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 유럽연합(EU) 최고위 외교 관리가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 중심부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타이완 입법원이 총통의 권한을 축소하는 의회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유럽연합(EU) 고위 관리가 촉구했군요?
기자) 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28일 EU 국방장관들과의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렐 대표는 “전쟁법에 따르면, 그것은 완전하게 가능하고 모순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 나라들은 대부분 러시아 본토 공격을 승인하는 것을 주저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 전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보렐 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해 확전 위험과 우크라이나의 방어 필요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들의 영토에서 공격해 오는 적에게 복수하거나 그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렐 대표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날(27일)에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보렐 대표와 같은 말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7일 불가리아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처를 재고해 달라고 나토 관리들에게 요청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앞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 나토 회원국들이 이들 무기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들을 공격하는 것을 금지한 조처를 끝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말에 관해서 러시아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에 “나토가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토가 군사적 수사를 이용하고 군사적 황홀경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군인들을 보내는 것도 큰 논란거리인데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우크라이나 쪽에서 눈길을 끄는 말이 나왔군요?
기자) 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프랑스군 교관들이 우크라이나 훈련 센터를 곧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을 화상으로 만난 뒤에 메신저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 훈련을 위해 교관들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려는 프랑스의 계획을 환영하게 돼 기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훈련관 파견에 대해서 프랑스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 국방부가 로이터통신에 성명을 보냈는데요. 성명은 “이미 몇 차례 언급한 대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의 훈련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2월 26일 주최한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 이래 논의됐던 계획들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자국 영토를 공격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토 병력이 우크라이나에 들어오는 것에 관해서도 강력하게 반발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군 파병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국제전의 위험이 있고, 러시아군과 나토군의 직접 충돌이 세계가 3차 세계대전에 한 걸음 더 다가갔음을 뜻한다고 여러 차례 서방측에 경고했습니다. 한편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토가 러시아와의 직접 대결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냐는 이즈베스티야의 질문에 “그들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안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유럽 두 나라와 연이어 안보 협정을 체결했군요?
기자) 네. 27일에 스페인, 28일에는 벨기에와 안보 협정을 맺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두 나라 수도를 각각 방문해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와 안보 협정을 맺으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스페인과 벨기에는 협정에 따라 2024년에 각각 약 10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우크라이나 측에 제공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번 지원과는 별개로 스페인은 이미 레오파드 2 전차 10대를 보냈는데요. 앞으로 패트리엇트 지대공 미사일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벨기에는 이번 협정에 따라 F-16 전투기 30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미 우크라이나와 안보 협정을 체결한 나라들이 있죠?
기자) 네. 앞서 우크라이나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몇몇 나라와 안보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그간 세 나라는 각각 약 200억 달러와 60억 달러, 그리고 약 90억 달러의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라파 중심부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28일 라파 중심부에 진입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 몇몇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전차들이 라파 중심부의 알아우다 사원 근처에서 목격됐다고 전했는데요. 이스라엘군이 라파 중심부로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이 이 보도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스라엘군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군이 라파 지역에서 계속 작전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라파 작전을 중단하라고 이스라엘에 명령했죠? 또 26일에는 이스라엘군이 라파 난민촌을 공격해 적어도 45명이 사망한 탓에 많은 나라가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구애되지 않고 이스라엘이 라파 작전을 계속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자지구 관리들은 난민촌 공격 이후 지금까지 적어도 26명이 라파를 겨냥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가자 보건 당국은 28일 지난해 10월 7일부터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래 숨진 사람의 수가 3만6천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스페인과 노르웨이, 아일랜드가 예정대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적으로 인정했군요?
기자) 네. 노르웨이와 스페인, 아일랜드 순으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인정한다는 발표가 28일 나왔습니다. 에스펜 바르트 아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이날이 노르웨이와 팔레스타인 관계에 있어 “특별한 날”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이어 필라 알레그리아 스페인 정부 대변인은 내각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확인하면서, 이날이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28일에 마지막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한 아일랜드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아일랜드 정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정부는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와 독립 국가로 인정하며 더블린과 라말라 사이에 완전한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라말라에 대사관을 열고, 팔레스타인 주재 아일랜드 대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더블린은 아일랜드의 수도이고요.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곳입니다.
