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일 안보 수장들이 오는 9일 서울에서 만나 역내 안보 현안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사상 첫 미한 첨단기술 대화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등 경제 현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백악관이 오는 9일 서울에서 미한일 3국 안보 수장 간 대면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백악관 NSC 대변인] “We can confirm that NSA Sullivan will be traveling to Seoul to meet with his ROK and Japanese counterparts.”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6일 VOA에,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과 일본 측 당국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이 서울을 방문해 한일 당국자들과 만나 회의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안보 분야에서 역내 상호 관심사를 활발히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설리번 보좌관이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바탕으로 미한일 3국 협력과 한국, 일본과의 양자 협력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한일 양측 당국자들과 논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Mr. Sullivan's very much looking forward to this trip to Seoul to meet with both his South Korean and Japanese counterparts and I think they're, I don't want to get ahead of Jake but I think you can expect a robust agenda of discussions of regional issues of mutual concern, particularly in the security environment. I know that Jake is looking forward to having discussions with both of those leaders about how we can build on the Camp David Agreement and really try to improve our trilateral cooperation as well as bilateral cooperation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 and Japan.”
앞서 한국 대통령실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9일 서울에서 3국 안보실장 회의를 개최한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지난 8월 미한일 3국 정상 간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개최되는 것으로, 북한 문제를 포함한 역내 안보 현안과 글로벌 문제, 경제 안보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입니다.
3국 안보 수장 간 대면 회의는 지난 6월 15일에 이어 약 6개월 만에 열리는 것으로, 앞서 일본 도쿄에서 열린 회의에서 세 나라는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 안정 수호를 위한 공동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과 타이완 해협의 평화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비롯해, 주요 신흥 기술과 에너지 안보 등 경제 안보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3국 안보수장 회의가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로 열리는 만큼 정상 간 합의 내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이행하기로 한 3국간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면서 “준비가 완료됐다는 발표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know that at the trilateral summit, the Camp David summit, there was an agreement to carry out including the sharing of real time sharing of missile data among the three allies, USK and Japan. And I know that the countries are taking steps to implement that agreement. So I assume that that would be one of the issues on the agenda so they could announce that they've finalized the arrangements. I suspect that they'll be talking about other measures as well, including the next steps with the Nuclear Consultative group and joint exercises and cooperation on missile defense and so forth.”
또 미한 핵협의 그룹에 일본이 참여하는 문제나 미사일 방어를 위한 3국 연합훈련 등 다른 안보 조치들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역대 미한일 안보 수장들의 만남에서는 항상 공동성명 형태로 3국의 협의 내용이 공개됐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도 북한의 최근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세 나라의 우려와 규탄이 담긴 공동성명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Well, usually these meetings produce a joint statement and if there is a joint statement. So it will include some mention of the North Korean satellite launch, which obviously would condemn the launch as a violation of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전문가들은 또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 문제 외에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타이완 등 국제 안보 현안들도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 선임국장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중러 3국의 연대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또 이에 맞서 미한일 3국이 어떤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ey're probably going to trade thoughts about how China, Russia, North Korea alliance is progressing and whether they can, whether China is particularly happy with the Russia and North Korea improving relations and whether there's some way we can drive a wedge there.”
아울러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한국과 일본이 더 협력하는 문제와 중국과 타이완 간 양안 문제 해결을 위한 3국의 공동 노력의 중요성도 함께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의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동안 미국과 한국은 별도로 양자 회담과 ‘미한 차세대핵심신흥기술대화’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미한일 3자 회담에 하루 앞선 8일 조태용 실장과 양자 회담을 갖고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9일에는 지난 4월 미한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처음으로 열리는 ‘미한 차세대핵심신흥기술대화’를 개최하고 반도체와 배터리 및 청정에너지, 바이오,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8일 열리는 미한 안보 수장 양자회담에 대해 켄 고스 국장은 최근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전면 파기하면서 휴전선 일대 무장을 재배치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데 대한 양국 간 공동 대응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We're now flying helicopters along the DMZ, which is a very dicey prospect. What happens if one of those things gets shot down? How are we going to respond? We're now much more on a trip wire. How do we manage a situation if something goes awry? These are things that the US and South Korea definitely would have to be talking about to make sure that we're on the same page in terms of what would be the response protocols.”
접경 지역에서 남북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대응 체계 점검 등이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와 관련한 추가적인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해당 문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싶어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한 차세대핵심신흥기술 대화’가 미한 정상회담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동맹들은 인공지능과 반도체, 전기 자동차 배터리 등을 포함한 핵심기술과 공급망에 대해 함께 협력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allies have been working together on critical technologies and a supply chain, including artificial intelligence, semiconductors, electric vehicle batteries and so forth. So I'm sure that'll be discussed.”
그러면서 이번 첫 회의에서는 향후 협력 확대를 위한 기본 의제와 과제 설정에 주력하면서 양국 간 민관 협력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배터리와 양자 분야 등 첨단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미한 차세대 핵심신흥기술대화’신설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첨단 기술력 확보가 국가 안보 문제와 직결되는 점을 고려해 양국 국가안보실의 주관 아래 고위급 채널에서 첨단 기술 분야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