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현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말 동안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이스라엘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활동을 허용하는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몰도바 대선 결선투표에서 친유럽 성향 후보인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이 승리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해군이 첫 합동 훈련에 돌입했는데요. 이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미국 대선 소식입니다. 이제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주말 숨 가쁜 일정을 보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후보는 2일과 3일,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 경합주를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두 사람은 막판 유세에서도 특히 상대방을 겨냥한 날 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가 주말에 어떤 일정을 보냈는지 정리해 보죠.
기자) 네. 먼저 해리스 후보는 토요일인 2일,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깜짝 등장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이 방송에서 자신으로 분장한 코미디언 마야 루돌프 씨와 함께 나와 방청객들의 웃음을 끌어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2일)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세를 마치고 미시간주로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중에 잠깐 뉴욕에 내려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방 당국 쪽에서 해리스 후보 방송 출연이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은 3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해리스 후보 출연이 FCC의 ‘동등 시간(Equal Time)’ 규정을 회피하려는 “명확하고도 노골적인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카 위원이 언급한 규정은 서로 경쟁하는 후보들이 같은 방송 시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비판을 제기한 카 위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후보는 방송에 출연하고 이튿날(3일) 미시간주에서 유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흑인 교회에서 연설하고, 이스트 랜싱에서 유세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이제 새로운 장을 펼칠 기회가 왔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후보 말을 들어보죠.
“And make no mistake, we will win. And we have an opportunity in this election to finally turn the page on a decade of politics driven by fear and division. We are done with that and we are exhausted with it.”
기자) 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이긴다”는 겁니다. 해리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공포와 분열이 득세한 10년 정치의 장을 넘길 기회를 마침내 얻었다”며 “이제 그걸 그만할 것이고, 우리는 지쳤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주말에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지에서 유세했는데, 유세 연설에서 눈길을 끄는 말이 나왔군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자신이 백악관을 떠나지 말아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 말을 들어보죠.
“But we had the best border. The safest border. I won't pull down my world's favorite chart - I don't want to waste a lot of your time, but my world's favorite chart done by the Border Patrol, it said we had the safest border in the history of our country the day that I left. I shouldn't have left.”
기자) 네. 자신이 백악관에서 떠날 때 미국 역사에서 가장 안전한 국경이 있었다면서, 그때 떠나지 말아야 했다는 것입니다. 또 트럼프 후보는 연단을 둘러싼 방탄유리 너머에 “가짜뉴스”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를 잡으려면 누군가 쏜 총알이 가짜뉴스를 관통해야 하고, 난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트럼프 후보가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는 몇몇 언론 매체를 겨냥한 말입니다. 이를 두고 언론인들이 총에 맞아야 한다는 뜻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 캠프 측은 발언이 잘못 해석된다면서 언론인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그들의 안녕을 위한 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선거를 하루 앞두고 이번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에서 두 사람 지지율이 궁금한데,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 조사 결과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학이 함께 마지막으로 조사해서 공개한 결과입니다. 경합주 7곳 가운데 4곳에서 해리스 후보 우세, 2곳은 동률, 그리고 나머지 1곳에서 트럼프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리스 후보가 앞선 곳은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조지아주입니다. 또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에서는 동률이고, 애리조나에서만 4%P 차로 트럼프 후보가 앞섰습니다. 해리스 후보가 4곳에서 앞섰지만, 이들 지역 지지율이 모두 오차 범위 안에 있어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다른 매체 조사 결과도 뉴욕타임스 조사와 비슷합니까?
기자) 아닙니다. 반대로 트럼프 후보가 앞서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ABC 방송 조사로는 오히려 트럼프 후보가 5곳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경합주 결과도 어떻게 된다고 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진행자) 전국 지지율은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네. 뉴욕타임스 조사로는 전국 지지율이 해리스 후보 49%, 그리고 트럼프 후보가 48%입니다. 이렇게 전국 지지율 차이도 1%P이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도 전체 선거 결과를 예단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가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어떤 일정을 소화하나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미시간주에서 마지막으로 유세합니다. 해리스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습니다. 그는 앨런타운과 피츠버그,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 유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어서 중동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의회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활동을 크게 제한하는 법을 최근에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여기서 더 나아가서 UNRWA 관련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4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카츠 장관 지시에 따라 UNRWA와 이스라엘 사이 협정을 파기한다고 유엔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카츠 장관 말을 인용해 “UNRWA는 직원들이 10월 7일 학살에 참여하고, 많은 사람이 하마스 대원인 기관으로 가자지구 문제의 일부이며 해결책의 일부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1천 2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UNRWA 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내 구호 작업에서 중심 역할을 했는데, 이렇게 되면 구호 활동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준수하며 이스라엘 시민들 안전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가자지구에 인도적 구호가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여타 국제기구들 활동이 확대될 것이며 UNRWA와의 관계를 끊고, 대안을 강화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UNRWA가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상당히 오래 구호 활동을 했죠?
