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러 간 무기거래 등을 규탄하는 공동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중국이 러시아의 결정적인 조력자로 활동하면서 유럽과 대서양 지역의 안보 위협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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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2개 회원국 정상들이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수출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정상들은 10일 북대서양이사회(North Atlantic Council) 정상회의 후 발표한 ‘워싱턴 정상 선언’에서 “북한과 이란은 군수품과 무인항공기(UAV) 등 러시아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세계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정상 선언]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and Iran are fuelling Russia’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by providing direct military support to Russia, such as munitions and uncrewed aerial vehicles (UAVs), which seriously impacts Euro-Atlantic security and undermines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We strongly condemn the DPRK’s exports of artillery shells and ballistic missiles, which are in violation of numerous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note with great concern the deepening ties between the DPRK and Russia.”
이어 “우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북한의 포탄 및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하게 규탄한다”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심화되는 것에도 큰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은 유럽-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깨뜨리고 세계 안보를 심각하게 약화시켰다”며 러시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였습니다.
[워싱턴 정상 선언] “Russia’s full-scale invasion of Ukraine has shattered peace and stability in the Euro-Atlantic area and gravely undermined global security. Russia remains the most significant and direct threat to Allies’ security. Terrorism, in all its forms and manifestations, is the most direct asymmetric threat to the security of our citizens and to international peace and prosperity. The threats we face are global and interconnected.”
또한 “러시아는 여전히 동맹의 안보에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면서 “테러리즘은 형태와 양상을 불문하고 우리 국민들의 안보와 국제 평화와 번영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비대칭적 위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한 위협은 전 지구적이고 서로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상들은 “러시아가 유엔 헌장을 비롯한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인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러시아 군대와 관리들의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 및 기타 국제법 위반에 대해선 어떠한 면죄부도 있을 수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어린이 병원에 대한 러시아의 지난 8일 공습과 함께 벨라루스에 대한 핵 배치 발표를 포함한 러시아의 무책임한 핵 수사와 강압적인 핵 신호도 규탄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규탄도 이번 정상 선언에 담겼습니다.
정상들은 “중국은 이른바 ‘무제한’ 파트너십과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지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결정적인 조력자가 됐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이웃 국가와 유럽-대서양 안보에 가하는 위협을 증대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정상 선언] “The PRC has become a decisive enabler of Russia’s war against Ukraine through its so-called “no limits” partnership and its large-scale support for Russia’s defence industrial base. This increases the threat Russia poses to its neighbours and to Euro-Atlantic security. We call on the PRC, as a permanent member of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with a particular responsibility to uphold the purposes and principles of the UN Charter, to cease all material and political support to Russia’s war effort.”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대한 “모든 물질적, 정치적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밖에 중국이 허위 정보를 포함한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중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또한 중국의 핵무기가 빠르게 확장하고 다변화하고 있다며 “중국이 전략적 위험 감소 논의에 참여하고 투명성을 통해 안정을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과의 협력을 증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습니다.
정상들은 “우리는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들의 지속적인 기여를 환영한다”며 “우리는 지역 간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대화를 강화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사이버 방어, 허위 정보 대응, 기술 분야의 주력 프로젝트를 포함해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프로젝트는 공동의 안보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우리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공개했습니다.
정상들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주권적이고 민주적인 독립 국가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을 확인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러시아의 침략을 물리치고 미래에도 이를 억제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들도록 지원하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확인한다”며 “이를 위해 내년에 최소 400억 유로(미화 433억 달러)를 기본 자금으로 제공하고 우크라이나의 필요, 각국의 예산 절차, 동맹이 우크라이나와 체결한 양자 안보 협정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수준의 안보 지원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군사 장비와 원조, 훈련과 관련된 비용으로 확대된다면서 구체적으로 군사 장비 구매와 현물 지원, 군사 장비 유지와 보수, 우크라이나 국방과 방위 산업에 대한 투자 등을 언급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의 이번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우리가 전쟁을 연장하고 싶어서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능한 한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 “We are not doing this because we want to prolong a war. We are doing this because we want to end the war as soon as possible. The quickest way to end the war is to lose the war, but that would not bring peace. It will only bring occupation. So, unless we want Ukraine to lose, unless we want to bow to Putin, we need to show commitment and resolve.”
