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군사위원장 “인태지역 핵 재배치 불필요… 효과적 대북 억지력 아냐”

민주당 소속인 잭 리드 미 상원 군사위원장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이 미국 핵무기의 인도태평양 지역 재배치에 대해 비생산적이라며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효과적인 대북 억제책이 아니며 중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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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군사위원장 “인태지역 핵 재배치 불필요… 효과적 대북 억지력 아냐”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장은 9일 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역내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리드 위원장] “No not at all. First of all, one has to recall that when the United States deployed a defensive weapon, the THAAD missile, there was a significant and extremely large reaction by China because they saw that as a threat to China even though these were defensive systems, they imposed economic sanctions on Korea, which were very significant and that was something based on a real tactical need. We need to defend South Korea against missiles, drones, et cetera. To introduce tactical nuclear weapons would probably provoke another major response from the Chinese because they would see it as a provocation.”

리드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괌, 한국, 필리핀 순방을 결산하기 위해 연 이날 전화회견에서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 태세를 점검한 결과 역내 미국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VOA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배치했을 당시 방어용 무기 임에도 중국이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크게 반발하고 한국에 경제 제재를 가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가 비슷한 반발을 불러올 것을 우려했습니다.

리드 위원장은 “사드 배치는 미사일, 드론 등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전술적인 필요에 따른 결정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술 핵무기를 도입하면 다시 한 번 중국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중국이 이를 도발로 간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드 위원장은 또 전술핵 재배치가 “우리가 이 지역과 다른 곳에서 추구하는 목표인 핵 비확산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드 위원장] “Also, it would weaken further the anti-proliferation, the goals that we have in the region and elsewhere. It would not, I think be an effective deterrent to either North Koreans since we have submarine-based systems that could be equally used but would not have the same dramatic effect of being placed on the South Korean peninsula. So for many, many reasons, I think that would be counterproductive.”

아울러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과 같은 극적인 효과는 없지만 (역내에) 이미 잠수함 기반 체계를 가지고 있다”며, 전술핵 재배치가 “북한에 대한 효과적인 억지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전술핵 재배치)는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반도 등 인도태평양 역내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었습니다.

제임스 리시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은 지난달 29일, 바이든 행정부의 새 핵무기 운용 전략과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우리의 동아시아 동맹국들은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빠르게 증강하고 다각화하는 북한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며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태평양 전구에 핵무기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원 군사위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도 지난 5월 ‘대규모 방위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반면 미국 정부는 태평양 전구에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 같은 제안에 대해 ‘핵확산’ 반대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해왔습니다.

국무부는 앞서 지난 5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한반도의 핵 위협을 줄이는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은 핵확산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and the ROK continue to pursue the shared objective of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We believe that the only effective way to reduce nuclear threats on the Peninsula is by curbing the 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아울러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미한일 협력… 역내 강력한 모델”

한편 리드 위원장은 이날 최근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순방 성과를 설명하면서 “미한 동맹의 놀라운 성장과 한일 간 훌륭한 새로운 협력이 역내 다른 관계에 강력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리드 위원장] “The incredible growth of our alliance with South Korea and its admirable new partnership with Japan can serve as a powerful model for other relationships in the region. I give credit to President Yoon and to Prime Minister Kishida. They overcame a long, long history of, on difficult relationships between Japan and South Korea to begin to work together in a very serious and comprehensive way.”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에게 공을 돌린다”며 “이들은 오랜 기간 지속됐던 한일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매우 진지하며 포괄적인 방식으로 협력하기 시작했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일본과 한국이 함께 일할 의향이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역내 문제와 관련해 리드 위원장은 주일미군 합동군사령부 격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본은 역내 미군과 더 참여적인 관계를 맺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괌 방어를 강화하고 필리핀, 아세안, 태평양 도서국을 포함한 다자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이번 순방의 성과였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