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한이 중국 전통주 ‘백주(바이주)’ 수입을 크게 늘렸습니다. 전체적인 교역액 증가세에 맞춰 북중 주요 교역품의 거래량도 일제히 늘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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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8월 한 달, 중국으로부터 100만 달러어치가 넘는 백주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0일 공개한 북중 무역 세부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 백주 수입액은 176만3천 달러입니다.
이는 7월 북한의 수입액 4만7천770달러보다 약 37배 많은 수준입니다. 또 올해 1~7월, 월 평균 백주 수입액 8만 달러보다 168만 달러나 많습니다.
최근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맥주와 증류주, 보드카 등 주류의 수입을 크게 줄였습니다.
실제로 올해 1~7월 북한이 사들인 주류의 총액은 328만5천 달러로, 지난해 동기간 수입액 628만2천 달러의 절반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그런데 올해 8월엔 백주의 수입액이 급증한 것입니다.
백주 외에 다른 주류의 수입액은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북한이 유독 백주 수입만 크게 늘렸다는 의미입니다.
현재로선 북한이 백주 수입을 크게 늘린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채택한 대북 결의 1718호를 통해 북한의 사치품 수입을 금지했으며, 2016년 채택된 2270호와 2321호를 통해선 다시 한 번 대북 사치품 거래 금지 규정을 상기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은 대북제재 규정에 적용되는 사치품 목록을 정리해 발표했는데, 여기엔 위스키와 와인 등 고급 주류가 포함돼 있습니다.
다만 사치품 목록을 작성하지 않고 있는 중국은 주류가 ‘대북 금수품’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 북한의 주요 품목에 대한 대중 수출액은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VOA는 해관총서가 19일 발표한 무역 현황자료를 분석해 북한과 중국의 8월 교역액이 전달에 비해 약 22% 증가했다고 전한 바 있는데, 이에 맞춰 북한의 가발과 손목시계 등 주요 수출량도 늘어난 것입니다.
북한의 최다 수출품인 가발, 속눈썹 등 인조 모발 제품의 8월 대중 수출액은 1천406만6천 달러로 7월의 1천47만 달러보다 약 34% 증가했습니다.
또 북한이 중국에서 들여온 부품으로 제조되는 ‘손목시계의 동력부분(무브먼트)’은 총 173만3천 달러어치가 중국으로 재수출됐습니다.
이는 올해 북한의 손목시계 대중 수출액 중 가장 많은 액수이기도 합니다.
북한의 대중 수입품 목록에서도 여러 품목의 수입액 증가가 눈에 띕니다.
특히 북한의 가발 수출 원료인 사람 머리카락, 즉 인모는 8월 북한의 최다 수입품으로 액수는 1천359만 달러였습니다.
이는 전달인 7월의 957만 달러에 비해 약 402만 달러 높아진 것입니다. 또 7월엔 올해 처음으로 수입액이 1천만 달러가 무너졌지만, 8월엔 이를 다시 회복했습니다.
또 7월 수입액이 66만6천 달러였던 중국산 쌀은 61% 늘어난 107만7천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북한 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19일 VOA에 “지난달 교역 증가가 새로운 추세를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한 달만의 일시적인 현상인지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몇 달 간의 무역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n the post-COVID era, even though sanctions are still legally in place, I think it would represent a fact that China is like Russia, basically not totally ignoring the sanctions, but relaxing the implementation of them.”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제재는 여전히 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이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제재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더라도 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