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해 지역에 또다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복구가 한창인 지대에 또 물이 들어찬 것인데 자연재해에 대한 북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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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를 촬영한 지난 18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선 평소보다 수위가 높은 압록강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5~17일 이 일대에 내린 비로 인해 압록강 물이 불어난 것입니다.
이로 인해 강과 맞닿은 수풀 지대에는 물이 가득하고, 압록강 위 몇몇 섬은 아예 물에 잠겼습니다.
지난 7월 말 홍수로 인해 복구가 한창인 지대도 이번 비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불과 한 달 반 전에 큰 물난리를 겪은 곳이지만 강과 가까운 지대가 물에 잠겼습니다.
특히 의주군의 한 지대는 얼마 전 복구가 시작됐는데, 18일 자 위성사진에는 복구 인력이 머무는 천막 바로 앞까지 물이 들어찬 모습입니다. 물이 있는 곳과 압록강 사이에는 숲과 길이 있지만, 강물이 이곳까지 넘친 것입니다.
다른 복구 지역도 강물이 범람하면서 길 곳곳이 물에 잠겼고, 바로 옆 논밭도 평소와 달리 물이 가득합니다.
또 북한은 지난 홍수로 유실된 다리 바로 옆에 의주와 신의주 지역을 연결하는 2개의 다리를 건설했지만, 18일 위성사진에선 이들 상판이 일부 물에 잠긴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어 엿새 뒤인 24일엔 이들 다리 중 1개가 끊어진 장면이 위성사진에 찍혔습니다. 북한이 2차 홍수로 망가진 다리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에선 지난 7월 말 내린 집중 호우로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와 자강도, 양강도 등지에 홍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물이 다 빠진 8월 중순부터 대규모 인력을 배치해 주택 단지를 허무는 등 본격적인 복구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홍수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다행히 약 나흘 뒤인 22일 자 위성사진에선 모든 물이 다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홍수가 짧은 기간 내 두 번이나 발생하면서 북한의 수해 예방 능력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북한의 사회기반 시설이 자연재해에 취약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지난달 VOA에 “수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방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북한에서는 수십 년 동안 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There’s been a huge deficit in investment in DPRK's infrastructure they would need to be able to strengthen the resilience of every community through a number of solutions such as small constructions, along the canals, building banks, etc. But, unfortunately that hasn’t been done for decades.”
이어 “하수 시설이 오래돼 배수가 잘되지 않는 것도 해마다 집중호우에 대한 취약성을 높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영상분석센터장도 최근 VOA에 지난 7월 남북한의 강수량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수해 규모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정 센터장] “올해 이 폭우는 남쪽에서부터 위로 올라갔고 또 (한국도) 폭우 피해가 있었지만 북한만큼 심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원인이 북한 산림이 황폐해서인데 그래서 북한이 올해 마지막 해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산림복구 전투를 했습니다. 산림은 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문제가 뭐냐 하면 산림이 늘고는 있는데 주로 평양 위주로, 또 대도시 위주로만 산림이 늘고 있는 거죠.”
정 센터장은 이처럼 고르지 못한 북한의 산림 복구 정책을 지적하며 “여전히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 산림이 늘더라도 충분히 자라지 못해서 홍수 저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