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북한 IT 노동자’ 정보 포상금 공고…최대 500만 달러

미국 국무부가 운영하는 테러 정보 신고 포상 프로그램인 ‘정의에 대한 보상(Reward for Justice)’이 15일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 관련 정보 제공에 대한 500만 달러 포상 계획을 밝혔다.

미국 정부가 북한 정보 기술 IT 분야 노동자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경우 최대 500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미국인의 허위 신분을 도용한 북한 국적자 3명과 이들을 도운 미국인 조력자 1명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고 공개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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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북한 IT 노동자’ 정보 포상금 공고…최대 500만 달러

미국 국무부가 운영하는 테러 정보 신고 포상 프로그램인 ‘정의에 대한 보상(Reward for Justice)’이 15일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 관련 정보 제공에 대한 포상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정의에 대한 보상은 이날 발표한 공고문을 통해 “북한을 지원하는 특정 활동에 관여하는 이들의 금융 체계를 붕괴시키는 정보에 대해 최대 500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공고문] “The U.S. Department of State’s Rewards for Justice (RFJ) program, which is administered by the Diplomatic Security Service, is offering a reward of up to $5 million for information that leads to the disruption of financial mechanisms of persons engaged in certain activities that support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Such activities include money laundering that supports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 or any senior official or person acting for or on behalf of that government.”

그러면서 “이러한 활동에는 북한 정부나 북한 정부를 위해 또는 대신해 활동하는 고위 관리나 개인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 세탁이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고문은 미국 정부가 찾고 있는 정보 내용도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공고문] “The Department is seeking information on North Korean information technology (IT) workers using aliases Jiho Han, Chunji Jin, and Haoran Xu, and their manager Zhonghua. These individuals engaged in a scheme that enabled Han, Jin, and Xu to obtain illicit telework employment with U.S. companies using false identities belonging to more than 60 real U.S. persons. The illicit scheme generated at least $6.8 million for the DPRK.”

“재무부는 ‘한지호’, ‘진천지’, ‘슈 하오란’ 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북한 IT 노동자들과 그들을 관리하는 ‘종화’라는 인물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 이들이 60명 이상의 실제 미국인의 허위 신분을 도용해 미국 기업에서 불법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에 관여했고, “이 불법적인 계획을 통해 북한은 최소 68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들 IT 노동자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무기 생산, 연구 개발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북한 군수공업부와 연계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들이 두 곳의 미국 정부 기관에서 비슷한 일자리를 얻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사실도 거론했습니다.

[공고문] “They also attempted -- but failed -- to gain similar employment at two U.S. government agencies. These IT workers are linked to the DPRK’s Munitions Industry Department, which oversees the development of the DPRK’s ballistic missiles, weapons production, and research and development programs.”

국무부 웹사이트 스크린샷

‘정의에 대한 보상’은 또 이들 북한 IT 노동자들의 위장 취업을 도운 미국인 조력자에 대한 정보도 쫓고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미국 국적의 ‘크리스티나 채프먼’이 지난 2020년 10월경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3년 간 한진호 등 3명의 북한 IT 노동자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에서 원격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입니다.

[공고문] “From about October 2020 until October 2023, U.S. national Christina Chapman helped Han, Jin, and Xu obtain work as remote software and applications developers with companies in a range of sectors and industries.”

또한 채프먼은 북한 IT 노동자들이 실제 미국 시민의 유효한 신원을 취득하는 데 도움을 줬으며, 해외에 있는 북한 IT 노동자들이 매일 미국 기업의 IT 네트워크에 원격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기업으로부터 급여를 대리 수령하고 이를 분배해 북한 IT 노동자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지급함으로써 범죄 수익금 세탁을 도왔다는 점도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북한 IT 노동자들과 미국인 조력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 관련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 IT 노동자들의 해외 위장 취업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권을 위한 자금이나 무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또 다른 창구가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제니 전 조지타운대 안보신기술센터(CSET) 연구원. 사진 = CSET.

미국의 사이버 전문가인 제니 전 조지타운대 안보·신기술센터(CSET) 연구원은 최근 VOA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간 동안 많은 기업들이 원격 근무로 전환하며서 북한의 이 같은 위장 취업 작전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녹취: 제니 전 연구원] “Other thing is the fact that during the pandemic a lot of companies switched to remote working probably also helped North Koreans take advantage of the fact that sometimes you can start work and end work at a company without ever coming face to face with people in your team because everyone is remote.”

그러면서 북한 IT 인력의 위장 취업은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등의 대단한 해킹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손쉽게 정보나 자금을 탈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조치와 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들어 북한의 해외 IT 노동자들과 이들의 불법 활동을 겨냥한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7일 한국과 합동으로 러시아와 중국,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북한 국적자 6명과 외국업체 2곳을 신규 대북제재 명단에 추가하고 “해당 조치는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은행의 대리인과 해외에 있는 북한 IT 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법무부도 앞서 지난해 10월 “미주리주 동부지방법원의 명령에 따라 북한 IT 노동자들이 미국 및 외국 기업을 속이고 제재를 회피해 북한 정부의 무기 프로그램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에 사용된 인터넷 웹사이트 주소 17개를 압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국무부와 연방수사국(FBI), 한국 외교부와 경찰청, 국가정보원도 같은 달 ‘공동 공익 발표문(PSA)’ 형태의 합동주의보를 공개하고, 지난해 미국과 한국 정부의 주의보 발표 이후 새롭게 포착된 북한 IT 근로자들의 새로운 취업 수법 등을 지적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주의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