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중 교역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하락한 가운데 북한의 주력 수출품이었던 가발 거래액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의류용 깃털과 침실용 가구 등은 수입액이 증가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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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이 중국으로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가발과 속눈썹 등 인조 모발 제품입니다.
20일 VOA가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 세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은 중국에 약 159t, 총 1천47만 달러어치의 인조 모발 제품을 수출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수출품인 페로실리콘의 수출액이 173만 달러인 점으로 본다면 다른 제품보다 월등히 많은 인조 모발 제품을 중국에 판매한 셈입니다.
하지만 전달에 비해 가발 수출액이 소폭 감소한 점이 주목됩니다.
6월 북한의 대중국 인조 모발 제품 수출액은 1천118만 달러로 7월은 이에 비하면 약 6% 낮아졌습니다.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온 북한의 가발 수출이 주춤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 6개월의 인조 모발 제품 수출액과 비교해도 북한의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북한의 대중국 가발 수출액은 올해 1월 2천279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월과 3월 각각 1천817만 달러와 2천109만 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4월, 수출액이 1천684만 달러로 급감하더니 6월까지 1천118만달러까지 내려 앉았습니다. 이어 지난달엔 올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입니다.
앞서 VOA는 19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분석해 지난달 북중 교역액이 전달에 비해 약 18.8% 감소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는 올해 4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현상인데, 인조 모발 제품에 대한 수출액 감소가 전체 무역액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한의 수입 부문에서도 일부 품목의 거래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북한이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가발 제조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 머리카락, 즉 인모로, 수입액은 957만8천 달러였습니다.
이 역시 6월의 수입액 1천78만 달러보다 낮아진 것입니다. 또 올해 1월의 수입액 2천549만 달러에 비해선 무려 62%나 감소한 것이기도 합니다.
양국의 무역액이 왜 감소했는지, 특히 가발 관련 제품의 수출과 수입액이 어떤 배경에서 줄어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강화로 인해 북한과 중국 관계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북한의 무역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중 하나는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But my feeling is that there are a variety of different dynamics at work that affected China and North Korea trade situation, and one of them is the relationship with Russia that's been growing and whether the Chinese are trying to send any messages through their trade policy to North Korea that they don't get too big for their boots, so to speak.”
그러면서 “중국이 무역 정책을 통해 북한이 너무 거만해지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요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뱁슨 전 고문은 최근 북한에 발생한 수해 피해 등도 양국의 무역 규모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며 한 가지 이상의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북한과 중국의 무역 규모 감소 속에서도 일부 품목은 오히려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약 337만 달러어치의 ‘깃털’ 제품을 수입했습니다. 이는 전달의 86만9천 달러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올해 1월의 수입액 7만9천 달러에 비해선 약 42배 높은 수준입니다.
깃털은 침구류 혹은 겨울용 의류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재료를 들여와 완제품 형태로 중국에 되팔려는 것은 아닌지 주목됩니다.
그 밖에 북한은 지난달 침실용 가구 약 201만 달러어치를 중국에서 수입했는데, 이는 올해 1~6월의 월 평균 수입액 127만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