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을 전면 재가동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버스 30여 대가 운행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등 정상 운영되던 당시의 모습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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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가동 중인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의 20일 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개성공단 내 공장 부지와 도로, 공터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특히 버스가 가장 많이 발견됐는데, 대부분 건물 앞 주차장 혹은 공터에 1~2대씩 정차한 형태로 식별됩니다.
버스와 승합차, 트럭 등 차량이 발견된 공장만 25개 에 이릅니다.
차량이 발견되지 않은 공장에서도 기존에 있던 자재가 없어지거나 반대로 특정 물체가 나타나는 등의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이런 공장은 약 10개입니다.
이들 모두 무단으로 가동되고 있는 정황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합니다.
또 도로에선 버스와 트럭이 각각 1대씩 발견되고, 승합차 혹은 소형 트럭으로 추정되는 차량도 2대가 포착됐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지난달을 기준으로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 시설 125곳 중 40여 곳을 무단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개성공단 내 부지에 새로운 건물이 신축되고 있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북한 개성 출입구에서 안쪽, 즉 동쪽으로 약 300m 떨어진 지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텅 빈 공터였지만 현재는 가로 약 50m, 세로 10m 길이의 건물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건물은 아직 천장이 덮이지 않은 미완성 상태입니다. 다만 안쪽 벽이 기다란 형태의 작은 방 12개와 큰 방 혹은 공간 6개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부지 안쪽에도 직사각형 모양의 구조물이 보이는데, 육안으론 이것이 새 건물인지 아니면 컨테이너 등 물체를 쌓아 놓은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VOA가 개성공단 폐쇄 직전의 업체 지도를 위성사진과 비교, 분석한 결과 건물이 신축되고 있는 부지는 한국 회사인 ‘동원F&B’ 소유입니다.
개성공단에 이처럼 새로운 건물, 그것도 한국 회사 부지에 들어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한편 개성공단 버스 차고지의 한쪽 부분이 텅 빈 모습도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과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는 개성공단이 정상 운영되던 시절 북측 근로자 출퇴근 편의 제공을 위해 에어로시티 버스 290여 대를 제공했는데, 현재는 이중 약 160대만 남아 있습니다.
절반에 가까운 버스가 개성공단 내에서 운행 중이거나 개성시내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VOA는 개성공단에서 약 7~10km 떨어진 개성 시내 약 10개 지점에서 한국 측 버스 85대를 발견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통일부 관계자는 VOA에 “버스 무단 사용 등을 포함한 북한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현재 법적 조치를 포함해 북한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앞으로도 관련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돼 왔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으며, 지난 2020년엔 한국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