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 주말부터 새해 첫 날인 1월 1일까지 상대방 도시를 겨냥한 맹렬한 공방전을 벌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해 연설에서 러시아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신년사에서 중국과의 평화 공존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설에서 중국과 타이완은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솅겐조약 가입국이 됐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지난 주말부터 해가 바뀐 1월 1일까지 상대방 도시를 공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이 기간 드론과 미사일, 포격 등을 동원해 상대방 도시를 맹렬하게 공격했습니다. 양측은 특히 지난해 12월 29일과 30일, 개전 이래 전례 없는 규모의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먼저 새해 1일 상황부터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전날(31일) 밤부터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와 헤르손, 그리고 서부 르비우가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았습니다. 올레흐 키페르 오데사 주지사는 밤 사이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전했고요. 헤르손에서도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르비우에서는 우크라이나군 방공망이 러시아 드론들을 격추했다고 하는데요. 우크라이나 공군 측은 1일 텔레그램에 밤 사이 러시아 드론 90대가 공격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새해 첫 날에 러시아 쪽도 공격당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새해가 되고 몇 시간 뒤에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시를 겨냥한 대규모 포격으로 4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2023년 마지막 날이었던 12월 31일에는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집중적으로 공습당했군요?
기자) 네. 이날 하르키우와 헤르손, 므콜라이우, 그리고 자포리자 지역 등이 드론 공격을 받았습니다. 공격은 특히 동부 하르키우에 집중됐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공격이 전날(30일) 있었던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벨고로드 공격에 대한 직접 대응이었다며, 정밀 미사일을 동원해 하르키우에 있는 군사시설들을 타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군의 벨고로드 공격을 언급했는데, 이 공격으로 사상자가 많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30일) 70대 이상의 드론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 남서부 벨고로드시에 떨어졌는데요. 이 공격으로 2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습니다. 이번 공격은 개전 이래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공격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고 하는데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이 공격에서 민간인들을 목표물로 집속탄을 썼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전날인 12월 29일에는 우크라이나 도시들이 러시아군의 맹렬한 공습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비롯한 몇몇 도시에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동원해 개전 이래 가장 강력한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지금까지 50명 가까이 숨졌고, 약 160명이 다쳤습니다. 크이우군 당국은 공습으로 부서진 건물 잔해에서 31일과 1일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고 1일 발표했는데요. 그럼으로써 크이우에서만 숨진 사람의 수가 28명이 됐습니다.
진행자) 지난 금요일부터 1일까지 양측이 상대방이 공격하면 보복하고 또 여기에 보복하는 것을 반복한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벨고로드 공격을 문제 삼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영국 등 몇몇 나라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전쟁을 시작한 값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머스 핍스 유엔 주재 영국 대표는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인들 죽음에 대해 누군가를 비난하기를 원한다면, 그건 푸틴 대통령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연설했는데요. 우크라이나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진실을 위해 전선에서 싸우는 병사들이 우리 영웅들이라고 칭송했습니다. 그는 또 “우리를 분열시킬 수 있는 세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가 여러 번 증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로는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예년과 비교해 적은 분량을 우크라이나 문제에 할애했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병사들을 거느리고 나와 생존을 위한 희생을 강조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참고로 러시아 지도자의 새해 연설은 옛소련 시절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서기장 때 시작됐다는데요. 수백만 명이 지켜보는 나름 중요한 행사라고 합니다.
진행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새해 연설을 했죠?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올해 적들은 우리의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올해 F-16 전투기뿐만 아니라 적어도 100만 대의 드론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면서 “우리 조종사들이 이미 F-16 전투기 운용법을 완전하게 습득했고, F-16을 분명히 우크라이나 하늘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신년사에서 중국과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했군요?
기자) 네. 차이 총통은 1일 신년사에서 중국과의 장기적 평화 공존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또 미래 중국과의 관계가 타이완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이 이번에 마지막 신년사를 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 총통은 오는 5월 자리에서 물러나는데요. 후임 총통을 뽑는 선거가 이번 달 13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그동안 차이 총통이 타이완이 중국 일부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난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차이 총통을 포함해 타이완 여당인 민진당을 타이완 독립을 추구하는 분리주의자들이라고 비난해 왔습니다. 그래서 차이 총통 재임 기간 양안 관계가 험악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차이 총통은 이번 신년사에서 “우리는 양측이 가능한 한 빨리 건강하고 지속할 수 있는 교류를 재개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중국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양안 관계가 악화하면서 양측 간 교류나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상태였죠?
