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 출입 시설 재건축…인근에 새 건물도 완공

개성공단 출입시설을 촬영한 지난 6월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 출입 시설에 대한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Planet Labs

북한이 개성공단을 재정비하고 단장하는 모습이 연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출입 시설을 다시 만들고 인근 건물을 신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재가동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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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출입 시설 재건축…인근에 새 건물도 완공

북한 개성공단을 촬영한 11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선 개성 시내와 공단의 경계에 놓인 직사각형 형태의 구조물을 볼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개성 출입구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새로운 출입 시설(사각형 안)과 건물(원 안)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물체의 길이는 약 125m. 과거 이 자리에 있던 출입구 길이와 크기가 비슷한 점으로 볼 때, 북한이 새롭게 만든 출입 시설로 추정됩니다.

앞서 VOA는 지난 5월 북한이 이 자리에 있던 기존 출입구를 철거하고 새로운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14일(왼쪽)과 9월 11일(오른쪽) 출입 시설 비교. 사진=Planet Labs

그런데 이날 위성사진에선 이 구조물이 온전한 형태의 출입 시설로 다시 태어난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기존 출입구는 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건물이 붙어 있는 형태였지만, 새로운 시설은 반듯한 직사각형 형태입니다. 다만 새 출입구의 윗부분은 이전과 같은 파란색으로 칠해졌습니다.

출입 시설 인근 다른 지점에서도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이 지점에서 서쪽으로 약 100m 떨어진 곳에는 가로 37m, 세로 22m 길이의 하얀색 건물이 보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포착되기 시작한 이 건물은 최근 몇 개월 사이 크기가 더 커졌습니다. 이는 한창 진행되던 건물 공사가 최근 끝났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건물이 자리한 곳은 엄밀히 따지면 개성공단 밖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출입 시설에서 개성 쪽으로 약 200m 떨어진 지대를 빈 공간으로 유지해 왔습니다. 또 이 공간엔 개성공단을 출입하는 버스가 대기하거나, 자재가 놓인 장면이 종종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 지대에 자리한 해당 건물도 개성공단 운영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VOA는 11일 자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개성공단 내 도로 약 21개 지점에 횡단보도를 새롭게 칠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 개성공단 내 한국 회사 부지에 건설 중이던 신축 건물은 완공된 듯 짙은 회색의 외형을 갖췄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도로 여러 곳에서 횡단보도(원 안)를 새롭게 칠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신축한 건물(사각형 안)은 완공된 모습이다. 사진=Planet Labs

그런데 여기에 더해 개성공단에서 새로운 출입 시설과 또 다른 신축 건물이 확인된 것입니다.

북한이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재정비와 새 단장에 나섰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개성공단에 대한 재가동 조짐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앞서 북한 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13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이번 움직임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일환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해마다 20개 시와 군에 10년간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지방발전 20x10 정책’ 사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김정은이 작년 말과 연초부터 추진해 온 지방발전 정책을 고려할 때 (개성공단 재가동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평양이 아닌 지방에 이처럼 공장이 건설돼 있다는 것은 목표 달성이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 wouldn't be surprised because given the kind of rural development policy that Kim Jong-un's been pushing since the beginning of the year, late last year, this would be an easy one, because they're already the factories are already built in the rural part of the country, you know, outside of Pyongyang. So you could see why it would be rational for them to say let's repurpose and build on what we've already have in hand, rather than having to send the army in to build new factories like they're doing in other places of the country.”

그러면서 “다른 지역처럼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해 군대를 투입하는 것보단 기존의 공장 용도를 변경하고 개선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