이사국 수만 늘리자는 게 한국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The ROK’s bottom line on Security Council reform is that we cannot accept any expansion of permanent membership, with or without veto power. Yet, we support the enlargement of elected membership to a reasonable and manageable size, reflecting the increase in the UN membership by 80 countries since 1963. An increase in only the elected, non-permanent members has been our consistent position over the last 30 years, and we’re even more convinced now than we were before.”
“안보리 개혁에 대한 한국의 기본 입장은 거부권 유무와 관계없이 상임이사국 확대는 수용할 수 없지만, 1963년 이래 유엔 회원국이 80개국 더 증가한 점을 반영해 선출 방식의 (비상임) 이사국을 합리적이고 관리 가능한 규모로 확대하는 것은 지지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선출직 비상임이사국만을 늘리는 것이 지난 30년간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고, 지금은 이를 더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도 안보리 개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은 한국과는 다른 방식의 개혁을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작년 총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을 모두 확대하고,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국가에 상임이사국을 배정하는 방안을 포함한 개혁 방식에 전념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As you know, at the General Assembly last year, President Biden announced that the United States was committed to reform, including the expansion of both permanent and non-permanent seats on the Security Council, with permanent seats for countries in Africa and in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Since then, the President has reaffirmed this commitment, including in his speech to the General Assembly just this past September. Because he recognizes – as so many of us do – that the Council, as it is constituted today, doesn’t represent the realities of today.”
이어 “그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 등을 통해 이러한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이는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대통령도 현재 구성된 안보리가 오늘날의 현실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유엔주재 일본 대사는 “우리는 모두 오늘날 가장 시급한 문제인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안보리의 도전을 목격했다”며 “이런 상황은 대표성을 높이고 21세기의 현실을 반영하는 안보리를 만들려는 우리의 개혁 의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시카네 대사] “We have all witnessed the challenges Council is facing not being able to meet the expectations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on some of the most pressing issues of our day – the situations in Ukraine and the Middle East. This should only strengthen our will for reform, for creating a Council which is more representative and reflects the reality of the 21st century. Looking ahead to next year's Summit of the Future and the subsequent 80th anniversary of the UN, we must make our best effort to move toward concrete action.”
그러면서 “내년 미래 정상회의와 이후 유엔 창설 80주년을 앞두고 우리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도 “개혁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안보리는 집단 안보 메커니즘의 핵심”이라며 “안보리는 국제 정치의 현실과 미래의 추세를 반영해야 하고, 다극화와 민주주의, 국제관계, 남반구의 집단적 부상이라는 세계의 역사적 추세를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쥔 대사] “The reform must follow the right direction. The Security Council is the core of the collective security mechanism. It must reflect reality and future trends of international politics and must embody the world's historical trends of multipolarity, democracy and international relations, and the collective rise of the global South. The only right direction for Security Council reform is to effectively increase the representation and voice of developing countries, which is the common aspiration of the vast majority of Member States. Any reform deviating from this direction is unacceptable.”
이어 “안보리 개혁의 유일하고 올바른 방향은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이는 대다수 유엔 회원국의 공통된 열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