이어 “푸틴에게 굴복하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헌신과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날 나토 회원국 32개 나라 정상들은 북대서양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대응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지난 75년 간 회원국들은 나토의 보호막 아래에서 성장하고 번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며 나토의 동부 지역에 배치된 전투 그룹의 수가 두 배로 늘어난 점과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자국 국방비 지출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으로 지출한 나라가 9개국에서 23개국으로 늘어난 점 등을 주요 사례로 꼽았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For 75 years, our nations have grown and prospered behind the NATO shield. Today, we're stronger than we've ever been. Since I took office, we've doubled the number of battle groups in NATO's eastern flank, and the United States has. Finland and Sweden have joined the alliance and the number of allies spending at least 2% on defense has gone from 9 to 23. It has not happened by chance, but by choice.”
그러면서 이 같은 변화는 우연이 아닌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가 방산 산업과 관련해 전시 수준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Today we have to ask ourselves what is next? How can we keep making the shield stronger? One answer must be to strengthen our industrial base. Right now, Russia is on a wartime footing with regard to defense production. They've they're significantly ramping up their production of weapons, munitions and vehicles. And they're doing it with the help of China, North Korea and Iran. We cannot, in my view, we cannot allow the alliance to fall behind.”
특히 “러시아는 무기와 군수품, 차량 생산을 크게 늘리고 있고, 중국과 북한, 이란의 도움을 받는 방식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이 뒤처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나토 정상회의 개막 이틀째인 이날 오전, 나토 정상들은 공식 입장 행사인 ‘도어 스텝’으로 정상회의 둘째 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을 시작으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오전 9시를 전후해 컨벤션센터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자리에서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나토에서 한국의 역할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 “The war in Ukraine demonstrates how our security is interlinked. Because North Korea is actually one of the main providers of military support of ammunition to Russia to enable them to conduct a war aggression against Ukraine in the heart of Europe. And of course, we are deeply concerned about what is Russia giving in return. Putin just met with the North Korean leader. We know that North Korea and Russia are coming closer and closer also signed the defense pact. So, this demonstrates how what happens in in Europe matters for Asia, Korea and what happens in Asia and Korea matters for Europe.”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의 안보가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는 북한이 러시아가 유럽의 심장부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군사적으로 탄약을 지원하는 주요 공급자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는 러시아가 그 대가로 무엇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지적했습니다.
또한 한국이 선진 방위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기술과 사이버, 정보 등 분야에서 나토와 한국이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오전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나토 퍼블릭 포럼의 대담 행사에 참여해 인도태평양 나라들의 이번 회의 참석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안보 도전이 서로 연계돼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And it's a reflection of the fact of exactly what you said that these challenges are linked, that our theaters of work together are linked. And maybe this was crystallized by Ukraine. When Prime Minister Kishida of Japan said that what's happening in Europe today could be happening in East Asia tomorrow. When Russia committed its aggression, its renewed aggression against Ukraine and Japan stood up, South Korea stood up, Australia, New Zealand... This is a reflection of that recognition that these challenges are linked, and when democracy stand together, whether they're in Europe, Asia or elsewhere, we're going to be stronger and more effective.”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감행했을 때 일본과 한국, 호주, 뉴질랜드가 일어섰다”며 “이는 이러한 도전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나토 이외 국가 정상들은 양자 회담 등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나토 파트너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초대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오늘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한 데 이어 캐나다와 네덜란드, 스웨덴, 체코, 핀란드 정상과 각각 만났습니다.
또 이날 오후엔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을 열고 북러 협력 문제와 한일, 미한일 안보 협력 방안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한편 정상들은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주관하는 부부 동반 만찬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들 정상 내외는 백악관 대계단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백악관 내부로 입장했습니다.
같은 시각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각각 각국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을 대상으로 만찬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나토 정상들은 11일 오전에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유럽연합(EU)과 확대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오후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