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이나 가입 협상 승인...미얀마 반군 "독재 종식 싸울 것"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에 EU기들이 게양돼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을 승인했습니다.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 연합이 임시 휴전에 동의했다고 중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홍콩 당국이 해외에 체류 중인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해 현상금을 내걸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오늘(14일) EU 정상회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15일까지 회의가 이어지는데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 개시 여부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됩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에서 제일 중요한 의제는 역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인지 결정하는 문제인데요. 결정이 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협상을 시작하기로 확정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러시아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EU 가입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EU 가입을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와 EU가 협상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먼저 협상을 시작할 것인지 정해야 했습니다.

진행자) 가입 협상을 시작하려면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죠?

기자) 네. 27개 EU 회원국 모두가 동의해야 협상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 헝가리를 제외하고 모든 회원국이 협상 개시에 찬성했는데요. 첫 날 회의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잠시 회의장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나머지 정상들이 협상 개시를 확정했습니다.

진행자) 헝가리가 협상에 반대했던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EU에 가입하려면 EU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협상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 헝가리 주장이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13일 자국 의회에서 “전쟁과 부패, 대규모 농업 부문, 그리고 헝가리 소수민족에 대한 학대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자격을 박탈한다”면서 “우리는 유럽 내 일반적 정서를 대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가 협상 자격이 없다는 헝가리 주장에 대해 EU는 어떤 입장이었나요?

기자) 네.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가 앞서 EU가 제시한 협상 개시 조건 7개 가운데 6개를 충족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도 사전 조건을 충족했다고 강조하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노르웨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매우 건설적이었고, 모든 것을 다했고, EU 권고를 완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번 EU 회의에 참석합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영상으로 연설했는데요. 그는 “오늘 유럽이 우유부단하지 않은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크라이나인들과 그들의 유럽에 대한 믿음을 배신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13일에는 EU가 헝가리에 배정된 경제회복기금의 동결을 해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13일 헝가리가 11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회복기금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EU 집행위는 1년 전 헝가리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이유를 들어 헝가리가 해당 기금에 접근하는 것을 막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EU가 봉쇄를 해제해 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EU 집행위는 헝가리가 EU가 제기했던 우려 가운데 일부, 특히 사법개혁에 대한 우려를 해결했기 때문에 기금 동결을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처가 우크라이나 EU 가입 협상과 지원에 반대하는 오르반 정부를 회유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헝가리가 협상과 지원에 찬성하도록 영향을 미치려고 동결을 풀어줬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EU 관리들과 외교관들은 오르반 정부가 기금 동결 해제를 끌어내기 위해 우크라이나 가입 협상과 지원 문제를 협상카드로 쓰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EU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이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그는 먼저 “우리는 일정한 조건 아래 우크라이나에서의 평화에 동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부 지원이 다 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에서 설정한 목표에 도달해야 평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내세웠던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표가 뭡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와 ‘비나치화’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현재 러시아 군 61만 7천 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민족민주동맹(MNDAA)' 반군 병사가 군 기지 인근에서 경계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얀마에서 정부군과 반군 연합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14일 눈길을 끄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미얀마군과 반군들과의 평화 협상을 중재했고, 양측이 임시 휴전과 대화 유지에 합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14일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대화가 최근 중국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얀마 정부군 대표가 반군을 만났다는 말이 이미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군 측은 중국 중재로 반군 연합과 이번 분쟁의 다른 당사자들을 만났고, 이번 달 말에 다시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지난 11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미얀마군 측 발표를 당시 중국 정부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양측이 만나 회담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오 대변인도 양측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논의했는지는 전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반군 연합이 13일 무장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3개 반군 조직이 결성한 형제동맹은 13일 미얀마 독재 체제를 물리칠 것이라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형제동맹은 이날 사회연결망서비스(SNS) X에 올린 글에서 “큰 진전이 있었지만, 우리의 모든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계속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의 헌신은 전체 미얀마 국민과 함께 굳건하게 남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군은 최근 반군 연합 공세로 수세에 몰려 있죠?