기자) 네. 하지만 차이 총통은 “평화와 평등, 민주주의와 대화 아래 양측이 함께 평화 공존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이 평화 공존을 강조했는데,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마지막 날 연설에서 타이완 통일을 다시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12월 31일 방영된 연설에서 “타이완은 분명히 중국에 재통일될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은 전년도 연설에서는 타이완 통일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죠?
기자) 맞습니다. 전년도 연설에서 시 주석은 “타이완해협 양안의 국민은 같은 가족의 일원”이라고만 강조했는데요. 이번 연설에서는 단호하게 타이완 통일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 연설에 대해 차이 총통은 어떤 반응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네. 차이 총통은 시 주석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에게 “결정은 타이완인들의 일반적인 뜻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면서 “타이완은 결국 민주 국가”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독립이든 통일이든 타이완 미래는 타이완 사람들이 민주적 방법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 총통은 “우리가 미래에 중국과 어떤 종류의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우리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축전을 주고받았다는 발표도 나왔네요?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양국 간 수교 45주년을 기념하는 축전을 주고받았다고 1일 발표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 방송은 시 주석이 이 축전에서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그리고 상생 협력이 양국이 함께 하는 올바른 길”임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동유럽 나라인 불가리아와 루마니아가 솅겐조약 가입국이 됐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이사회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솅겐조약 가입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이사회 순환 의장국인 스페인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양국 가입을 환영하면서 “솅겐 지역 확대는 내부적으로 그리고 세계 무대에서 EU를 단일 연합으로 더 강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솅겐조약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조약 가입국 국민이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 같은 국경 통과 절차를 면제해서 가입국 사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조약입니다. 솅겐은 룩셈부르크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 이곳에서 해당 조약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 솅겐조약이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이 조약은 지난 1995년에 발효됐는데요. 당시 가입국은 모두 7개 나라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모든 EU 회원국이 솅겐조약에 가입해 있나요?
기자) 아닙니다. 27개 EU 회원국 대부분이 가입해 있었지만, 지금까지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키프로스, 그리고 아일랜드는 가입국이 아니었습니다. 또 EU 회원국이 아닌 가입국도 있습니다. 바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그리고 리히텐슈타인 등 4개 나라인데요. 이들 나라는 모두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입니다.
진행자) 그럼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가입으로 솅겐조약 가입국이 이제 몇 나라가 된 겁니까?
기자) 네. 모두 29개 나라가 됐습니다. 이 가운데 EU 회원국이 25개국 그리고 비EU 회원국이 4개국입니다.
진행자) 이제 기존 솅겐조약 가입국 시민들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시민들이 상대 나라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된 거죠?
기자) 아직 완전하게 자유화된 건 아닙니다. 일단 오는 3월 31일부터 해상과 항공 국경 통제는 없어지는데요. 하지만 육상 국경 통제 해제 시점은 차후에 결정됩니다.
진행자) 기존 솅겐조약 적용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EU 자료에 따르면 면적이 400만 평방 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에 거의 4억2천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솅겐조약 체제 아래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공부나 일, 또는 가족이나 친구 방문을 위해 매일 약 350만 명이 내부 국경을 넘고요. 거주지와 직장 소재지가 다른 사람이 거의 17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거주지는 벨기에인데 다른 솅겐조약 가입국인 프랑스로 출근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조약 가입국 국경을 넘나드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EU 자료에 따르면 또 솅겐 지역 안에서 매년 유럽인들의 여행 건수가 12억5천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이는 역내 관광과 문화 분야에 큰 혜택을 준다고 EU는 설명합니다.
진행자) 솅겐조약 가입을 신청한다고 해서 바로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죠?
기자) 네. 신청을 하면 먼저 국경 통제나 비자 발급, 경찰 업무 협력, 그리고 개인 정보 보호 등과 관련된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또 가입 기준을 충족해도 기존 가입국이 모두 찬성해야 신규 가입국이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조약 가입국 사이에 국경 통제를 없앴는데, 국경 통제를 다시 하는 예외 상황도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공공 정책이나 국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있으면 EU 집행위원회와 다른 가입국들에 적어도 4주 전에 미리 통보하고 국경 통제를 재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 유럽 안에서 테러가 나고 이주민 위기가 발생하자 국경 통제가 재개된 적이 있고요. 또 2020년과 2022년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몇몇 EU 회원국이 국경을 통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