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도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 외무상을 파견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사급 연설을 예고했는데 올해로 6년째가 될 전망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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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오는 9월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하는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최선희 외무상이 아닌 대사급을 내세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이 최근 공개한 제7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잠정(provisional) 연설 일정에 따르면 북한 순서는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으로 잡혔습니다.
북한은 이날 베냉과 스리랑카, 미얀마에 이어 마지막인 12번째로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유엔 사무국은 북한 순서 바로 옆에 대사급 외교단을 의미하는 ‘CD’라는 문구를 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북한을 대표해 연설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총회는 매년 9월 새 회기 개막 1-2주 뒤 각국의 정상급 인사와 외교장관, 대사 등이 기조연설을 하는 일반토의 행사를 개최합니다. 주제에 구애받지 않는 만큼 각국이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전달되는 자리입니다.
북한은 2014년과 2015년 리수용 외무상을 연설자로 내세웠으며 2016년부터 2018년까진 리용호 외무상을 뉴욕으로 파견했습니다.
2018년 당시 연설에서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지만,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2019년부턴 김성 대사가 연설을 해 왔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대사급 인사를 연설자로 내세우는 건 올해로 6년째입니다.
김성 대사는 지난해 제78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한국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우리 국가의 문전에서 프리덤실드, 쌍용,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 을지프리덤실드와 같은 침략적 성격이 명백한 합동 군사 연습을 연이어 사상 최대 규모로 벌렸습니다."
당시 국무부 대변인은 이 같은 김성 대사의 주장에 대해 “한국, 일본과 함께 오랫동안 실시해 온 양자, 3자 군사훈련은 순전히 방어적인 성격이며, 군사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지역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 대사의 연설이 예고됐지만 북한이 최선희 외무상 혹은 그 외 인사를 연설자로 파견할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닙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연설자를 교체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유엔에 따르면 올해 일반토의에는 194개국이 참여하며, 이중 148개 나라가 정상급 인사를 파견합니다.
그 밖에 6개 나라가 총리(부통령∙DPM)급의 연설을 예고했고, 36개국과 3개국은 각각 장관(M)급과 대사(CD)급의 연설을 유엔에 통보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관례에 따라 첫날인 24일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연설할 예정입니다.
또 정상급 인사 파견을 예고한 한국도 같은 날 오전 10번째로 순서가 잡혔습니다. 2022년과 지난해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3연 연속 유엔총회 연단에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찬가지로 정상급 인사, 즉 총리가 연설자로 나서는 일본은 26일 오후 포르투갈과 모리셔스에 이어 오후 9번째로 연설할 예정입니다.
각각 총리(DPM)와 장관(M)을 연설자로 내세우는 중국과 러시아는 28일 오전에 연설 일정이 잡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