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사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적인 콜레라 백신 부족 상황을 우려하며 즉각적인 조처를 촉구한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 관련 소식 먼저 보겠습니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새로운 결의안을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0일 밝혔습니다. 중동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20일)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후다스와의 회견에서 그같이 밝히고 새 결의안을 많은 나라가 지지해 주기를 크게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문구가 들어갔는지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새 결의안은 “모든 면에서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필수적인 인도적 구호의 전달을 가능케 하며, 여전히 억류된 인질들의 석방과 함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즉각적이고도 지속적인 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이번 분쟁에서 “즉각적인 휴전”이란 문구가 들어간 결의안을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인질 석방과 함께 크게 고통받고 있는 가자 주민들을 위해 바로 휴전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자위권을 미국이 지지하지만, 동시에 피해를 보고 너무나도 고통받는 민간인들에게 집중하고, 그들을 우선순위로 삼고 보호하며, 인도적 지원을 받게 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우리는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이끌어 왔고, 가능한 한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블링컨 장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휴전을 위한 간접 협상이 진행 중인데, 블링컨 장관이 이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고,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면서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합의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는데, 하지만 협상이 핵심 쟁점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상황은 20일 하마스 측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로 잘 알 수 있습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오사마 함단은 이날(20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측이 자신들 제안에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협상을 방해하고, 어쩌면 막다른 골목으로 끌고 가려고” 꾸물거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하마스 측 제안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핵심은 인질들을 석방하는 대가로 영구 휴전과 전쟁 종식으로 이어지는 “포괄적인 휴전”과 전투가 중단되면 피난 갔던 가자 북부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장하라는 것인데요. 하마스 관리들은 이스라엘 측의 최근 반응이 이런 요구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그런 요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은 군이 이미 평정한 가자 북부 지역에서 하마스가 재조직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 복귀는 ‘넘을 수 없는 선(레드라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자신들은 가자 남부 라파 공격을 포함해 전쟁을 계속하기를 원하고, 이번 분쟁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패퇴할 때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가만히 들어보면 ‘휴전’의 성격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는 ‘영구 휴전’에, 반면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과 구호를 위한 ‘임시 휴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편 하마스 관리인 바셈 나임은 카타르 도하에서 한 회견에서 자신들이 지난 몇 주간의 협상에서 큰 유연성을 보였고, 전투 중단으로 시작하는 단계적 합의를 논의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든 합의가 “지속 가능한 휴전”으로 가는 길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2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이날(20일)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났는데요. 지금은 이집트에 가 있고, 22일에는 이스라엘에 갈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과 EU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와 관련해서 EU 쪽에서 눈길을 끄는 제안이 나왔네요?
기자) 네. EU 집행위원회는 20일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쓰자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이 제안에 따르면 해당 수익의 90%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무기를 구매할 ‘유럽평화기금(EPF)’에 이전하고요. 나머지는 우크라이나 재건에 쓸 예정입니다.
진행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이 현재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서방 국가들이 동결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이 3천300억 달러가 넘는데요. 이 가운데 2천170억 달러 이상이 EU 안에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러시아 자산에서 나올 수익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네. 국제금리에 따라 변동이 있을 텐데요. 로이터통신은 매년 27억 달러에서 33억 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U 안에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은 대부분 벨기에 금융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데요. 벨기에 정부가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에 부과하는 25% 세금도 우크라이나 측에 매년 제공된다고 합니다. 한편 EU 집행위 측은 빠르면 오는 7월에 처음으로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EU 집행위 제안은 러시아 자산 자체를 처분해서 이걸 제공하겠다는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자산을 아예 몰수하거나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서 우크라이나에 주자는 것이 아니라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EU가 동결된 자산의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쓰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우크라이나를 가장 많이 지원했던 미국 쪽에서 제공하는 군사 원조가 현재 의회에서 공화당 반대로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EU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는 탄약이나 포탄 같은 군사 물자가 급속하게 줄어드는 상황이라 EU가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긴급하게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려고 하는 겁니다.
진행자)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기 때문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를 위해 쓰는 것이 정당하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러시아가 그들이 우크라이나에 끼친 막대한 손해를 책임지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지원 금액이 엄청난 규모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있는 규모도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EU가 동결된 자신들 자산에 손을 대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런 행위가 불법이고, 만일 러시아 자산을 몰수하면 서방측 자산에도 동일한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EU 집행위 제안은 명백한 도적 행위이자 절도라고 비난했다고 21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자산 몰수의 불법성을 지적하는데, 서방측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가 있었는데요. 프랑스가 자산 몰수나 처분, 또는 담보 대출이 국제법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국제법 위반 행위로 피해를 본 나라 대신 제3국이 법을 어긴 나라를 겨냥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이른바 ‘대응조치 이론’을 근거로 그런 조처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방문했는데요.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 필수적인 추가 지원안이 언제 의회에서 통과될지 바이든 정부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지원이 이미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의회에서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우리가 해야 하는 대로 자금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오늘 ‘다른 계획(플랜 B)’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콜레라 백신이 부족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 성명을 내고, 전 세계적인 백신 부족으로 콜레라 발병이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즉각적인 조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콜레라는 대표적인 수인성 질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인성 질병은 세균이나 박테리아 등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물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인데요.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등이 대표적인 수인성 질병입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생기는 급성 설사병으로,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몇 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콜레라로 인한 사망자가 많습니까?
기자) 네. WHO는 전 세계적으로 한 해 14만3천 명에 달하는 사람이 콜레라로 인해 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WHO는 특히 최근 몇 년 새 콜레라 발병 사례가 전례 없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WHO에 따르면 현재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수단, 시리아, 짐바브웨 등이 콜레라 발병으로 특히 심각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콜레라 백신이 부족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WHO의 백신 공급에 관한 국제조정그룹(ICG)은 전 세계 콜레라 백신 비축량을 관리하는 조직인데요. ICG는 성명에서, 수요 수준과 이용할 수 있는 백신 물량 간 격차가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ICG는 또한 이러한 백신 부족 사태가 적어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콜레라 백신 생산을 늘리는 게 관건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 증산은 콜레라 확산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입니다. 저렴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신속하게 생산할수록 발병 예방에 도움이 될 텐데요. 현재 한국의 ‘유바이오로직스(EuBiologics)’가 콜레라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인데,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콜레라는 확산하는 데 백신은 부족하니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가운데 ICG는 지난 2022년 백신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궁여지책을 내놨습니다. 원래 콜레라 백신은 2회 투여를 권장하는데 1회로 줄인 겁니다. 하지만 2022년 콜레라 발병 건수는 전년보다 2배 증가한 47만3천 건이 보고됐고요. 2023년에는 약 70만 건으로 더 급증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생산할 수 있는 백신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자) 올해 예상되는 전 세계 백신 생산량은 1천700만~5천만 회 분입니다. 하지만 ICG는 콜레라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여전히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 외에, 콜레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또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기자) 콜레라 확산의 주원인은 깨끗한 물과 비누, 적절한 위생 시설 등의 부족 때문인데요. 이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한 식수 공급과 위생 조치 강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전염성인 만큼 발병을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는 체계 구축과 주민 계몽,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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