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 내각 하에서 일본과 한국의 협력은 더욱 확대되고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점증하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이 필수라는 겁니다. 다만 11월 미국 대선 결과는 미한일 3국 협력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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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학 동아시아학 교수는 2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 내각 하에서 한일 관계가 더욱 심화∙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스나이더 교수는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몇 년간 구축된 (한일 간의) 관계 개선과 협력 관계를 지지해 왔고, 그것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그는 일본에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시바 총리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일 간의 전시와 식민지 문제의 유산을 다룰 필요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지지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교수] “And he has, I think relatively moderate and supportive of the need to deal with the legacy of wartime and colonial issues between Japan and Korea in the light of the increasing threats from North Korea and China.”
역사 문제 벗어난 협력 강화
제프리 호넝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시바 내각 하에서의 한일 관계는 “기시다 내각 때처럼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한일 간 민감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등 다른 일본 내 보수적 우익 인사들처럼 역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녹취: 호넝 선임연구원] “I think that because Prime Minister Ishiba has never talked about the history issue in ways that some of the other, maybe more conservatives to the right of him have. He doesn't talk about Yasukuni, he doesn't bring up any of those historical issues. And so I honestly think that you're going to see the relationship evolving in a way similar to what we saw under Kishida.”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이시바 총리가 현재 일본이 추진 중인 한국과의 관계 개선과 양자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을 포함한 3국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이날 VOA의 관련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 상당한 경험을 가진 이시바 총리는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양국의 안보를 강화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는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 “As someone with considerable experience in the defense and security areas, Prime Minister Ishiba understands well that working closely with Seoul to strengthen ties will enhance the security of both countries. I am convinced he will take all necessary steps to do so.”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한일은 정보 공유, 연합 훈련과 계획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미국과 협력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을 포함한 광범위한 위협과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도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시바 내각 하에서 한일 관계가 기시다 전 내각 때처럼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기시다 내각에서 한일 관계는 크게 발전했다”면서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 팀으로 협력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장관을 역임한 이시바 총리는 국방 안보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북한과 중국의 점증하는 핵을 비롯한 군사력 확대 위협을 잘 알고 있으며 이는 한일 관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 would think it would evolve as it did under Kishida. I mean it's improved greatly. Kishida and President Yoon Suk-yeol are with the President Joe Biden have come together as a team. So I would think it with Ishiba, especially with Ishiba. I mean this man was the Minister of the Minister of Defense.”
점증하는 북중 군사적 위협, 한일 협력 심화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또 “한일 간 정보 공유가 필수”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정보뿐 아니라 새로운 미사일과 핵 역량 개발과 관련한 정보, 북러 간 협력에 대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고토 시호코 윌슨센터 인도태평양 국장은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시바 총리의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구상을 거론하며 “미국은 일본에 중요한 파트너이고, 미일 안보 동맹은 일본 안보 전략의 핵심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역내 방위에 있어 더 큰 다자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시바 총리가 강조하는 것은 미일한 3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이는 윤석열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미한일 3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도 일치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시바 내각에서 (미일한) 3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고토 국장] “It is important to move forward with the trilateral US Japan Korea relations. I think that's very important. This is in alignment with what the Yoon administration talks about. So when you look at the Yoon administration's own Indo Pacific strategy, it focuses very much on the importance of the Japan, Korea, US trilateral relations. So I am hopeful that with Ishiba the efforts that have been made to further the trilateral relations will continue.”
호넝 선임연구원은 한일 양국이 구체적으로 협력을 심화할 수 있는 분야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뿐 아니라 ‘해양 영역 인식(MDA)’ 정보를 꼽았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자국 주변 해역에서 획득한 정보를 공유한다면 역내에서의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녹취: 호넝 선임연구원] “If they shared more information for instance on maritime domain awareness for instance with South Korea is seeing in the waters around the peninsula what Japan is seeing in the waters around Japan and they share that with one another. I think they would have a better idea about what kind of activities China and Russia are having in the region.”
스나이더 교수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야 할 영역이 정말 많다”며 “분명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양국의 공동 위협이며, 미사일 방어와 같은 안보 체계에서 이미 많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협력이 다른 군사 협력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교수] “I think there's really a lot of realms in which Japan and South Korea should be closely consulting with each other. Obviously the question of North Korea and the threat that's posed by the North Korean missile and nuclear program is a shared threat between the two countries and there's already a lot of steps towards coordination, at least of security systems including things like missile defense.”
한일 협력 걸림돌은 여전
그러나 한일 관계 증진엔 과거사 문제 등 여전히 걸림돌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한일 간에는 식민 지배와 위안부 문제, (강제노동에 대한) 배상 문제 등이 항상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항상 이슈가 되고 있고, 한일 정부가 계속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일본에는 최근 자민당 당내 투표에서 봤듯 한국과의 관계를 신임 총리처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우익 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한국의 진보와 좌파는 일본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일 관계에서 이룩한 진전을 뒤집으려는 시도는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 “Obstacles to closer cooperation exist in both Japan and the ROK. In Japan, as we saw from the recent LDP intra-party vote, there remain right-wing elements who do not regard relations with the ROK in the same way as Japan's new prime minister. In Korea, progressives and the left hold considerable antipathy towards Japan.”
호넝 선임연구원은 한일 양국 정치권에서 과거사 문제를 정치 이슈화할 경우 양국 관계 발전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분명 역사 문제는 존재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이시바 총리가 역사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지 않더라도 자민당 내 보수 진영에서 이를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도 마찬가지인데 진보 진영 정치인들이 보수 진영보다 역사문제를 더 이슈화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역사 문제를 정치 이슈화할 경우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호넝 선임연구원] “Obviously the history issue I mean we have to be honest the issue of history is still there.
It's not resolved. Even though you have politicians for instance, like Ishiba who don't really push the history issues like maybe some of his other colleagues in the LDP, there are potentials for more conservative side within the LDP that could push that that could maybe make things difficult.”
미한일 3국 협력∙∙∙미 대선이 변수
고토 국장은 “미한일 3국 관계는 세 나라가 협력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의 3국 협력에 대한 지지가 한국 전체에서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며 “또 미국 대선과 향후 미국의 3국 협력에 대한 관여도 큰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본에선 이시바 내각이 들어서면서 3국 협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일본의 3국 협력에 대한 의지는 계속해서 확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고토 국장] “We also have the big wild card about the United States and US elections and future US engagement on the trilateral front. But when it comes to Japan, that uncertainty has disappeared under Ishiba, Japan's commitment to trilateralism will continue to be strong.”
호넝 선임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바이든 행정부와 유사한 3국 협력이 지속되는 것을 보게 되겠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3국 협력의 미래는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략적으로는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이 한국, 일본 등 동맹과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스스로 중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여기거나 미국이 워낙 강력해서 일본이나 한국 등 동맹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판단할 경우 굳이 3국 협력을 추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호넝 선임연구원] “I think most of us think from a strategic perspective sure having US allies like Japan and South Korea assist and cooperate in that is very beneficial.
I think the problem is there's two problems. One is if the Trump administration thinks that it can do it by itself, if maybe they can get a good deal or if they think that well, the US is so powerful, they don't need the allies to help them, then you know, I could envision a situation where Washington may not look for trilateralism.”
또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거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어떤 형태의 협력을 요구할 때 한국이나 일본이 협력에 소극적이라면 미국이 굳이 3국 협력의 길을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