진행자) 세 나라가 28일 팔레스타인 국가를 정식으로 인정한 것에 대해서 이스라엘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나요?
기자) 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28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올린 글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에게 유대인들을 겨냥한 대량학살(제노사이드)과 전쟁 범죄에 관여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카츠 장관은 27일 일련의 예비 징벌 조처 가운데 첫 번째로, 예루살렘 주재 스페인 영사관에 6월 1일부터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이제까지 몇 나라나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했나요?
기자) 네. AFP통신은 28일에 승인한 세 나라까지 해서 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145개 나라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에서는 앞서 스웨덴이 2014년에 EU 회원국 중에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했고요. 이어 불가리아와 키프로스, 체코공화국, 헝가리, 폴란드, 그리고 루마니아가 EU 회원국이 되기 전에 같은 조처를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를 세우는 것을 지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은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으로만 가능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타이완 입법원이 타이완의 향후 국정 방향에 꽤 중요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요?
기자) 네. 타이완 입법원은 다른 나라 의회에 해당하는데요. 타이완 입법원이 28일, 총통의 권한을 축소하고 중국에 우호적인 것으로 보이는 의회개혁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의회개혁법안, 최근 꽤 논란이 됐던 법안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개혁법안은 제1야당인 국민당과 제2야당인 민중당이 주도한 법안인데요. 정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입법원과 의원들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정부 관리들의 의회 모독을 범죄로 규정하고요. 총통이 입법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실행된다면 타이완에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법안은 또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 예산 부문에 있어, 입법원에 더 많은 통제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지금 타이완 입법원은 여소야대 구도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에 타이완 총통 선거와 함께 치른 입법위원 선거에서 민진당과 국민당, 민중당 등 주요 3당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는데요. 하지만 국민당이 52석을 가져가면서 최다 의석을 가진 정당이 됐습니다. 반면 집권 민진당은 51석에 그쳤고요. 민중당은 8석을 차지하며 제2야당이 됐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총통이 취임했는데요. 이런 여소야대 구도 때문에 국정 운영이 만만치 않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에 총통의 권한을 축소하는 이번 의회개혁법안이 한 예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타이완 입법원에서는 이 의회개혁법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 간에 집단 난투극까지 벌어지는 등 벌써부터 쉽지 않은 정책 추진과 국정 운영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민진당과 국민당은 특히 중국에 대한 정책에서 입장 차를 보이고 있죠?
기자) 네. 민진당은 궁극적으로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합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2016년 민진당 출신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후로 중국과 타이완 관계는 바닥까지 내려갔습니다. 새로 취임한 라이칭더 총통도 근본적으로 타이완 독립주의자고요. 전임 총통보다 더 강경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당은 중국과의 통일을 공식적으로 지지합니다.
진행자) 국민당 출신 전 총통이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죠?
기자) 네. 마잉주 전 타이완 총통이 지난해 3월에 이어 올 4월에도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1949년 제2차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에 패한 국민당이 타이완섬으로 건너간 이래, 중국을 방문한 지도자는 전·현직 통틀어 마 전 총통이 처음인데요. 특히 지난 4월 두 번째 방문 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의회개혁법안 통과에 타이완 내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입법원이 의회개혁법안을 가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28일) 밤, 입법원 밖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자들은 ‘중국의 정치적 간섭을 거부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는데요.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일부 시위대와 경찰 간에는 마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입법원이 법안을 가결하면 그대로 법이 되는 겁니까?
기자) 법제화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행정부를 이끄는 행정원장이 법안을 거부할 수도 있고요. 총통에게 전달할 수도 있는데요. 그러면 총통은 10일 안에 법을 공표해야 합니다. 만일 행정원이나 총통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해당 법안은 법률로 제정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