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자금세탁방지기구에서 옵서버 지위를 박탈당했습니다. 한국, 미국, 중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42개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는데, 중국은 제재와 압박이 갈등을 심화시키고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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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지역 자금세탁방지기구, APG가 지난 24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26차 총회에서 북한의 옵서버 지위를 만장일치로 박탈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30일 밝혔습니다.
APG는 자금세탁 방지, 테러자금 조달 금지, 확산금융 대응을 위한 국제 기준 이행을 촉진하고, 이행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1997년 설립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아태지역 기구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 42개국이 회원국입니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따라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확산 금융에 대응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2014년 APG 옵서버 지위를 우선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옵서버에 요구되는 이행 필요사항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이번에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옵서버에 요구되는 이행 필요사항은 APG 대표단의 북한 방문 수용, APG 보고서 작성에 대한 협조, APG 활동 참여와 기여 등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 APG 총회는 북한이 다음 해까지 APG에 대한 아무런 관여가 없을 경우 차기 총회에서 북한의 옵서버 지위가 논의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어 올해 총회에서 지난 6년간 북한의 관여가 없었음을 확인함에 따라, 북한의 옵서버 지위 박탈을 별도의 토론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APG 운영 규정에 따르면 5년 이상 옵서버 활동이 없을 경우, 해당 지위에 대한 검토와 박탈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APG 사무국은 지난해 총회 이후 북한에 옵서버 지위 관련 상황을 통보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 등을 통해 북한과의 접촉 등을 시도했지만, 올해 9월까지 북한 측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는 것이 모든 당사국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면서 “제재와 압박은 갈등을 심화시키고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란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류 대변인은 “중국도 북한의 지위 박탈 결정에 동의했느냐”는 VOA의 질의에는 즉답을 피한 채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원칙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은 일관돼 왔다”고 답했습니다.
[류 대변인] “I am not aware of the specific situation. But, as a matter of principle, China's basic position on the Korean Peninsula issue has been consistent. We believe that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on the Peninsula and promoting a political solution are in the interests of all parties. Sanctions and pressure will only intensify conflicts and escalate tensions. China is committed to safeguarding peace and stability on the Peninsula and supports the relevant parties in improving relations through dialogue.”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당사국들을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