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대가로 받을 반대급부와 역내 안보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역내 안보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3일 북러 군사협력 확대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답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북러 관계의 심화를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관계에서 푸틴이 얻을 혜택뿐 아니라 김정은이 얻을 혜택과 그것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어떤 의미를 가질 지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So we're watching this very, very closely. As we are North Korea's own pursuit of advanced military capabilities. And what concerns us is not just Mr. Putin's ability to benefit from this relationship, but Kim Jong un's ability to benefit from this relationship and what that means for peace and security in the region.”
커비 조정관은 “북한의 첨단 군사 역량 추구를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만큼 북러 군사협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없는 첨단 재래식 무기를 러시아가 지원해 주기를 원할 것이라며, 지대공 미사일과 첨단 전투기와 같은 첨단 방공무기를 꼽았습니다.
또 정찰위성과 핵추진잠수함 기술 확보도 원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최선희 외무상이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대기할 때 북측 수행원이 들고 있던 서류 표지에는 ‘우주기술 분야 참관 대상 목록’이라는 제목과 참관 장소로 추정되는 우주로케트 연구소 ‘쁘로그레쓰’, ‘워로네쥬 기계공장’ 등이 적혀있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는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또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을 방문해 수호이(Su)-35 등 러시아 주력 전투기와 민간 항공기 생산 공정을 시찰했고,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크네비치 군 비행장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비롯한 러시아 전략 무기들을 시찰했습니다.
한편 커비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도 북한과의 협력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분명히 푸틴 대통령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획득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뿐 아니라 (북한산) 포탄도 상당히 잘 사용하면서 심화하는 북러관계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Obviously Mr. Putin stands to benefit from it as he not only gets ballistic missiles and using them for use in Ukraine, but also artillery shells, and he's using them to a fairly well as well.”
커비 조정관은 ‘미국 정부가 2주 전 관련 정황을 공개한 이후로도 러시아가 북한산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앞서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1월 6일 또다시 우크라이나로 북한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4일 브리핑에서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12월 30일과 1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실제 북한으로부터 제공받은 미사일을 사용했다며, 미사일과 발사대, 미사일 낙하 지점이 표시된 사진 자료를 함께 공개한 바 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략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재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방공체계를 압도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쟁 물자 부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방공 미사일 사용에 신중을 기하는 점을 러시아가 노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북한 미사일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제압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의 군사 동향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의 군사태세 변화에 대한 질문에 “정보 평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그러나 우리는 매우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I want to be careful here. I don't get into intelligence assessments, but we're watching this very, very closely. And I would just tell you that we remain confident that the defensive posture that we're maintaining on the peninsula is appropriate to the risk.”
이어 “우리가 한반도에서 유지하고 있는 방어 태세가 그 위험에 대응하는 데 적절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에 맞서 역내 안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가상의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역내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협력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역내 안보를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라이더 대변인] “I'm not going to get into hypothetical situations, clearly. We've been very public on our commitment to working with allies and partners in the region to deter and help stabilize the security of the region. Any type of destabilizing acts are unwarranted, uncalled for, and we'll continue to call on North Korea to return to the diplomatic table.”
라이더 대변인은 이어 “모든 유형의 불안정 행위는 부적절하고 불필요하다”며 “우리는 북한이 외교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남북통일 노선 폐기를 선언함과 동시에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국가관계로 규정하며 한국에 대해 군사적 위협 언사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14일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19일에는 수중 핵무기 체계인 '해일-5-23'을 시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수중 핵무기 체계를 시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우리는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외교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