기자) 네. 1948년에 이스라엘이 건국되고 팔레스타인 분쟁이 시작되자 이듬해(1949년) UNRWA가 세워졌습니다. UNRWA는 1950년 5월에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기관은 당시 이스라엘과 아랍 나라들 전쟁으로 난민 신세가 된 약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돕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진행자) 앞서 유엔은 이스라엘 의회가 UNRWA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 2건을 통과시키자 심각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나단 파울러 UNRWA 대변인은 AFP통신에 “해당 법안을 시행하면 UNRWA의 중심 활동인 가자지구 내 국제 구호 활동이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두 법이 “교육과 보건, 위생 등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서 UNRWA가 제공하는 필수 서비스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엔 유럽으로 갑니다. 몰도바에서 대선 최종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3일 치러진 몰도바 대선 결선 투표에서 친유럽 성향인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몰도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산두 대통령이 득표율 55%를 넘기며 득표율 약 45%를 얻은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몰도바 대선이 친유럽과 친러시아 진영의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적인 관심이 쏠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몰도바는 현재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몰도바는 구소련 국가이기도 한데요. 산두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한편 러시아의 간섭을 물리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요. 반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은 친러시아 정당의 지지를 받은 인물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EU 가입도 추진하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진행자) 산두 대통령이 뭐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습니까?
기자) 산두 대통령은 이번 투표는 국민들이 기다려온 변화에 대한 응답으로 이해한다며 “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포함한 모든 목소리를 들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라고 승리 연설에서 말했습니다. 산두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친러시아 성향의 몰도바공화국사회당은 성명을 내고 “마이아 산두 대통령은 불법적인 대통령으로, 해외의 후원자와 지지자들에 의해서만 인정받는다”고 비판하며 산두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의 정통성과 대선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몰도바 선거가 결선투표까지 치러진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산두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치러진 1차 대선 투표에서 약 42%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과반 득표에는 못 미치면서 1차 투표에서 약 26%를 지지를 받은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과 결선투표에서 맞붙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혹이 제기된 거죠?
기자) 친러시아 세력이 산두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라며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몰도바 경찰은 또 러시아 내 몰도바인이 해외에서 투표하도록 러시아 당국이 지원한 의혹 등에 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몰도바 당국은 1차 투표도 러시아의 개입 때문에 공정하게 치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연임에 성공한 산두 대통령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경제가 가장 큰 과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몰도바는 인구 약 300만 명의 가난한 농업 국가인데요. 지난 2020년 산두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많은 난민이 몰도바로 유입되면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진행자) 최근 유럽에서 친러시아와 친서방 세력 간의 대립으로 보인 선거가 또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말 치러진 조지아 총선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조지아 선거에서는 반대로 친러시아 성향의 현 집권 여당이 친서방 야당 연합을 누르고 과반 득표에 성공했습니다. 야당과 선거 감시단체들은 선거 과정에서 러시아가 개입하는 등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는데요. 하지만 재개표 결과 집권 여당의 승리가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몰도바 선거 결과에 대한 국제 사회 반응 살펴볼까요?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성명을 내고 산두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축하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수개월 동안 러시아는 몰도바의 민주 제도와 선거 과정을 훼손하려고 했지만, 러시아는 실패했다”며 “몰도바 국민은 자신들의 미래를 선택할 민주적 권리를 행사했고, 유럽과 전 세계 민주주의와 일치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EU 집행위원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표 매수 계략과 허위 정보 유포 등 전례 없는 간섭에도 불구하고 몰도바 당국이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해군이 합동 훈련에 돌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해군이 4일 첫 합동 해군 군사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5일간 수라바야 해군 기지와 인근 자바해 두 곳에서 2단계에 걸쳐 진행됩니다.
진행자) 이전에 러시아와 인도네시아가 군사 훈련을 함께 한 적이 없습니까?
기자)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일원으로서 지난 2021년 러시아와 합동 훈련을 실시한 적 있지만, 인도네시아 단독으로 훈련을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달 공식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나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 등 강대국들의 경쟁 구도에서 한쪽 편을 들지 않는, 중립적인 외교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이번 훈련은 인도네시아가 러시아와 국방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합동 해군 훈련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지난주 인도네시아 해군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훈련을 위해 코르벳급 전함 3척과 중형 유조선 1척, 군용 헬리콥터 1척, 예인선 1척을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 방송은 3일 훈련을 앞두고 러시아 선박들이 군악대의 환영 속에 입항하는 모습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은 이번 훈련의 목적이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인도네시아 해군 측은 양국 해군의 관계를 강화하고자 첫 합동 훈련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또 러시아 측 대표의 말을 인용해 해당 훈련은 두 해군의 지식을 교환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동 훈련이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주요 강대국들과 동맹을 강화해 외교 정책에 변화를 모색하려는 신호로 보고 있는데요.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방장관으로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우리는 러시아를 훌륭한 친구로 생각하며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강화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군사 분야 말고요. 양국의 교역 규모는 어떤가요?
기자) 인도네시아는 러시아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근 몇 년간 주요 무기 수입이 중단됐습니다. 지난 2019 년 국방장관직에 오른 프라보워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위협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합의한 11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전투기 계약은 유지해 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