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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필리핀 연일 남중국해 충돌...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 "재정 충격 외 대안 없어"


10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 함정이 필리핀 해군 보급선에 물대포를 쏘고 있다.
10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 함정이 필리핀 해군 보급선에 물대포를 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과 필리핀 선박들이 지난 주말 남중국해에서 다시 충돌했습니다.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당선됐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취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주 정부가 이주민 수용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한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 배들이 지난 주말에 다시 충돌했군요?

기자) 네. 지난 9일과 10일, 두 나라 선박들이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와 스카보로 암초 인근에서 충돌했습니다. 양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두고 상대방 책임을 지적하며 서로를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선박들 사이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필리핀 측에 따르면 먼저 10일 필리핀 해군 보급선 2척과 해양경비대 호위함 2척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주둔 중인 군인들에게 보급품을 전달하기 위해 항해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국 해양경비대 함정들이 나타나 항해를 방해하고 물대포를 쐈고요. 보급함 1척은 중국 배에 부딪혔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배들이 물대포를 맞거나 중국 배에 부딪혔다고 했는데, 피해가 있었나요?

기자) 네. 물대포를 맞은 해군 보급함 1척은 엔진이 심하게 손상돼 필리핀 팔라완으로 예인됐다고 합니다. 또 해양경비대 호위함 1척도 물대포를 맞아 항해와 통신 기기들이 설치돼 있는 마스트가 손상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보급함 1척이 중국 선박에 부딪혔지만, 항해할 수 있어서 암초에 보급품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전날인 9일에도 충돌이 있었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 해양경비대와 민병대 함정들이 물대포를 쏘면서 필리핀 어선 3척이 스카보로 암초로 가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선박 1척의 통신과 항해 기기가 심각하게 손상됐는데요. 여기에 중국 민병대 선박들이 청각을 해칠 수 있는 기다란 음향장비를 써서 필리핀 선원들을 위협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이 필리핀 선박들에 물대포를 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지난 8월에도 중국 배들이 보급 임무를 수행하던 필리핀 선박들에 물대포를 쏘는 등 항해를 방해하면서 보급 작업이 2주 연기됐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중국 선박들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들의 항해를 방해하는 일이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요.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을 영해로 주장하면서 필리핀뿐 아니라 타이완, 베트남, 브루나이, 말레이시아와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해 필리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필리핀 정부는 성명을 내고 “통상적인 보급 임무를 겨냥해서 정당한 이유 없이 강압적이고 위험하게 기동함으로써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린 것을 다시 한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 외무부는 외교경로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에 항의하고, 자국 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에서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진행자) 네. 중국 외교부는 일요일(10일) 발생한 충돌 사건에 대해 필리핀 측에 엄중하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필리핀 선박들이 중국 해양경비대 경고를 무시하고 세컨드 토머스 암초로 돌진하려 했다”면서 “이에 대한 중국 측 대응은 전문적이고 합리적이었으며 합법적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과 중국 선박들이 남중국해에서 충돌하면 미국 쪽에서도 성명이 나오고는 했는데요. 이번에도 성명이 나왔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이 10일 성명을 내고 중국이 필리핀 해상작전에 개입하고 지역 안정을 훼손한다면서 전략 수역에서의 “위험하고 불안정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또 성명에서 미국과 필리핀 간 상호방위조약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필리핀은 지난해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남중국해를 둘러싼 양국 간 분쟁의 해결 방안을 몇 차례 논의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마르코스 대통령은 올해 1월에 중국을 방문한 바 있고요. 지난달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시 주석을 만나 두 나라 사이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서 다시 이런 일이 났습니다.

진행자) 필리핀이 지난해 정권이 바뀌고 난 뒤부터 미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정부는 친중국 노선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후임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런 노선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군사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필리핀은 올해 미국과 연달아 협약을 맺어 자국 내 기지를 다수 미국에 개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필리핀이 미국과 남중국해에서 합동순찰을 했죠?

기자) 네. 지난달 필리핀 해군이 미 해군과 합동순찰을 했고요. 이어 호주 해군과도 함께 남중국해를 순찰했습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취임식 직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취임식 직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파격적인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취임했군요?

기자) 네. 10일 아르헨티나 의회에서 밀레이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아르헨티나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그는 먼저 최악의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격하고 고통스런 재정적 충격 외에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단기적으로 경제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재정적 충격이라면 아르헨티나 국민을 괴롭히고 있는 ‘초인플레이션’을 염두에 둔 조처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연 물가상승률이 143%에 달하고 외환보유고가 거의 바닥이 나는 등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빠져 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전임 정부가 우리를 초인플레이션 궤도에 올려놓았다”면서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밀레이 대통령이 물가를 잡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가요?

