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가자지구에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육로 통로를 더 개방하라고 이스라엘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러시아 보안 당국이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위협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올해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가 보안 강화를 위해 외국군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관련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8일, 이스라엘 정부에,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육로 통로를 개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 같은 명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자행하고 있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제소한 데 따른 겁니다.
진행자)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몇 주 안에 가자지구 전체에 기근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유엔은 가자지구에 재앙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주민 약 110만 명이 파멸적 수준의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고,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ICJ는 이날(28일) 만장일치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지체없이 기본적인 식량이 공급되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기근 위험에 직면한 게 아니라, 실제 기근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CJ가 인도적 위기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조처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ICJ는 가자지구에 식량과 물, 연료, 의료품 등 더 많은 구호물자가 전달될 수 있도록 육로 통행 지점과 수용 능력을 더 늘리고, 필요한 기간 개방 상태를 유지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ICJ는 또한 팔레스타인인은 제노사이드 방지와 처벌에 관한 국제 협약에 따라 보호받는다고 강조하고,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ICJ의 명령이 법적 구속력이 있습니까?
기자) 네. 법적 구속력은 있지만 패소한 측이 결정에 불복하고 판결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힘은 없습니다. 이 경우, 다른 측이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수 있는데요. 안보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안보리가 나서서 일정 조처를 취할 수 있습니다. ICJ는 이날(28일) 이스라엘에 명령 이행 방법을 한 달 안에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원조를 방해하고 있는 주장은 전적으로 근거가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자신들은 “UN과 다른 기관들과 함께, 육상, 항공, 해상을 통해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방식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흐름을 가능하게 하고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계속 도모하고 있고, 기존의 계획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ICJ의 명령에 대한 이행 여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스라엘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포함해 법적인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남아공의 ICJ 제소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지금의 가자지구 상황은 전적으로 하마스 책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여전히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29일 새로운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쪽과 가자 남부 칸유니스를 정복했다고 밝히고, “다음에는 라파에 대한 지상 침공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자지구 가장 남쪽에 있는 라파는 원래 거주 주민에 더해 가자 북부에서 피난 온 사람까지 약 150만 명 정도 주민이 몰려 있는데요. 이스라엘은 이곳에 하마스 지도부가 숨어 있다며 지상전 강행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하마스에 여전히 억류돼 있는 인질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가족들에게 “나는 당신들이 겪고 있는 하루하루가 지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납치된 사람들 가운데 120여 명이 가족들의 품에 돌아갔다고 강조하면서 “나는 모두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낼 의무가 있다”며 남은 인질들도 모두 풀려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동맹의 하나인 미국도 이스라엘의 지상전 강행에는 반대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 25일 안보리에 상정된 즉각적인 휴전 촉구 결의안에 기권했는데요. 이에 이스라엘은 당초 예정됐던 대표단의 미국 파견을 취소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기권이 “매우 나빴다”면서, 안보리 표결은 하마스가 계속 강경 노선을 취해도 좋다고 믿도록 장려하는 것이었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 대표단의 미국 방문 일정이 다시 조율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정부의 취소 발표에 앞서 이미 워싱턴에 들어와 있었는데요. 이 기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가자지구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대표단의 방문을 다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백악관은 이스라엘 관리들과 더 많은 회담을 갖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 날짜가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집트가 라파 지상전에 대비해 미국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군요?
기자) 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8일 이집트, 미국,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폴리티코는 이집트 정부가 라파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가자에 있는 수많은 피난민이 이집트로 몰려들 것에 대비해 미국에 국경 강화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집트는 라파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건 관련 소식입니다. 러시아 보안 당국이 사전에 위협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군요?
기자) 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조사 기관 ‘도시에르센터’가 러시아 정보기관 문서를 입수해 공개했는데요. 이 기관은 정보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테러 공격이 발생하기 며칠 전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IS의 위협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키릴로 부나도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도 28일, 러시아가 적어도 2월15일부터 테러 공격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사전에 테러 공격 가능성을 러시아 정보 당국에 알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이달 초, 러시아에 있는 미국민에게 공개 경보를 내리고, 러시아 정부에도 대규모 집회 등을 겨냥한 테러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습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극단주의자들이 콘서트를 포함해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집회를 표적으로 삼을 계획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주목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았고요. 에이드리언 왓슨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 정보 당국과 모스크바 시내 공연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대한 임박한 공격 계획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이런 미국의 경고에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은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경고를 러시아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한 선전 선동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40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나온 대형 참사가 벌어지면서 러시아 정부는 사전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는데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관리들이 IS 조직원들의 소행을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이런 책임론을 피하고 전쟁의 당위성을 이어가기 위한 시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IS는 러시아 모스크바 테러 공격 발생 직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고 나섰는데요.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연계 세력인 IS는 10년 전,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칼리프 국가 수립을 선포한 극단주의 무장세력인데요. 미국 주도 연합군의 공세로 지금은 거의 궤멸된 상태인데요. 하지만 프랑스 파리 테러,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등을 자행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 왔습니다.