기자) 네. 지난 6주 동안 반군 연합과 정부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는데요. 그 결과, 반군들이 북부 샨주 내 몇몇 지역, 특히 중국 접경 지역을 다수 점령했습니다. 그런데 반군들이 점령한 지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아주 중요하다는데요. 이는 미얀마 군부가 지난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에 가장 심각한 군사적 패배입니다.

진행자) 형제동맹이 최근 공세를 시작하기 전에도 미얀마 군사정부는 국토 전역을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데타가 다시 무장 항쟁을 촉발했는데요. 이후 정부군이 우세한 전력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지만 항쟁을 완전하게 제압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반군 공세 이후에는 반군들이 정부군을 물리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형제동맹에는 어떤 반군 조직이 들어가 있나요?

기자) 반군연합은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과 ‘아라칸군(AA)’, 그리고 ‘타앙민족해방군(TNLA)’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 가운데 MNDAA가 동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형제동맹은 지난달 말 새로운 단계의 작전을 펼칠 준비가 됐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민 스웨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달 초 샨주에서 발생한 전투를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면 나라가 쪼개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미얀마 접경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그래서 위험 지역에 있는 자국민들을 대피시켰고요. 이번 분쟁을 끝내라고 계속 요구해 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얀마에 관리를 보내 중국 기관과 직원, 그리고 중국-미얀마 합작사업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처를 하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한편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분쟁 당사자들이 합의 사항을 지키고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하며 솔선해서 현지 상황을 완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사이먼 청 씨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홍콩 당국이 해외에 체류 중인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현상금을 걸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경찰이 14일, 현재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저명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5명에게 각각 100만 홍콩달러(미화 약 12만8천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리콰이와 홍콩 국가안보국 총경은 기자회견에서, 이들 5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현상금을 건 5명은 어떤 인물들인가요?

기자) 네. 홍콩의 유명한 민주화 운동가로 영국 소재 ‘홍콩인그룹’ 단체를 만든 사이먼 청 씨를 비롯해 프랜시스 후이, 조이 시우, 폭카치, 초이밍다 씨입니다. 이들은 홍콩 정부가 지난 2020년 논란 많은 국가보안법을 도입한 이래 대규모 시위와 저항 끝에 모두 외국으로 나갔습니다. 사이먼 청 씨의 경우, 현재 영국에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 발표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리콰이와 총경은 이들은 해외로 도피한 후에도 국가보안법상 범죄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들의 나라를 배신하고, 홍콩을 배신하고, 홍콩인들의 이익을 무시하고, 해외에서도 계속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홍콩이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게 벌써 3년이 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 2020년 6월 30일을 기해,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도입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국가 안보에 저해되는 행위를 저지를 경우,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강력한 보안법인데요. 특히 법령의 문구가 모호하고 자의적 해석이 가능해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반환될 당시, 향후 50년간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홍콩을 떠났다고요?


기자) 네. 특히 영국으로 향한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2021년 1월부터, 홍콩인들의 영국 이주를 돕는 새로운 비자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요. 1997년 이전에 태어났고, 영국 정부가 발행했던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소지한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에 5년간 거주할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이들은 일정 조건을 갖추면 나중에 시민권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영국에 입국한 홍콩인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지난 2월 영국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년 새 영국에 입국한 홍콩인은 약 14만4천500명입니다. 영국 내무부는 또, 지난 9월 기준 약 15만4천 명이 새 프로그램에 따른 비자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영국에 정착한 홍콩인들의 실태를 파악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약 2천 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9%가 홍콩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해외에 체류 중인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현상금을 건 게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홍콩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을 잡기 위해 거액의 포상금을 제시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홍콩 경찰은 지난 7월에도 지난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대표적인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 테드 후이 씨 등 해외에 있는 저명한 민주화 운동가 8명에게 현상금을 걸었는데요. 이들에게도 각각 미화 12만8천 달러의 현상금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의 이런 조처에 각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홍콩 당국이 현상 수배 중인 일부 민주화 운동가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미국, 영국, 호주 정부 등은 홍콩 정부의 조처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