기자) 네. 그는 먼저 중요한 조처 가운데 하나가 아르헨티나 국내총생산(GDP)의 약 5%에 해당하는 재정 감축이라고 밝혔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재정 감축이 민간 부문이 아닌 정부 쪽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밀레이 대통령은 그간 재정 감축을 위해 정부 몸집을 대폭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식 뒤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정부 부처를 기존 18개에서 9개로 줄이라는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밀레이 정부는 다음 주에 구체적인 경제 회생 방안들을 내놓을 예정인데요. 예산과 재정 적자 감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밀레이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기간 국가 통화를 달러화로 바꾸겠다는 공약도 내놓았었는데요. 이 공약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10일) 취임식에서 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그는 선거운동 기간 달러화 전환 외에 중앙은행 폐쇄나 중국, 브라질과의 관계 단절 등 다소 과격한 공약을 제시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 어조를 많이 누그러뜨렸습니다. 실제로 초대 내각에 급진 자유주의 이념을 가진 사람들보다 주류 보수주의자들을 많이 포진시켰습니다.

진행자) 장기간 경제 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새 대통령에게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밀레이 대통령 앞에는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난 수십 년 간 재정 수요, 즉 나라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고 돈을 무절제하게 찍어내면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요.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가뭄이 들어 주요 외화 수입원인 농작물 수출도 타격을 받으면서 최근 몇 년 새 경제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이런 상황을 바로잡지 않으면 연 물가상승률이 1만 5천%에 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그가 과연 아르헨티나의 이런 고질병을 고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호주 시드니에 있는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자료사진)
호주 시드니에 있는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호주 정부가 이주민 유입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 정부는 망가진 이민 체제를 고치기 위한 시도 가운데 하나로 앞으로 2년 안에 유입되는 이주민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2025년 6월까지 이 숫자를 대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 수준인 연 25만 명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호주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절반으로 줄여서 연 25만 명을 받겠다면 앞서 1년 동안 50만 명 정도가 유입됐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호주 정부 자료로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호주 내 순 이주민 수가 51만 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클레어 오닐 호주 내무부 장관은 이런 현상이 대부분 유학생이 늘어난 것에 연유한다고 설명했는데요. 호주 정부는 앞으로 2년 동안 이주민 유입 수가 각각 44만 명과 30만5천 명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가 이주민 수를 대폭 줄이겠다고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난 뒤에 이주민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탓에 생활비가 오르고 부동산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11일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 신문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호주 유권자 가운데 62%가 이주민 유입 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원래 호주에서는 일할 사람이 모자라서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기존 이민 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탓에 원래 원하던 양질의 노동력을 데려오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습니다. 오닐 내무장관은 지금 시점에서 현재 제도가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고, 그간 사람들이 옆문이나 뒷문으로 호주에 들어오는 것을 너무 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호주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주민 수를 줄이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먼저 호주에 와서 공부하려는 외국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최소 영어 수준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학생 비자 연장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한다는데요. 해당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계획하는 공부가 본인의 학문적 열망이나 경력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진행자) 호주에 외국 학생들이 지금 몇 명이나 있나요?

기자) 네. 호주 정부 자료로는 대략 65만 명이 있는데요. 이 중에는 학생 비자를 한 번 더 받은 사람이 많습니다. 오닐 내무장관은 “우리는 해당 분야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과거 몇 년처럼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호주 정부의 새 계획에서는 유학생 외에 저숙련 노동력에 대한 입국 비자 발급 요건도 강화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유학생이나 저숙련 노동력 유입은 줄이고,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더 받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 정책에는 호주 노동 시장 수요를 맞출 매우 양질의 개인이나 필수 노동력을 유치하기 위한 ‘수요기술비자’가 포함됩니다. 오닐 장관은 “새 전략은 보건과 탄소 제로로의 전환, 그리고 디지털 경제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얻도록 도울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인구가 지금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2천550만 명 정도 되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이 가운데 반 이상이 1세대나 2세대 이민자들이라는 겁니다. 한편 숙련 노동자 이민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해 왔던 호주경제인협회(Business Council of Australia)는 이민자들이 저렴한 주택에 대한 정부 투자 결여와 수십 년에 걸친 열악한 주택 정책의 희생양으로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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