진행자)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공격에 관한 최신 소식도 전해 주시죠.
기자)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더 늘었습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 보건부 발표를 인용해, 27일 기준, 사망자는 143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주 초 139명이 사망하고 180여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었습니다. 한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사건에 연루된 핵심 용의자 타지키스탄인 4명을 포함해 11명을 체포했는데요. 얼굴에 심한 멍이 들거나 귀가 잘린 듯한 모습으로 보이는 핵심 용의자 4명은 지난 24일 모스크바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러시아 법원은 이들에게 재판 전, 적어도 5월 22일까지 구금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IS가 새로운 공격 가능성을 천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IS가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의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을 겨냥한 공격을 선동했습니다. IS 대변인 아부 후타이파 알안사리는 28일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메시지에서 “외로운 늑대들이 라마단 기간, 유럽과 미국, 알쿠드스(예루살렘)와 팔레스타인의 유대 국가 중심부 등 모든 곳에서 십자군과 유대인을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로운 늑대’는 특정 테러 조직에 속하지 않고 단독으로 행동하는 이들을 말하고요.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은 지난 3월 11일에 시작돼 4월 10일에 끝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올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데요. 프랑스가 이 기간 보안 강화를 위해 외국 군의 지원을 받게 됐다고요?
기자) 네.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가운데, 프랑스가 보안 강화를 위해 외국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올림픽 기간 파리에 1천500만 명의 많은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안 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는데요.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1월에 46개 국가에 2천185명 증원 요청을 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다만 아직 파견이 확정된 외국 인력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또 내무부와는 별도로 프랑스 국방부에서도 특정 임무를 수행할 소수의 병력을 요청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육군 총참모부 대변인인 피에르 고딜리에르 대령은 탐지견 전문팀과 같은 “매우 구체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소수 병력을 외국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요청과 관련해 프랑스 당국은 뭐라고 설명했습니까?
기자) 내무부는 외국에 지원을 요청한 것은 “관중의 경험”을 위해 올림픽 경기에 있어 수용 능력 문제에 대응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주요 국제행사를 조직하기 위한 개최국의 전형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프랑스는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200명의 경찰관을 보낸 적이 있고요. 또 작년 프랑스가 개최했던 럭비 월드컵 때도 다른 유럽 국가에서 160명을 보낸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28일 폴란드가 공식적으로 프랑스에 군 병력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폴란드의 발표는 티에리 부르카르트 프랑스 국방참모총장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방문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28일 소셜미디어 X에,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폴란드는 탐지견 조련사를 포함한 자국 군인들을 파견할 예정인데요. 주요 목표는 폭발물 탐지와 테러 현상 대응과 관련한 활동을 수행하는 거라고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다만 폴란드 군 대변인은 아직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국가가 지원을 발표했습니까?
기자) 독일도 파리 하계 올림픽을 위해 경찰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 숫자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프랑스도 6월에서 7월, 독일에서 열리는 2024 유로 축구 대회에 군을 파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인파가 많이 몰리는 주요 국제 행사를 앞두고 프랑스가 보안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테러 위험 때문일 텐데요. 얼마 전 프랑스 총리가 테러의 위험을 직접 언급했죠?
기자) 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지난 25일 기자들에게 “테러 위협은 실재하고 강력하다"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의심되는 이들의 음모 두 건이 올해 이미 좌절된 적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지난주 모스크바 외곽 대형 공연장에서 벌어진 무차별 테러 공격으로 140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 이후, 프랑스 당국은 테러 경보 수준을 최고치로 격상했는데요. 프랑스에서는 과거 몇 년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밝혀진 테러 공격이 다수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림픽 보안 강화를 위해 프랑스 자국 병력은 얼마나 배치될 예정인가요?
기자)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매일 최대 4만5천 명의 경찰이 배치될 예정입니다. 또 1만8천 명의 병력이 추가 동원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사설 보안 요원도 최대 2만2천 명이 현장에 배치된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